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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3.06.24.새벽예배 - 둘째 날과 세째 날(창세기 5)


창0106to13- 둘째 날과 세째 날(창5).pdf


20130624D (#1).mp3.zip




      문 : 창세기 1장 6-13절


    첫째 날에는 빛을 만드셨습니다. 그러나 이 빛은 우주 공간만을 가득 채운 빛이었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저는 이 빛이야 말로 하나님께서 자신의 어떠함을 보여주기 위한 가장 좋은 피조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우선되는 것, 모든 생명의 원천, 어둠을 몰아내는 유일한 것, 나아가서 세상과 세상에 있는 것들을 그 어둠으로부터 건져주고 확실하고 명확한 곳으로 인도하는 역할,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그렇게 온 세상을 가득 채우는 밝음과 따뜻함... 하나님이 이 세상과 세상에 대해서 이런 역할을 하신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는 빛보다 더 좋은 것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안에 거한다는 것은 우리가 이러한 빛 가운데 거한다는 뜻입니다. 이 모든 것과 함께 한다는 것이며, 이 모든 은총을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을 하나 하나 따라다녀야 하고 또 그런다고 해도 이런 은총들을 찾지도 붙들 수도 없지만, 우리는 마치 빛이 우리에게 비춰져서 밝음과 따뜻함 가운데로 인도하듯이 빛되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셔서 빛을 몰랐던 우리를 비춰 주시고는 하나님의 모든 은총을 우리는 한꺼번에 얻게 하셨습니다. 이것이 가장 처음 혼돈과 공허밖에 없는 이 세상에 빛을 만드셨던 빛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총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가까이 하고 그 하나님 안에 거할 때 이 모든 복을 얻게 됩니다. 


    둘째 날에는 위에 있는 물, 그러니까 구름과 그 구름이 만들어 내는 비와 아래있는 물 그러니까 아직은 뭍과 나누어지지 않은 물을 나누셨습니다. 그 사이에 이제부터 만들 생명을 가진 피조물들이 살아갈 공간을 만드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궁창은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 어찌보면 이 공간만이 우리들을 위해서 주어진 공간입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렇게 둘째 날에는 위의 물과 아래 물을 나누시고 그 사이에 궁창을 만드셨습니다. 세째 날에는 물을 한 곳으로 몰아버리시고 그렇게 해서 뭍이 드러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그 둘, 그러니까 물과 뭍에 이름을 붙여주셨습니다. 물은 바다라고 부르시고, 뭍은 땅이라 부르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둘째 날에는 둘째 날에 하실 일을 다 마치시고도 좋다고 하지 않으셨지만 세째 날에는 땅과 바다를 분리시키시고는, 아직 세째 날 하실 일도 다 하지 않으셨는데도 그것을 보시면서 좋다고 하셨습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그것은 첫번째로 아직 물과 뭍이 나누어지기 전이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나누어져야 할 것은 나누어져하고 분리되어야 할 것은 분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직 뭍과 물이 섞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직 하나님께서는 좋다고 하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사실 이런 원리는 성경 곳곳에 나와 있습니다. 특히 레위기나 민수기 같은 곳을 보면 서로 섞으면 안되는 것이 여러가지 나옵니다. 이것이 거룩하라는 명령과 더불어 주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섞여서는 안되는 것을 따로 떼어놓는 것 또한 거룩을 위해서 아주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나님은 섞이면 안되는 것들이 따로 분리되어 있을 때 기뻐하십니다. 그런 모습을 보시면서 좋다고, 아름답다고 하십니다. 우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하나님께서는 우리들 또한 분리되어 있어야 할 하고는 분리되어 있을 때 아름답다고 하십니다. 세상의 가치관과 세속적인 사고방식, 퇴폐한 문화 등... 그 세상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스스로 그런 세상과 분리되고 구분될 때 기뻐하십니다. 


