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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2.12.20. 새벽예배 - 주 안에서와 그 힘의 능력으로(대강절 열일곱번째 날)

엡0610to20 - 주 안에서와 그 힘의 능력으로.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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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에베소서 6장 10-20절 


그리스 신화를 보면 아킬레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킬레스는 테티스라는 신이 아직 아기일 때, 그의 발목을 잡고 저승의 강 스틱스에 몸을 담궈 주어서 불사의 몸을 갖게된 전사인데, 그 때 테티스 잡았던 발목 부분이 강물에 담가지지 않아서 거기만 약점이 되었는데, 결국 계략에 빠져 그 발목 부분에 화살을 맞고 죽게 됩니다. 우리 발복 뒷부분을 아킬레스건이라고 하는데, 그 때부터 어떤 사람의 약점을 ‘아킬레스건’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다른 곳이 강해도 너무 약한 곳이 한 군데라도 있으면, 결국 그 곳 때문에 무너져 내릴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곳이 다 엄청나게 강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골고루 챙기는 것이 더 현명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아킬래스 건이 없도록 노력해야하겠죠. 영적인 싸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고, 제 경험으로 보면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사탄이 우리의 약점을 얼마나 기가 막히게 아는지 항상 약한 부분을 파고들며 공격해 오는데, 거기가 한 번 공격당하면 다른 곳까지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기가 쉽습니다. 우리는 아무튼 끝까지 견디어야 하고 마지막까지 지면 안되는 싸움을 싸우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인생이 끝날 때까지 그 싸움을 계속해야 하고, 교회적으로는 주님 오시는 날까지 그 싸움을 내려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영혼에서, 그리고 우리 신앙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 어느 곳인지를 잘 파악하고 그곳을 잘 챙기면서 신앙생활 해야 합니다. 그래야 끝까지 견디고 또 이길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사도 에베소서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그러니까 사도 바울이 에베소 교회에 편지를 보내면서 마지막으로 권면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자주 편지를 쓸 수가 없었던 당시로서, 또 항상 이리 저리 옮겨다니고 변하는 상황 속에 살았던 바울이 이 부분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그렇게 기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영적인 전투를 벌여야 할 군사인 우리들에게 필요한 전신갑주, 그러니까 완전무장에 대한 내용이 중심이지만 실은 더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10절입니다. 바울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전신무장의 도구들을 이야기하기 전에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주 안에서와 그 힘의 능력으로 강건하여지고...” 


아무리 좋은 무기와 방어구들이 있어도 그것을 사용할 사람이 훈련이 되어 있지 않고 또 그것을 사용할만한 힘이 부족하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10절은 그런 점에서 우리가 그런 훈련을 할 연병장이 무엇인지, 우리는 어디서 훈련되고 또 강해질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아주 중요한 구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뒤에 나오는 하나님의 전신갑주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런 무기들을 착용하고 또 사용해야할 사람의 영혼의 강건함에 대한 것이니까요. 


우선 우리가 분명히 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에게는 영적인 전투가 있습니까? 그리고 그 전투를 해야만 합니까? 또 그 전투에서 이겨야만 합니까? 모두 말할 필요가 없는 일들이죠. 그렇다면 이런 상황 속에 있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영적인 강건함입니다. 우리는 영적인 근력과 지구력 모두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것을 길러가야 합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강건하지 않으면 이 싸움은 싸워보지 조차 못하고 패배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그 영적인 강건함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주 안에서와 그 힘의 능력으로 강건하여지고...” 


우리는 지금 교회마다 이런 저런 훈련이 행해지고 있고, 또 그 훈련과정만 마치면 좋은 신앙을 가지게 되고, 또 훌륭한 신앙인이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시대의 문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훈련들은 우리 믿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유익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훈련 자체가 신앙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또 우리를 좋은 신앙인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도움은 될 수 있어도 책임을 질 수는 없습니다. 


