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일 : 2016년 8월 9일 화요일
사람들은 항상 남과 나를 비교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사실 내가 남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누구나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람들끼리 비교하면 이 사람이 저 사람보다 낫고 저 사람이 이 사람보다 못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면에서 그런 비교와 평가가 가능하겠지요. 그렇지만 사실 이런 비교는 당장의 만족을 줄 수는 있겠지만 결국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영적으로 보면 사람들을 굉장히 위험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첫째, 결국 모든 사람들의 인생을 평가하는 것은 사람들이나 자기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이시고 둘째, 이런 비교에 빠져 있으면 사람들 앞에서의 나의 모습만 보게 될 뿐, 나를 하나님 앞에 세우는 일에 실패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계시던 당시에 아주 큰 사건이 두 개 있었습니다. 하나는 빌라도가 어떤 갈릴리 사람들을 죽여서 그 피를 제물에 섞은 사건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실로암에 있는 큰 망대가 무너져서 열 여덟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런 일을 당한 사람들을 안스러워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람들은 그런 일을 당했고, 나는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았으니 그 사람들보다는 내가 하나님 앞에서 더 의롭기 때문이라고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렇습니다. 큰 불행을 당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동정하면서도 곧 바로 그 사람이 그렇게 큰 불행을 당한 것은 그 사람에게 그럴만한 잘못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대답해 주셨습니다. 아니라는 겁니다. 누가 더 의롭고 누가 덜 의롭고 한 것 때문에 그런 차이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 대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너희도 자신의 죄를 회개하지 않으면 결국 그렇게 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지요. 그러면서 열매맺지 못하는 나무의 비유를 말씀해 주셨는데, 이 비유는 이런 뜻이었습니다. 지금 너희에게 아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너희가 더 의롭고 더 선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계속해서 회개하고 좋은 열매를 맺을 기회를 주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주님의 이 말씀은 하나님을 믿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교훈이 됩니다. 우리도 그 당시 사람들처럼 자기 의에 빠지기를 너무나 잘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보기에 어떤 사람이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복’을 받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 사람이 신앙생활을 잘 해서 저렇게 복을 받았다”고 말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네.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선 우리가 사람을 보는 눈은 정확하지가 않습니다. 우리는 겉 모습만 볼 뿐이지 그 사람 안에 담겨 있는 신앙의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꼭 신앙이 좋은 사람이 현실적인 복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두 가지가 서로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정말 예수 잘 믿어서 복 받는 사람도 있지만, 예수 잘 믿어서 핍박과 고난을 당하고 큰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사실 신앙생활 잘 하면 현실적으로도 복을 받는다는 사고 방식은 영적으로 정말 위험합니다. 그것은 거의 100퍼센트 자기 의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런 분들을 정말 많이 보았습니다. 신앙생활 열심히 하다가 복을 받습니다. 그러면 그 다음에는 교만해 집니다. 목이 뻣뻣해 집니다. 내가 잘 믿어서 복을 받았으니 자랑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니 자랑스러워 하는 것입니다.
과연 이 세상에 하나님을 잘 믿어서 복을 받을만큼 그만큼 하나님을 잘 믿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원래부터 믿음이란 자격이나 조건이 될 수 없지만, 믿음을 자격으로 만들만큼 온전한 믿음을 가지는 일은 애초부터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우리는 모든 것을 은혜로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내가 괜찮은 것이 내가 그래도 복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 내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뭔가 특별하게 잘 하는 것이 있거나 하나님을 잘 믿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하나님께서 나를 선대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주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가끔씩 들려오는 불행한 소식들은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 동안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면서 하나님 앞에서 돌이켜야 할 것은 돌이키고 버릴 것은 버릴 수 있는 기회,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좋은 열매를 맺는 일을 새롭게 시작하게 해 주는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모두가 다 가는 넓은 길을 떠나 다시 좁은 길로 돌아가게 해 주는 귀한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은혜의 선물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항상 이 사실을 기억하면서 자기 의에 빠지지 않고 더욱 더 겸손하고 낮은 자리, 그렇기 때문에 진실로 복된 자리로 돌아가는 우리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