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3.09.06.새벽예배 - 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에(창세기 47)



창1314to18 - 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에(창47).pdf


20130906D (#01).mp3.zip




  문 : 창세기 13장 14-18절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을 통해서 롯에게 복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복은 두 사람을 더 이상 함께 살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불어난 가축들을 먹이기에는 벧엘과 아이 사이의 목초지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브람은 조카 롯을 데리고 언덕 위로 올라가 좌우의 땅을 바라보면서 롯에게 땅을 선택할 우선권을 주었습니다. 아브람이 이렇게 했던 것은 이제 아브람에게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애굽에 내려갈 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려고 하다가 아내를 팔아넘기는 커다란 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을 혼내시는 대신에 천하의 바로에게 벌을 내리셨고, 바로는 꼼짝 못하고 선물까지 주어서 아브람을 애굽에서 내보냈습니다.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온 아브람에게 또다시 커다란 복이 부어졌습니다. 벧엘과 아이 사이의 땅의 넓이가 얼마나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땅이 아브람과 롯의 가축 떼를 먹이기에 부족할 정도로 아브람은 그 당시로서는 거부가 되었습니다. 아브람이 이 과정을 통해 배운 것은 하나님께서는 약속대로 복을 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이며, 그래서 이제는 자신이 자기의 삶을 책임지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믿음이 생겨난 아브람은 이제 보이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작은 아버지이면서도 조카인 롯에게 땅을 먼저 선택할 기회를 주었던 것입니다. 


믿음은 이렇게 사람을 너그럽고 여유롭게 만들어 줍니다. 오늘날 성도들이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전혀 손해보려고 하지 않고, 작은 손해라도 입으면 적어도 그대로 갚아주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직도 하나님을 제대로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많은 복을 주셔도 그 복을 통해서 복을 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그 분을 믿는 믿음을 키워가기 보다는 계속해서 복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많은 복을 받고도 여전히 마음에는 다른 이들을 향한 너그러움과 여유가 생겨나질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좋은 것을 주실 때는 항상 주시는 그것을 주신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 좋은 것이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을 뿐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생기게 하는 이유가 됩니다. 


이렇게 보면 아브람의 행동은 우리가 따라가야 할 굉장한 믿음의 행동인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아브람의 이런 행동 속에도 한 가지 커다란 결함이 있었습니다. 아브람은 롯에게 땅을 마음대로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요단강을 기준으로 요단들과 가나안 땅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것입니다. 롯이 요단들을 선택했으니 다행이지 만약 요단들이 아니라 그 건너편인 가나안 땅을 선택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겠습니까? 그것은 곧 아브람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한 땅을 스스로 롯에게 내어주는 일이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일은 이 쪽에서 바라보면 분명히 믿음에서 나온 행동이지만 다른 쪽에서 바라보면 땅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을 망쳐버릴 수 있는 분별력 없는 행동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믿음은 아주 아주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음만으로는 사람이 맹목적이 되기 쉽고 무책임해 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믿음은 원래 하나님의 뜻을 담대하게 따르라고 주시는 것인데, 이 믿음이 오히려 하나님의 뜻을 그르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믿음에 반드시 더해져야 하는 것이 바로 사려깊은 분별력입니다. 그렇다면 이 분별력은 어디서 올까요? 바로 하나님의 말씀과 그 말씀을 무겁고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입니다. 만약 아브람이 가나안 땅을 자신과 자신의 후손에게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정말로 무게있게 받아들였다면 아브람은 롯에게 그런 제안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믿음이 중요한만큼 믿음이 방향을 잃어버리면 오히려 그만큼 더 수습하기 힘든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항상 여러분의 믿음을 하나님의 말씀에 붙들어 매어 놓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확실하고도 사려깊은 온전한 믿음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롯은 떠나갔습니다. 자식도 없이 살면서 유일한 핏줄로 의지하고 살았던 조카가 독립해서 분가를 했습니다. 얼마나 허전하고 외로웠을까요? 그 때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북쪽과 남쪽 그리고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라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 얼핏 보기에는 이 넓은 땅을 다 너와 너의 가족에게 주겠다는 말씀으로 보이지만 실은 이것은 당시의 사람들이 땅을 사고 팔 때, 소유권이 이전된 후에 하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공식적으로 “봐라! 등기이전이 끝났다. 이제 법적으로 네 소유다.”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첫번째 약속이고 두번째 약속은 자손에 대한 약속이었습니다. “내가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게 하리니 사람이 땅의 티끌을 능히 셀 수 있을진대 네 자손도 세리라” 이 약속은 유일한 혈육을 떠나보낸 아브람에게 가장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약속이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에게 “너는 일어나 그 땅을 종과 횡으로 두루 다녀보라 내가 그것을 네게 주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눈으로 본 땅을, 이제 발로 밟으면서 몸으로 느껴보게 하셨던 것입니다. 성경은 이 말씀을 들은 아브람이 장막을 옮겨 헤브론에 있는 마므레 상수리 수풀까지, 그러니까 북쪽에서 최남단까지 내려왔고 거기서 단을 쌓고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이것은 아브람이 자기 눈으로 보고 발로 밟아온 그 땅 전부를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땅으로 받아들였음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나중에 이 헤브론에 아브람과 사라가가 뭍히게 되고 훗날 헤브론은 정치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곳이 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의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아브람은 자칫 하나님의 땅에 대한 언약을 망쳐놓을 뻔 했습니다. 적어도 그 언약이 이루어지는데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뻔 했습니다. 땅 뿐만이 아닙니다. 사실 아브람이 애굽으로 내려가서 사래를 여동생으로 속이고 바로의 아내로 내어주었을 때, 아브람은 자손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도 망쳐놓을 뻔 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그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 주셨고, 오히려 그 약속을 더 견고하고 확실하게 해 주셨으며, 아브람이 그 언약을 기억하고 더 확실하게 믿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우리의 삶을 살펴보아도 이런 실수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제 짧은 인생만 살펴보아도 목회자가 된 후에 정말 힘든 위기들이 참 많았습니다. 제 실수 때문에 하나님의 부르심에 심각한 상처가 생길 수 있었던 일들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매번 그런 일들이 순적하게 넘어가게 해 주셨고, 그것이 커다란 어려움으로 이어지지 않게 해 주셨습니다. 믿음에 있어서도 불신앙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지만, 그래도 더 크고 견고한 믿음을 주셔서 여기까지 이끌어 주셨습니다. 


때로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저런 실수를 하고 우리의 삶과 신앙을 망가뜨릴 수 있는 결정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항상 하나님의 언약을 기억하시고 그 약속을 이루어 가십니다. 우리의 실수와 잘못으로 우리를 나무랄 때도 많지만, 그것보다는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와 신실함을 다시 확인시켜 주셔서 이전보다 더 나은 믿음을 갖게 도와 주십니다. 우리가 우리의 이런 저런 실수에도 불구하고 절망하고 좌절할 필요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브람의 하나님이 우리의 하나님입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항상 우리를 찾아오셔서 우리를 선대하시며 우리가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서 살아가도록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하나님의 선하신 약속을 이루어 가십니다. 이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이런 하나님을 의지하시기 바랍니다. 거듭 거듭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복된 약속들을 바라보고 확인하시며 그 약속에 의지하여 실수가 있고 잘못이 있어도 계속해서 믿음의 여행을 계속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구원의 약속과 복된 약속들을 믿는 믿음으로 살아서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언약의 성취를 보면서 살아가는 복된 우리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