오늘 사도 바울은 오늘 본문을 통해 우리가 영적인 강건함을 기르려면, 그래서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가 되어 주님이 맡기신 전쟁을 끝까지 싸워내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려줍니다. “주 안에서와 그 힘의 능력으로...” 바로 이 짧은 구절을 통해서 입니다. 우리가 영적인 강건함을 기르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주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주 안에서’라는 말은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라는 뜻입니다. 우리의 영혼을 진실로 강하게 만드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훈련이나 혹은 노력들이 아닙니다. 성도의 영혼을 강하게 하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싸우는 영적인 싸움의 가장 중요한 승패는 바로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 안에 머무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의 은혜 안에 머물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은 바로 계속해서 은혜에 의지해서 사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그 다음에 이렇게 말한 것입니다. “그 힘의 능력으로...” 나의 힘이 아닙니다. 나의 능력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힘과 그 힘의 능력으로 강건하여 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 힘도 내 능력도 아닌 것으로 나를 강하게 하려면 그 힘에 의지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신앙의 신비입니다. 일상사 속에서는 남에게 의지하면 약자입니다. 의지하면 의지할수록 더 약해지고 힘이 없어집니다. 그러나, 신앙 안에서는 하나님을 의지하면 의지할수록, 내 힘이 아니라 그 분의 힘을, 내 능력이 아니라 그 분의 능력을 의지하면 의지할수록 강해집니다. 내 속사람이 강해지고 영혼이 강해집니다. 영적인 근력과 지구력이 생겨납니다. 그래서 더 인내할 수 있게 되고, 더 잘 싸울 수 있게 됩니다. 싸워서 이길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받아야 하고 또 스스로 해 나가야 할 가장 중요한 영적인 훈련은 바로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는 훈련, 내 힘과 내 능력이 아니라 우리 주님의 힘과 능력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훈련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의 승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훈련 과정인 동시에 또 싸워야할 전쟁의 실체이기도 합니다. 구약 성경은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해서 그것을 너무나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구약 성경은 ‘전쟁은 우리 자신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는 사실을 거듭 거듭 알려줍니다. 우리의 싸움이란 우리가 직접 싸우는 싸움이 아니라 얼마나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느냐에 대한 싸움이라는 것을 이스라엘의 모든 전쟁사를 통해서 알려주고 또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들이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였을 때는 백전백승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유리해 보이는 싸움도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싸우려고 들었을 때는 패배의 쓴 잔을 마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구약의 이스라엘은 오늘날로 하면 교회를 말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역사의 모든 교훈은 오늘날의 교회들에게 주는 값진 유산입니다. 교회가 그리고 성도가 이기는 방법은 바로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것입니다. 싸움의 조건이나 유불리가 아니라 하나님을 보는 것입니다. 에베소서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전쟁의 비결, 그 전쟁에서 승리하는 비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를 진정으로 강하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고, 그 은혜의 능력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싸움을 싸우는 내내 하나님의 은혜 안에 머물며, 그 은혜의 능력에 의지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합니다. 그런 기본적인 태도가 있을 때, 그 뒤에 나오는 하나님의 전신갑주도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앞에서 아킬레스 건에 대한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이 아킬레스 건, 그러니까 우리 신앙의 약점은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보호받아야 할 한 부분 부분이 될 수도 있지만, 더 위험한 그 약점이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지 않는 우리의 태도가 될 때입니다. 그 은혜의 능력 안에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강하여 지려고 하고, 그 힘으로 싸우려고 들 때입니다. 그것이 우리 신앙의 아킬레스건이 된다며, 다른 싸움은 몰라도 영적인 싸움에서는 백전백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 주님 다시 오시는 그 날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장되신 우리 주님의 앞서가신 길을 뒤따르며 말입니다. 우리 주님도 이 땅에 계셨을 때는 철저히 하나님을 의지했습니다. 기도하고 또 기도했으며, 또 하나님을 향한 믿음으로 모든 어려움과 고통들을 버티실 수 있으셨습니다. 그게 그 분이 싸우셨던 방법이고 또 승리하셨던 방법입니다. 우리 대장께서 그렇게 하셨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 또한 승리하는 편에 서서, 주님과 함께 승리의 개가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항상 은혜 안에 머무시고, 그 은혜의 능력을 의지해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끝까지 싸울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이기는 싸움을 싸울 수 있을 것입니다. 항상 하나님을 견고하게 신뢰하심으로써 마지막 날 주님과 함께 승리의 개가를 부르는 영광을 누리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