본문 : 마가복음 9장 28-29절
오늘은 두 번째 전교인 기도회로 모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모임을 허락하신 것은 우리를 향한 큰 은혜라고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만큼 우리 교회의 기도를 회복시켜 주시기를 원하시고, 또 기도를 듣고 응답해 주시기를 원하시기 때문에게 우리에게 이런 복된 시간을 허락해 주신 것이 분명합니다. 이 기도회를 통해서 우리 개인의 기도와 또 우리 교회의 기도가 확실하게 회복되고 능력있는 기도가 되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다른 교회도 그렇지만 우리 교회는 기도해야할 일들이 참 많습니다. 아직 연약하고 부족한 것도 많고 더 든든하게 세워져야 할 것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부족하고 연약한 것은 결코 그것 자체로 좋은 것이 아닙니다만, 신앙적으로 보면 이것도 참 유익하게 선용할 수 있습니다. 다 갖추어져 있고 부족한 것이 없다고 여겨지면 사람은 항상 자기가 가진 것으로만 움직이려고 들게 되어 있습니다. 부자고 건강하고 잘 나가는 사람들, 고민할 것 걱정할 것 없는 사람들 중에서 정말 간절하게 하나님을 찾고 또 믿는 사람이 드문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개인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자교회들은 치열하게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습니다. 재정적으로도 인적인 면에서도 충분한 자원을 이미 가지고 있으니 그저 가져다 쓰면 그 뿐이지 간절하게 매달릴 필요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너무 많고 너무 넉넉한 것, 정말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게 만들 정도로 충분한 것은 주의하지 않으면 영적으로는 오히려 해가 됩니다.
그러나 부족함은 하나님을 찾는 이유가 됩니다. 연약함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이유가 됩니다. 그래서 부족함과 연약함은 우리가 그것을 하나님과 연결시켜 생각할 수 있을 때는 오히려 유익하고 좋은 기회가 됩니다. 우리의 믿음을 키우고 그 믿음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교회는 어쩌면 지금 아주 좋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믿음으로 기도하며 하나님께 의지하는 일만 게을리하지 않으면 말입니다.
아침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요근래 들어 우리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아프게 만드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성도들 중에, 그리고 성도의 가족 중에서 큰 질병을 얻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그러시겠지만 너무 갑자기 많아져서 목회자로서 많이 당황스럽고 마음이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우리 삶에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게 되면 거기에 대해서 “왜?”라고 묻게 됩니다. 이번에 우리 성도들과 가족들에 대한 좋지 않은 소식이 겹쳐서 들려오는 것을 들으면서 제 마음 속에는 같은 질문이 저절로 생겨났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우리 교회에 이런 힘든 일들을 한꺼번에 허락하실까?”하고 말입니다.
물론 우리가 하나님께서 개인의 삶에, 그리고 교회에 이런 일들을 허락하시는 그 모든 이유를 완전하게 알 수 있는 길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런 일들을 허락하시는 것은 우리를 좌절시키거나 침울하게 만드시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분명하고, 또 무언가 선하신 뜻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특별히 정태자 권사님 소식을 들었을 때, 제 마음 속에는 ‘기도’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그 다음에는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기도 외에는 이러한 종류가 나갈 수가 없느니라’라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기도하라는 것, 우리가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일들이 일어나게된 이유의 전부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경험으로 볼 때, 하나님은 특히 어려운 일을 주실 때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움직이는 분이 아니시니까요. 그렇지만, 기도하라는 것이 이 일 속에 담겨져 있는 하나님의 뜻들 중에 하나라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 모든 일들을 너 자신의 일로 여기면서 나를 믿고 기도해라”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그 모든 일들을 위해서 내 일처럼 여기고 내 가족의 일처럼 여기면서 믿음으로 간절하게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그 악한 것들이라도 선하게 사용하실 것입니다.
제자들은 이미 예수님의 이름으로 귀신들을 내어좇고 병자를 고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러는 중에 예수님께서 계시지 않는 상태에서 제자들에게 한 남자가 귀신들린 아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제자들은 보무도 당당하게 귀신을 향해서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것쯤이야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귀신은 요지부동이었고 그것 때문에 제자들과 구경꾼들 사이에는 설왕설래 말싸움이 오고 갔고 아마도 제자들은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예수님께서 도착하셨고 예수님께서는 그 아이를 아주 간단하게 고쳐주셨습니다.
