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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2.10.23. 새벽예배 - 내니 두려워 말라(요한복음 37)


요0616to21 - 내니 두려워 말라.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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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요한복음 6장 16-21절



    물고기 두 마리와 떡 다섯 덩이로 오천 명을 먹이시는 예수님의 능력을 보면서, 사람들은 예수님을 자신들이 기다리던 모세와 같은 선지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수님을 자신들의 왕으로 삼아서 그 능력을 이용해서 물질적인 어려움도 해결하고 또 나아가서는 이스라엘을 독립시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사람들의 심중을 아시고 홀연히 산으로 올라가셨습니다. 


    물질적인 곤경을 해결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라의 독립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의 해결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오신 것은 그런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예수님께 맡기신 영혼을 한 영혼도 빼놓지 않고 다 구원하는 일 때문에 오셨습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계실 때 주님은 항상 사람들의 곤경을 돌보아 주셨습니다. 아픈 사람들을 고쳐주고, 배고픈 사람들을 먹이고,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건져주고…… 그렇지만,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예수님께 투영해서 그것을 이루어 보려고 했을 때는 주님은 항상 그런 요구들을 거절하셨습니다. 그것이 주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가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오셨던 것은 일차적으로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주시려는 것이 아니었고 사람들의 욕심을 이루어 주시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우리가 주님을 생각하고 그 분께 무언가를 원할 때,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예수님 자신을 바라보셨던 그 눈으로 우리도 예수님을 바라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예수님을 문제가 생기면 해결해 주는 해결사쯤으로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물론 주님은 그런 문제들도 능히 해결하실 수 있고, 또 그런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차적인 것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예수님은 우리 영혼의 구원자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영혼을 만족케 해 주시고 우리를 하늘나라로 인도하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항상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 믿음의 균형을 잃고 치우쳐 버리게 됩니다. 단지 나의 행복을 위해서, 현실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내 신앙생활은 영적인 관심이 아니라 현실적인 관심으로만 가득차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우리의 기도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나의 기도 중에서 몇 퍼센트나 하나님 나라와 교회, 그리고 나의 참된 영적 성장과 변화를 위한 기도들인지 말입니다. 기도는 정직합니다. 기도하는 것을 보면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의 관심사를 알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현실적인 이유로 주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예수를 잘못 아는 사람들이고 잘못 믿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러한 유대인들의 오해를 피해서 산으로 올라가신 것입니다. 나의 신앙이, 나의 기도가 잘못된 신앙과 기도가 된다면, 내가 열심히 믿고 기도해도 주님은 우리를 피하실지도 모를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떠나시자 제자들만 남았습니다. 날이 저물자 제자들은 갈릴리 호수를 건너 건너편으로 가기 위해서 배를 탔습니다. 호수 위는 이미 캄캄했습니다. 그런데, 중간쯤 가자 바람과 함께 높은 파도가 쳤습니다. 제자들은 간신히 파선만을 면하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캄캄한 바다에서 작은 배를 타고 가다가 풍랑을 만났습니다. 이 사람들을 누가 도울 수 있겠습니까? 아마 제자들이 이런 곤경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 파도치는 바다 위를 걸어서 제자들에게로 오셨습니다. 그리고는 그들을 인도하여 가려던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이 캄캄한 밤에 바다 위에 떠 있는 한 척의 작은 배와 같은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안전하지만, 지금은 괜챦지만 상황이 언제 바뀔지 모릅니다. 언제 어떤 위험과 위협이 우리 인생이라는 작은 배를 둘러 엎으려고 달려들지 모릅니다. 또 막상 어려움이 닥치면 아무도 도울 수 없는 그런 인생 말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배만 띄우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제자들처럼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생각해 봅니다. 이러 저러한 계획을 세웁니다. 이렇게 저렇게 하면 내가 원하는 대로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계획과 능력을 믿습니다. 그러나 어떻습니까? 지금 아무리 안전하고 잘 나가고 있다고 해도, 정말 중요한 변수, 결정적인 요소는 하나님께서 쥐고 계십니다. 모든 것이 잘 되어가는 듯 여겨져도 예기치 못했던 구석이 삐걱거릴 수 있습니다. 갑자기 건강이 악화될 수도 있고, 자녀들이 속을 썩일 수도 있습니다. 하나가 막혀서 전체가 올 스톱될 수도 있습니다. 제자들이 호수 한 가운데서 풍랑을 만났던 것처럼 우리도 예측하지 못했던 곳에서 인생의 곤경을 맞이할 수도 있는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인생에 대해서 겸손해야 합니다. 겸손해야 한다는 것은 쉽게 절망하지도 말아야 하고, 교만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자기 인생을 자기가 산다고 생각하며 살기 때문에 교만합니다. 기세등등하게 살아갑니다. 그런 확신과 태도가 옳은 것이건 착각이건 간에 그렇게 살아갑니다. 아니면, 자기가 처한 상황이나 자신의 부족함을 보며 아주 풀이 죽고 기가 죽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성도 여러분, 저와 여러분은 주님을 믿습니다. 주님을 믿는다는 것은 내 인생의 주관자가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그 분이 내 인생의 줄기를 붙들고 계신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자기 인생에 대해서 과신할 수가 없습니다. 또 섣부르게 절망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고, 아무리 평안하다 하더라도, 지금 내 능력이 아무리 탁월하더라도 그걸 믿고 자만하지 않습니다. 또 지금 상태가 별 볼일 없고, 능력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눈에 보이는 것에만 얽매여 자포자기 하지 않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하나님의 내 인생의 주님되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모든 변수는 우리의 손이 아니라 그 분의 손에 있기 때문입니다. 

