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2415to27 - 말을 마치기도 전에(창82).pdf
20131114D (#01).mp3.zip본 문 : 창세기 24장 15-27절
이삭의 배우자를 구하러 아브라함의 고향에 도착한 아브라함의 종은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우리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여 원컨대 오늘날 나로 순적히 만나게 하사 나의 주인 아브라함에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 성 중 사람의 딸들이 물 길러 나오겠사오니 내가 우물 곁에 섰다가 한 소녀에게 이르기를 청컨대 너는 물 항아리를 기울여 나로 마시게 하라 하리니 그의 대답이 마시라 내가 당신의 약대에게도 마시우리라 하면 그는 주께서 주의 종 이삭을 위하여 정하신 자라 이로 인하여 주께서 나의 주인에게 은혜 베푸심을 내가 알겠나이다” 종이 드린 기도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은혜를 베풀어 달라는 것과 둘째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은혜를 베푸셔서 며느리감을 순적하게 만나게 해 주셨다는 증거를 보여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기도를 정말 200퍼센트 들어주셨습니다. 그 기도를 채 마치기도 전에 결혼 적령기에 있는 한 처자가 물을 길으러 나왔습니다. 그 처자가 그 처자인지 모르지만 종은 자신의 기도를 시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 처자에게로 달려가 물을 한 그릇 청했습니다. 그러자 그 처자는 종에게 물을 한 그릇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낙타들에게도 물을 충분히 먹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구유에 물동이의 물을 모두 붓고 다시 우물로 달려가 물을 길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종의 기도를 들으시고 또 여기까지 응답해 주신 것도 대단한 일이었지만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은 더 놀랄만한 응답이었습니다. 너무 기특하게 여긴 종은 그 처자에게 무려 220그램에 달하는 금으로 된 장신구들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처자에게 우리식 표현으로 뉘댁 규수인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머물 거처가 있는지도 함께 물었습니다. 사실 뒤쪽의 질문은 이 질문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기 때문에 덧붙인 질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처자가 어떤 집안 출신인가 하는 질문은 앞의 증거들보다도 훨씬 중요했습니다. 아무리 앞에서 드린 기도의 조건들이 다 맞아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만약 이 처자가 가나안 족속이 후손이라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처자는 이렇게 답합니다. “나는 밀가가 나홀에게서 낳은 아들 브두엘의 딸이니이다” 아브라함의 종은 하나님의 정확하고 신속한 기도응답과 인도하심에 너무 놀랐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자리에 서서 하나님을 경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나의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양하나이다 나의 주인에게 주의 사랑과 성실을 그치지 아니하셨사오며 여호와께서 길에서 나를 인도하사 내 주인의 동생의 집에 이르게 하셨나이다.”
하나님은 신실하셨습니다. 아브라함과의 약속을 끝까지 그것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넉넉하게 지키셨습니다. 아마 이 일이 이제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약속을 물려받을 이삭의 배우자를 주시는 일이니 하나님께도 그만큼 중요한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정확하고 신속하게 응답해 주셨겠지요.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의 종이 헤깔릴 수 있는 가능성을 그만큼 줄여주시는 방식으로 응답해 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삭의 배우자를 만나게 해 주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사용했던 것은 바로 종의 기도였습니다. 만약 종이 기도를 하지 않았다면, 그가 리브가를 만나는 일은 굉장히 쉽지 않았을 것이고, 미리 말씀드린 대로 정확히 분별하는 일도 굉장히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브라함의 종의 기도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약속을 순적하게 이루시는데 굉장히 유익한 도구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혼자서도 하실 수 있는 일들을 하나님의 백성들을 통하여 하시기를 기뻐하십니다. 효율성만 놓고 본다면 그저 혼자서 주욱 이루어 가시는 것이 훨씬 더 좋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으시고 하나님의 사람을 통해 일하십니다. 이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도구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는데 굉장히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그런 점에서 도구는 가장 소극적인 행동 같지만 가장 능력있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아브라함의 종의 기도를 살펴보는 일은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서 사용하시는 좋은 도구가 되게 하기 위해서 많은 유익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아브라함의 종의 기도는 자기 자신을 위한, 자기 중심적인 기도가 아니었습니다. 비록 그 기도가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기도이기는 했지만 그는 그 기도를 통해서 진심으로 주인인 아브라함의 유익을 구했습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하나님께서는 이런 기도를 굉장히 좋아하십니다. 