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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3.09.24.새벽예배 - 너는 반드시 알라(창세기 53)



창1512to21 - 너는 반드시 알라(창53).pdf


20130924D (#01).mp3.zip




  문 : 창세기 15장 12-21절



아브람은 하나님께서 준비하라고 하신 짐승들을 모두 준비했습니다. 그리고는 하나님의 마음까지 헤아려 언약체결식을 치를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금방 나타나시지 않으셨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어도 하나님은 나타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는 동안 제물의 피냄새를 맡고 솔개가 자꾸 내려앉으려고 하는 통에 아브람은 몇 시간이나 그 솔개들을 쫓느라고 수고를 해야 했습니다. 해질녘에 나타나신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을 깊이 잠들게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꿈 속에 있는 그를 큰 어둠과 두려움 가운데 두셨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너는 반드시 알라” 이것은 지금부터 이어질 하나님의 말씀이 8절에 나오는 “주 여호와여 내가 이 땅을 소유로 받을 것을 무엇으로 알리이까?”라는 아브람의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브람은 하나님의 약속이 틀림이 없다는 표증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도 무언가 표증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에게 아브람의 자손들이 이방 땅의 객이 되어서 400년이 지난 후에 많은 재물을 얻어 풀려나 이 땅으로 되돌아 오게될 것이며 그 나라는 아브람의 자손들을 괴롭힌 죄로 징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대답을 들려 주셨습니다. 그리고 아브람은 오래 오래 잘 살다가 죽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아브람의 자손들이 400년 동안이나 객지에서 괴로움을 당해야만 하는 이유는 그 때가 되어야 가나안에 사는 아모리 족속의 죄악이 가득차서 그들을 땅에서 몰아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증표를 요구했더니 또 약속을 하나 주시는데, 언제 시작되는지도 모를 약속, 시작부터 끝까지 400년이나 걸리는 약속을 한 가지 주십니다. 알고 보니 처음에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주신 약속은 바로 그 때가 되어야 성취되도록 되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이제서야 그 이야기를 정확하게 들려주시는 것입니다. 그냥 생각해 보면 굉장히 허무하고 배신감마저 들 수 있는 말씀이지만 가만히 꼽씹어 보면 여기에는 매우 깊은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약속을 주실 때는 분명히 그 약속을 이루실 때가 정해져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때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약속을 지키시지만 그 때까지 우리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하나님의 약속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 때까지는 붙들 수 있는 것이 하나님의 약속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보면 하나님의 약속이 이전보다 훨씬 더 세밀하게 기록되어 있듯이 우리가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살아가다 보면 그 약속이 더 선명해지고 분명해 지는 느끼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하나님의 약속이 아브람은 장수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과 이방나라의 객이 된 후 400년이 지나면 그 약속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그 시점마다 이 약속이 틀림이 없는 약속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아브람이 잘 살다가 장수하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아브람은 자신의 장수와 죽음을 통해서 오히려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될 것이라는 더 강한 확신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브람으로부터 이 약속을 전해들은 아브람의 자손들은 어떨까요? 이방 땅의 객이 될 때, 그리고 그 땅에서 살아갈 때, 그리고 400년이 지난 후 그 땅에서 풀려날 때, 게다가 하나님의 말씀처럼 그 나라가 혼쭐이 나는 것을 보고 또 자신들의 손에 쥐어있는 많은 재물을 볼 때, 그 모든 일들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볼 때, 그들은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을 자신들에게 주실 것이라는 더 강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들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약속이 빨리 이루어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건 우리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약속은 하나님의 때가 있습니다. 게다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약속은 실은 이 세상을 섭리하시고 움직여 가시는 일의 지극히 작은 일부입니다. 중요하기는 하지만 결코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또 하나님의 약속 안에는 그 약속이 이루어지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우리를 최고로 유익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가나안 땅을 아브람의 자손들에게 주시는 일에 40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아직은 거기 사는 이방족속들의 죄악이 가득차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알고 계셨습니다. 가나안 땅에 사는 사람들의 죄악이 점점 더 심각해져 갈 것이고 그래서 언젠가는 그 땅에서 그들을 몰아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일을 그저 기분내키는 대로 하고 싶은 때 아무 때나 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공의로우심에 입각해서 더 이상 그들의 죄악을 참아주지 못하게 될 때까지 참고 기다리십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움직여 가시는 분이시라면 우리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지는 것을 기다릴 때도 이런 하나님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확신하되 조급해 하지 말고 하나님의 공의롭고 완전하신 다스리심을 신뢰하며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를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브람의 후손의 입장에서는 왜 400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을까요? 그것은 그래야 그들이 온 가나안 땅을 채울만큼 충분히 많아질 수 있고, 또 그 시간 동안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를 기다리면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법을 배워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다리게 하시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공의로 통치하시는 동시에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다 고려하셔야 하며, 그 과정 속에서 조차 우리들을 위한 최선을 행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과 은혜를 기다리는 일에 있어서 조급해서는 안됩니다.