    하나님께서 물과 뭍을 분리하신 후에야 기뻐하신 두번째 이유는 그렇게 해야 그 날 만드실 식물들을 살게 할 땅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서로 분리되어 있어야 할 것들은 서로 분리되어 있어야 기뻐하십니다. 그것이 바른 것이기 때문에도 그렇지만, 그렇게 되어야만 비로소 각각의 것들은 제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땅이 기능은 많은 생명이 사는 터전을 제공하는 것인데 그 땅이 바다와 섞여 있으면 제 역할을 할 수 없으니까요. 우리들이 섞이지 말아야 할 세속적인 것들과 분리되어 있어야 하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해야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우리 자신에게 맡겨진 우리 자신의 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도는 섞여 있으면 안되는 것과 섞여있으면 제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자신의 가치를 잃어버립니다. 그러면 보시기 좋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땅과 바다를 분리하신 하나님께서는 그 다음에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를 맺는 나무를 만드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런 것들을 만드실 때는 “있으라, 되어라”라고 명령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대신 그 역할을 땅에게 맡기셨습니다. 땅에게 그런 것들을 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땅에게 하나님의 일 중에서 일부분을 맡도록 하셨음을 뜻합니다. 원래 생명은 하나님만이 만드실 수 있는 것이고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능력도 하나님만이 가지고 계신 것인데, 식물의 경우에는 그 역할을 땅에게 맡기시고는 땅이 식물을 내도록 하셨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땅에게 명령하시고 맡기신 대로 땅은 그 역할을 감당했고 하나님께서는 세째 날에 두번째로 그것을 보시면서 좋다고, 아름답다고, 선하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피조물들에게 원래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 중의 일부를 맡기셨고 그래서 피조물들은 그 역할을 나누어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땅도 그렇지만, 각각의 피조물들은 하나님께서 맡기신 세계에서 하나님을 대신하여 감당해야 할 역할이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각자는 그 역할을 위해서 이 땅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감당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가장 풍성하고 영광스러운 삶이 됩니다. 땅이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서 식물을 내었을 때, 그 식물이 온 땅을 생명으로 가득차게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맡은 역할 또한 우리 자신의 존재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대개 사람들은 그런 역할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합니다만 실제로 그런 역할을 하지 않고서 살아가는 것은 편할지는 몰라도 아무런 풍성함도 또 아무런 보람도 없는 삶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안하면 편합니다. 편한 것만을 원한다면 안하면 그만입니다. 옆 사람이 아무리 수고해도 그냥 보기만 하면서 모른 척 하면 됩니다. 그러나, 과연 그런 삶이 풍성한 삶일까요? 꽉 찬 삶일까요? 보람있고 만족스러운 삶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에 땅이 하나님의 명령대로 식물들을 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저 벌건 민낯을 드러내놓고 푸석푸석한 흙먼지만 날리면서 영원히 존재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 그리고 남들보다 더 섬기고 수고한다는 것은 주고 손해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들은 오히려 내 삶을 채우는 것이며, 또 나의 존재와 삶을 영광스럽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땅에게 식물을 생산하게 하심으로써 오히려 땅을 가득 채우게 하셨던 일이 보여주는 창조의 원리, 우리의 삶을 풍성하고 충만하게 하는 근본적인 원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서로 분리되어 있어야 할 것들이 분리되어 있게 하시고, 그렇게 분리된 것이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의 일부를 맡아 하시는 것을 보시고, 그리고 오히려 그 수고의 열매로 자신을 가득 차게 하는 것을  보시면서 좋다고 하셨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하나님께서 좋다고 하시는 것이 정말 좋은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좋다고 하셔야 정말 좋은 것입니다. 분리되어 있어야 할 것들과는 분리되어 사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거룩함을 지키며 제 역할을 하시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을 유익하게 하며 또 다른 이들의 생명을 풍성하게 해 주심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삶을 풍성하게하고 아름답게 하는 복된 삶을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이러한 창조의 원리, 풍성하게 하는 하나님의 원리에 삶을 맞추어 감으로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그래서 진실로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삶을 살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