사심 없이 남의 유익을 구하는 기도는 하나님께서 참 잘 들어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 기도는 아마도 하나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사랑에서 나오는 기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두번째로 우리는 종의 기도를 통해서 때로 하나님께서는 증거를 구하는 기도도 기뻐하신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구한 증거를 그대로 보여주심으로써 그것이 하나님의 응답이며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실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의 일하심에 대한 어떤 증거를 구하고 하나님께서 그 증거를 보여주실 때, 하나님은 영광을 받으시게 되고 우리는 하나님께서 진짜로 우리의 기도에 정확하게 응답해 주신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게 되니 하나님과 우리들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그 어떤 증거, 아무런 증거를 보여달라고 해도 모두 기뻐하시고 다 들어주시는가 하면 그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기도응답의 증거를 구할 때, 우리는 너무 자의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증거를 구할 때가 많습니다. 또 일반적이지 않고 신비로운 증거를 구할 때가 많구요. 그렇지만 우리가 기도응답이나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기 위한 증거를 구할 때도 우리가 지켜야 할 원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첫번째로 그 증거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데 유용한 증거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종이 하나님께 보여달라고 요구한 증거는 사실 따지고 보면 굉장히 상식적이고 이성적인 증거였습니다. 아브라함처럼 이삭도 들판에서 가축을 치는 목축업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종은 그런 이삭의 배우자를 구하러 거기 갔던 것이구요.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이삭의 배우자가 되려면 첫째는 사람의 됨됨이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종은 먼 길을 여행한 나그네에게 친절하게 마실 물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따뜻한 성품을 지닌 사람을 만나게 해 달라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물 좀 달라고 했을 때, 그 사람이 자신에게 물을 주는 것을 그 사람이 하나님께서 만나게 하시는 사람이라는 첫번째 증거로 삼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물을 좀 달라는 요구 속에서 사람 뿐만이 아니라 가축에 대한 배려심까지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목축업자에게 가축이란 가장 중요한 것이니 사람 뿐만 아니라 그 가축의 필요까지 헤아릴 수 있는 그런 마음을 지닌 사람이어야 한다고 하나님께 요구했던 것입니다.
종이 하나님께서 보여달라고 요구했던 증거는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자기에게 맡겨진 임무와 관련해서 가장 당연하고 상식적인 것이었습니다. 우리도 기도를 하면서 하나님께 그것이 하나님의 기도응답이라는 증거를 보여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분별하게 해 줄 증거를 보여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증거들은 종이 요구한 증거들처럼 우리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유익하게 하며, 또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데 소용이 되는 그런 증거들일 때 가장 바람직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20대 때 아는 여자 선배 하나는 배우자 기도를 하는데, 키와 몸무게 직업까지 정해서 이런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이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주시는 사람으로 알겠다고 기도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증거는 신앙의 증거가 아니라 불신앙의 증거입니다. 그 안에는 하나님도 없고 다른 사람도 없으며 그저 자기 자신만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증거가 다른 이들의 유익을 위한 것이고, 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일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요구하는 증거가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그런 기도를 기뻐하시며 또 응답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는 우리 자신의 필요를 채우는 통로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들의 유익을 위한 도구이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서의 의미가 더욱 큽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종의 기도를 그렇게 200퍼센트 들어주신 것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그만큼 사랑하셨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 종의 기도를 기뻐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아브라함의 종의 기도를 닮기를 축원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기도가 기도한 것보다 더 풍성하게 응답되며 하나님과 사람들을 유익하게 하는 도구가 되고, 우리들 또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은혜를 확인하는 유익을 누리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