배를 탄 제자들 중에는 배 위에서 잔뼈가 굵은 베드로나 안드레 같은 어부도 있었습니다. 그들도 자신을 믿고 다른 제자들도 그들을 믿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떻습니까? 그러한 그들의 능력, 그들의 경험도 거센 바람과 파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다른 제자들은 물론이고 자신의 목숨을 보장하기에 조차 충분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확신으로 출발했지만, 이내 공포와 절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성도 여러분, 이것이 우리의 실존입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자기 자신을 완벽하게 책임지지 못합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들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저와 여러분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제자들을 찾아오신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그들의 능력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그 때에 주님께서 그들을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그 일에 개입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내 인생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의 결정적인 일들은 내 손에서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그 일이 쉽든 어렵든 중요하고 결정적인 일일수록 하나님께서 개입하도록 내 삶을 내드려야 합니다. 단지 그 일이 힘들기 때문이 아니라 내 인생이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생임을 알기에 그렇게 해야 합니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찾아오셔서 “내니 두려워말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은 제자들은 기뻐서 주님을 영접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태도가 되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실 때에 그 분께서 우리의 인생에 개입하시도록,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시도록 내 삶을 주님께 의탁해야 합니다. 제자들처럼 곤경에 처했을 때뿐만 아니라 평안할 때, 잘 나갈 때도 주님께 의뢰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평상시에는 내 마음대로 내 힘을 의지하며 살다가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 닥쳤을 때만 주님을 찾게 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인정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인생이 쉽든지, 어렵든지 언제나 주님을 의지하는 사람들이 될 때, 참으로 주님을 주님으로 인정하는 신실한 신앙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래야 주님께서 언제나 책임져 주시는 인생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오시자 배는 곧 저희의 가려던 땅에 도착하였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시는 성도의 인생이란 이렇습니다. 가야할 곳에 꼭 도착합니다. 주님과 동행하면 우리의 목적지, 반드시 가야할 곳에 도달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므로, 주님과 함께 하는 성도의 인생에서 실패란 없습니다. 어려움과 곤경, 환란은 있을지 몰라도 실패란 없습니다. 주님을 인생의 배에 모시고, 그 분께 우리 인생의 키를 맡기고 주님의 인도를 받는 한 우리는 그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우리가 가려던 땅, 곧 본향에 도착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인생의 모든 여정은 바로 그 곳으로 가기 위한 과정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분께 내 삶의 주도권을 맡기기만 하면 그 분은 나를 반드시 푸른 초장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 선한 목자가 되어주실 것을 신뢰하시기를 바랍니다. 주님을 주님으로 대접하며, 나에게 주어진 인생 앞에 겸손함으로 말미암아 참으로 주님께서 붙드시고 인도해 주시는 든든한 삶을 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