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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3.06.25.새벽예배 - 이는 네째 날이니라(창세기 6)


창0114to19- 이는 네째 날이니라(창6).pdf


20130625D.mp3.zip




   본   문 : 창세기 1장 14-19절


   성경을 보는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역사나 배경이나 단어의 의미등을 통해서 해석하는 방법이 있고, 또 묵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묵상도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묵상이라고 해서 함부로 하면 안돼죠. 묵상한 내용이 성경전체와 조화되어야 하며, 또 하나님의 성품과 어긋나서는 안됩니다. 묵상은 아주 엄밀한 작업은 아닙니다. 조금은 느슨하지만 풍성하고 깊이있는 작업이죠. 성경은 이 두 가지 모두를 통해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에게 성경적이면서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은혜를 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창세기 1장을 통해서 하나님의 창조를 생각하는 일은 해석하는 일보다는 묵상 쪽에 무게가 실려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신문으로 치면 행간을 읽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시고 함께 묵상하시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의 첫번째 날에 만드신 것은 빛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온 우주를 가득 채운 빛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네째 날에 만드신 것들은 이 빛을 세상에 지속적으로 비춰지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었습니다. 그것들은 해, 달, 별 등 어떤 모양으로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빛을 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해는 낮동안에 이 땅에 빛을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달은 밤 동안 태양의 빛을 받아 빛을 보내구요. 별들은 사실 빛을 비춰주는 직접적인 역할과는 별로 관계가 없기는 하지만 아주 멀리서 미세하지만 아름다운 빛을 내며 밤 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성경은 그런 모든 것들, 그러니까 우리가 사는 이 지구에 빛을 비춰주는 역할을 감당해 주는 것들을 일컬어 광명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이런 광명체들이 생겨나기 전에도 이미 빛이 있었습니다. 빛은 첫째 날에 만들어 졌고 그래서 낮이 되면 어김없이 이 세상을 비춰주며 이 세상에 밝음과 생명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사실 이런 광명체들은 만드실 필요가 없는 것들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빛은 계속해서 지구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고 지구가 하루에 한 바퀴씩 도는 회전으로 인해서 밤과 낮은 바뀌도록 되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도 하나님께서 해와 달, 그리고 별들을 만드신 것은 무언가 중요한 이유가 있으셨을 것이 분명합니다. 


   먼저 하나님께서 왜 태양을 만드셨을까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잘 알듯이 태양은 낮동안 이 세상에 빛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기기 위해서 만드신 것입니다. 원래 있었던 빛이지만 그래서 태양이 생기고 난 후에는 빛은 태양으로부터 나오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제는 태양이 없다면 빛도 없어질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이 된 것입니다. 빛만 따로 생각할 수 없게 된 것이죠. 사실 빛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구체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태양은 눈에 보입니다. 그러니까 태양은 어떤 의미에서 눈에 보이는 빛이며 빛을 눈에 보이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창세기의 기록되로라면 굳이 태양이 창조될 필요는 없었고,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께서 바로 이 역할을 하게 하기 위해서 태양을 만드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미 생각해 보았듯이 빛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드러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태양은 그 빛을 우리 눈에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면 태양은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해 준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태양은 우리에게 빛이신 하나님을 바라보도록 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한계이자 특징은 어떤 것 너머에 있는 것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으면서 받게 되는 은혜와 복의 예를 들어보면 쉽게 이해가 갑니다.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리고 은혜를 받고 복을 받습니다. 그러면 처음에는 그것을 주신 하나님을 생각하면서 하나님께 감사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시간이 오래되고, 또 반복되면 그 때부터는 하나님이 아니라 복과 은혜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 복과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께 대한 관심은 희미해 지고 직접 느껴지고 보여지는 복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렇게 하나님은 잊혀지고 하나님이 주시는 것들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신앙을 일컬어서 기복적인 신앙이라고 부릅니다.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복과 은혜를 받는 것이 목적이 된, 그러니까 주객이 전도된 상태의 신앙 말입니다. 