해가 져서 어두울 때, 아브람의 눈에 연기나는 화로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화로에서 불붙여진 횃불이 아브람이 쪼개놓은 짐승들 사이로 지나갔습니다. 그 때 하나님의 약속이 들려왔습니다. “내가 이 땅을 애굽 강에서부터 그 큰 강 유브라데까지 네 자손에게 주리니 곧 겐 족속과 그니스 족속과 갓몬 족속과 헷 족속과 브리스 족속과 르바 족속과 아모리 족속과 가나안 족속과 기르가스 족속과 여부스 족속의 땅이니라” 횃불이 쪼개진 짐승 사이로 지나간 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가장 확실하게 보증하는 행동이었습니다. 그것은 당시 사람들이 약속을 한 후에 내가 만약 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는 나도 저 짐승들처럼 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행동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생각만 하시고 말씀만 하시면 되지 누군가를 위해서 보증을 해주고 또 맹세를 할만큼 부정직하거나 신실하지 않은 분이 아니시니까요.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을 위해서 그렇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뒤에 이어지는 말씀을 하셨다는 것이 의미심장합니다. 


당시 가나안 땅은 빈 땅이 아니었습니다. 그 지역은 본문에 나오는 열 개 족속들으로 대표되는 수많은 민족들의 삶의 터전이었고 각축장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시겠다고 하신 땅은 바로 그런 땅이었던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수많은 민족들, 그것도 내로라하는 민족들이 살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자손들이 진짜로 이 땅을 얻을 수 있을까요? 현실적으로는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땅을 아브람의 자손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약속이 가지는 특징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언제나 현실적으로는 그다지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하나님이 약속을 주시는 것은 하나님을 믿도록 하시려는 뜻이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이 전부라고 생각하던 사고방식을 바꾸어 하나님이 전부시라는 사고방식이 되게 하는 것이 약속을 주시는 하나님께서 가지고 계신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상식적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것을 약속하신다면 우리가 그 약속을 믿는 것을 통해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연습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의 근거는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약속들입니다. 하나님의 약속 안에는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요소들이 있고, 쉽게 확신할 수 없는 요소들이 담겨져 있지만 우리는 그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약속을 주시는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을 통해서 아브람에게 요구하시는 것이고, 또한 오늘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그 믿음으로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든 교회적으로든 말입니다. 


약속을 지키시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듯이 약속을 믿는 것은 우리들의 일입니다. 약속을 믿을 때, 우리의 삶은 그 약속 안에서 든든할 수 있고 또 그 약속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는 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릴 수 있습니다. 때로 우리 눈에 약속이 불투명해 보이고 또 하나님께서 그 약속을 지키시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을지라도 항상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믿음을 챙겨서 다시 한 번 든든한 믿음의 삶으로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