이것은 어찌보면 제자들에게는 아주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이미 한 적이 있었던 일을 이번에는 전혀 해내지 못했으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돌아가고 난 후,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이냐고 예수님께 물었습니다. 예수님의 대답은 너무나 간단했습니다. “기도 외에는 이런 종류가 나갈 수 없느니라” “기도 외에는 이런 종류가 나갈 수 없느니라”
제자들이 이 귀신을 내어쫓는 일을 간단하게 생각했던 것은 그 이전에 둘씩 짝지어 전도실습을 나갈 때 이미 예수님의 이름으로 귀신들을 내어쫓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똑같이 했던 것이죠. 그런데, 제자들은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 때 주님은 나중에 성령충만하게 되면 제자들이 어떻게 일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시기 위해서 예수님의 권능을 그들에게 손의 지팡이처럼 직접 가지고 가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때는 기도하지 않아도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가 않았고 그래서 기도를 해야했는데 기도하는대신 직접 그 귀신을 내어쫓으려고 했고 그래서 실패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기도하지 않고서 직접 자기 힘으로 어떻게 해 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실패했고 부끄러움과 좌절을 경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남자의 아들에게 도움을 줄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아닌 사람들에게 능력이란 항상 하나님을 의지하고 예수님을 의지해서만, 그 분들이 허락해 주실 때만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도는 바로 그런 허락을 구하는 행동이고 또 하나님에게는 어떤 일, 어떤 상황이든지 바로 잡아 주시고 해결해 주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믿고 고백하는 행동입니다. 그러니까 기도란 나는 할 수 없으니 하나님께서 해 주십시오. 나는 부족하니 하나님께서 채워주십시오. 나는 연약하니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야만 합니다라고 말씀드리는 믿음과 의지의 행동이 되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몰랐던 것이 바로 이것이고 그래서 그들은 자기 힘으로 어떻게 해 보려다가 실패하고 낭패를 당했던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 하나님으로 인한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겸손하게 무능하고 궁핍한 자가 되어서 하나님의 능력과 공급해 주심을 신뢰하면서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들은 하나님의 허가가 없이는 우리 힘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까요.
또 한 가지 우리는 예수님께서 ‘이런 종류’라고 말씀하셨던 것에 주의를 기울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런 종류’라고 하셨던 이유는 그 때 제자들이 대면했던 귀신은 일반적인 종류의 귀신이 아니라 특별한 종류의 귀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주님은 다른 종류도 그렇지만 이런 종류의 악령은 특별히 기도가 아니고는 나가게 할 수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이 세상에는 우리 힘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도 있습니다. 이미 주신 재능이나 능력, 지혜와 지식을 사용해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종류의 일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종류의 일들은 사람이 전혀 손댈 수 없는 영역에 속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영혼과 관계된 일들입니다. 믿음을 가지거나 영혼을 구원하거나 영혼을 변화시키거나 하는 일들 말입니다. 이런 일들은 사람이 전혀 손을 대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만이 영혼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둘째는 인간의 생명과 직접 관계된 일들입니다. 사람의 능력이 대단한 것같지만 생명에 관한 한 인간에게는 결정적인 능력도 권한도 없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그저 하늘의 뜻에 맡길 수 밖에 없으니까요. 이 세상에 의학으로 고칠 수 있는 질병은 10퍼센트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나머지 질병들은 의학은 그저 치료를 도와줄 수 있을 뿐이고 결국에는 환자가 이겨내야만 하는 것들이 되는 셈입니다. 심지어는 감기도 불치병이라고 하는데 그러니 감기조차도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면 죽음에 이르는 병이 되는 셈입니다.
영혼의 문제도, 생명의 문제도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으니 실은 인간은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영역에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성도들과 성도들의 가족들의 질병소식은 우리에게 그런 일들입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으니 기도로, 주님께 맡겨서 해결해야만 하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일들 말입니다.
주님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가 기도하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아픔을 주시고, 또 우리가 우리 힘으로 아무 것도 도와줄 수 없는 일들을 허락하신 이유는 우리에게 믿음과 사랑을 가지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하면서 기도하라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기도 외에는 이런 종류가 나갈 수 없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제자들의 실패의 이유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지만 굉장히 놀라운 약속이기도 합니다. 기도 외에는 안된다는 말씀은 곧 참된 기도를 통하면 된다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드리고 하나님께 맡기면 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우리가 사랑하는 성도들과 가족들을 위해서 이 말씀을 붙들고 간절히 부르짖으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나눠드린 환우들의 명단을 내놓고 정말 내 일처럼 또 내 가족의 일처럼, 또 우리의 무능력함과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고백하면서 고쳐주시고 회복시켜 달라고, 그렇게 해 주실 것을 믿는다고 기도하겠습니다. 이런 종류는 기도 밖에는 나갈 수 없다고 하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환우들을 위해서 한 번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