   만약 이 세상에 태양이 없고 빛만 있었다면 사람이 빛의 혜택을 누릴 때 그 혜택에 집중해서 그 혜택이 어디서 오는가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빛 속에 있고 그 빛의 은택을 누리면서도 그저 빛이 주는 좋은 것만 생각하게 되겠지요. 그렇지만 태양이 있기 때문에 빛을 생각할 때, 태양을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빛을 생각하고 빛의 혜택을 누릴 때, 그 빛의 출처를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은 빛과 같은 분이십니다. 그것을 가르쳐 주시려고 이 세상에 빛을 가장 먼저 만드시고 하나님께서 하시는 역할들을 맡기신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이 빛의 은택 아래서 살아가면서도 빛 자체는 생각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하나님은 눈에 보이는 빛인 태양을 만들어 주셨던 것입니다. 그러면 달은 또 왜 만드셨을까요? 만약 달이 없었다면 밤에는 정말 암흑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달의 역할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달은 밤의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분별력을 가지게 해 줍니다. 아주 뚜렸하고 분명하지는 않지만 앞에 있는 물건을 보게 해 주고, 이것과 저것을 구별하게 해 주며, 가야할 길을 찾게 해 줍니다. 달이 없다면 어둠 속에서는 이런 일들을 할 수 없습니다. 


   달은 작은 광명입니다. 큰 광명으로부터 빛을 받아 반사하는 일을 통해서 어둠 속에 있는 세상과 사람들에게 분별력을 가져다 줍니다. 그래서 달은 암흑 속에 있는 인간에게 빛의 절실한 고마움을 알게 해주며 그래서 더욱 더 빛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해 줍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을 더욱 더 바라보게 하고 또 하나님을 더 갈망하게 해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별들은요? 이상하게도 별들은 적어도 우리가 사는 이 세상과 우리 자신을 위해서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성경도 별들의 역할에 대해서는 별로 가르쳐 주는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역할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만약 밤 하늘에 별이 없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달만 하나 덩그러니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건 얼마나 허전하고 또 항상 부족해 보이는 풍경이겠습니까? 특히 우리가 창세기 1장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이 가득 차 있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별들로 가득 찬 하늘도 하나님의 그러한 성품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온 하늘을 가득 채운 별들은 하나님의 충만하심을 계시해 주며, 그래서 하나님은 꽉 채우시는 것과 꽉 차 있는 것을 좋아하신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것이 진짜로 좋은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것들은 전부 다 충만해야 합니다. 꽉 채워져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말 좋은 것입니다. 우리는 워낙 부족한 것이 많고 빈 구석이 많은 인생을 너무나 오랫동안 살아왔기 때문에 충만하지 않아도 별 상관이 없고, 그것이 정상인 줄 알고 살아가지만, 그것은 우리들의 착각입니다. 충만하지 않은 것은 정상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우리에게 좋은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참된 존재가 되어서 참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려면 우리는 충만해 져야 합니다. 밤 하늘이 온통 하나님께서 만드신 별들로 가득 채워진 것처럼 우리의 영혼과 삶도 하나님과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로 가득 채워져야 합니다. 그것을 정상으로 여기고 그 충만함을 얻는 일에 집중하고 그것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빛의 은택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그 빛의 근원인 태양을 바라보는 것, 하나님이 주신 것보다는 그런 것들을 주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입니다. 항상 빛되신 하나님을 간절히 바라며, 또 하나님과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의 삶이 충만해 지는 것. 이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이며, 또 주시려는 가장 큰 복이기도 합니다. 


   태양을 바라보실 때마다 의의 태양이신 하나님을 바라 보시기 바랍니다. 밤하늘의 달을 보실 때마다 빛되신 하나님을 더더욱 소망하시고, 하늘의 별들을 바라볼 때마다 하나님의 것으로 가득찬 인생을 소망하시고 또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여러분 모두의 삶이 빛되신 하나님으로, 그리고 그 분이 주시는 밝고 선한 것들로 가득 채워진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삶을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