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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교회 설교/설교듣기

2012년 새벽설교. 나 여호와가 너의 집을 세우리라


대상1701to15.d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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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역대상 17장 1-15절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해 주고 싶은 것이 그렇게 많아집니다. 해주고 또 해주어도 부족하고 또 부족하며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부족한 것 하나가 발견되면, 이것만 해 주면 다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해 주지만 막상 그것을 채워주고 나면 그 이전에는 눈에 보이지 않던 또 다른 부족한 것들이 또 눈에 들어오게 되고, 그래서 그것도 채워주지만 그래도 여전히 충분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다윗의 마음도 이와 꼭같았습니다. 다윗은 예루살렘에 입성한 이후에 항상 하나님의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모셔들이려고 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생겨난 소원이었습니다. 그래서 기회를 보아서 그 일을 실행에 옮겼지만 그 마음이 너무 앞서고 지나친 나머지 일을 그르치게 되고, 굉장한 어려움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석 달만에야 다윗은 하나님의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모셔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 일이 얼마나 기뻤던지 바울은 백성들 앞에서 왕으로서의 채통도 다 잊어버린 채로 바지가 줄줄 흘러내리는데도 덩실덩실 춤을 추었습니다. 이제 다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저 법궤만 예루살렘으로 모셔들이면 다 될 줄 알고 있었는데, 언약궤를 모셔들인 바울은 또 다시 마음의 가책을 느꼈습니다. 자신은 백향목으로 지은 화려한 궁궐에서 편하게 살고 있는데 하나님의 언약궤는 장소만옮겨졌을 뿐, 여전히 낡고 오래된 성막, 휘장 뒤에 놓여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을 위해 성전을 지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중요한 일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고민을 하던 다윗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단을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나단, 나는 백향목 궁궐에서 사는데 하나님의 언약궤는 여전히 낡은 장막 속에 있소.” 나단은 그렇게 말하는 다윗의 심중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합니다. “하나님께서 왕과 함께 하시는데 망설일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하시고 싶은대로 하십시오. 그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나단은 바윗이 하나님을 위해서 성전을 세우려는 것에서 아무런 문제도, 잘못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생각을 하는 다윗의 마음이 너무 기특했을 것입니다. 다윗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성전을 짓겠다는데 하나님께서 그것보다 더 기뻐하실 일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단은 다윗의 계획에 대해 선지자로서 흔쾌히 재가를 해 주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일과 관련하여 다윗도 나단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바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때, 저지르기 쉬운 실수이기도 합니다. 너무 사랑을 주는 사람의 마음과 생각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 사랑을 받을 사람을 생각하지 못해서 생겨나는 실수말입니다. 고린도 전서 13장 5절은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사랑은 무례히 행치 아니하고...’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사랑이 참된 것이 되기 위해서는 주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이 우선적으로 배려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할 때도 하나님을 향해서 그런 사려깊은 태도가 필요합니다. 나는 무엇이든 하고 싶습니다. 너무 너무 해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해 주면 굉장히 좋아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합니다. 그런데, 받는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부담스럽고 싫어하며 자기 취향에 맞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주는 사람은 굉장한 사랑이지만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사랑이 아닙니다. 무례함입니다. 물론 주는 사람의 마음은 헤아리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하지 않는 것이 원하는 것으로 바뀔 수는 없습니다. 무례함이 사랑으로 바뀔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열정적인 사랑을 가지고 있는 성도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그저 자신의 열정과 진심만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입니다. 물론 그 마음이야 귀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흔히 쓰는 말로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진심일수록, 그리고 그 열정이 뜨거울수록 더 많이,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것을 진심으로 원하시며, 또 내가 선택한  이런 방식을 기뻐하실지 말입니다. 이것이 때로는 굉장히 까다롭고 귀챦은 과정이 될 수도 있지만 이 과정을 거쳐야 우리의 진심과 열정이 하나님을 향한 무례함이 되는 안타까운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완벽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최선을 다해서 그렇게 해 보려고 노력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윗의 마음은 진심이었습니다. 나단도 그 진심을 기뻐했습니다. 하나님을 위해서 성전을 짓는 일은 누가 뭐래도 좋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을 위해서 언약궤를 가져다 놓기 위한 성전을 지어주는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물론 다윗의 마음을 모르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다윗의 뜨거움과 진심은 충분히 헤아리셨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그 진심을 문제삼지는 않으십니다. 그러나 성전은 짓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진심을 헤아리신다고 하나님이 원치 않으시는 것을 하는 무례와 불순종을 행하도록 내버려 두실 수는 없으셨기 때문입니다. 다윗의 경우,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나님의 뜻을 정확하게 밝히시고 거부하셨지만 항상 이렇게 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경우 하나님께서는 그 일을 모두 우리에게 맡겨놓으십니다. 우리가 우리의 진심을 가지고 하나님의 뜻을 잘 헤아려 보고, 그렇게 헤아려진 것을 신중하게 행하기를 바라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그 분이 원하는 것을 그 분이 원하시는 방식으로 해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은 참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그런 사랑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신앙에 대한 아주 중요한 내용을 하나 더 알려줍니다. 다윗이 하나님의 집을 세우겠다고 했을 때, 하나님께서 그 답으로 들려주신 말씀의 내용을 가만히 살펴보면 거기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을 요약하면 이렇게 됩니다. “네가 내 집을 세울 것이 아니라 내가 네 집을 세울 것이다” 이것이 성전건축을 만류하시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의 요점이고 또 거듭 반복하신 내용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을 좋아하십니다. 그런 우리의 마음을 기뻐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더 좋아하시고 더 기뻐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세워주시는 것입니다. 그 분이 우리의 모든 것이 되시고, 그 분이 우리 삶의 구석 구석을 책임지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그런 분으로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가장 기뻐하십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위해서 이런 저런 일을 하고, 이런 저런 업적을 남기고 싶어하지만 정작 하나님께서 참으로 원하시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그 약속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것, 그래서 하나님으로 하여금 우리를 위하시고, 우리를 위해서 일하시며, 우리의 모든 것이 되도록 해 드리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하나님께 진짜로 드려야 하고 또 드릴 수 있는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내 삶의 모든 것이 되시도록 그 자리를 내어드리는 일, 그리고 그렇게 하시도록 믿고 기다리는 일 말입니다. 이 일을 통해서만 하나님은 진실로 우리의 하나님이 되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삶 속에서 참된 의미에서 하나님으로 대접받고 또 우리의 하나님으로 일하실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을 마음을 다해 사랑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그러한 마음을 기뻐하십니다. 그런 마음으로 헌신하는 것 또한 기뻐하십니다. 때로는 우리들에게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요구하고 명령하시기도 하십니다. 그러나, 그 모든 일들은 도구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서 무언가를 할 때도, 바로 그 일을 통해서 오히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일하시게 해 드려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하나님을 위해서 무언가를 행하는 그 순간에도 여전히 하나님께서 나의 삶을 세워주셔야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며, 그 사실을 신뢰하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실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며 또한 그 분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것입니다. 

항상 하나님을 사랑하시되 그 사랑이 무례함이 되지 않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사랑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그런 참되고 온전한 사랑이 되게 하시기 바랍니다. 또 내가 하나님을 위해서 무언가를 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언제나 하나님의 세워주심과 지켜주심에 의지하여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렇게 해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언약에 의지하여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일 속에서 가장 기뻐하실 것이고, 우리는 그 분의 은혜 가운데 든든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날마다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또 그 기쁨으로 충만한 그런 삶을 살아가시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