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현교회 설교,강의/주일예배

2014.03.27. 새벽예배 - 겨자시...누룩...(사순절 4-4)



11. 마1331to33 - 겨자씨... 누룩....pdf


20140327D (#1).mp3.zip





성경본문 : 마태복음 13장 31-33절




사람들은 대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보다 눈에 확실히 보는 것을 더 신뢰합니다. 이것은 어쩌면 감각에 의존해서 자기 바깥의 세계를 받아들이고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우리들에게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어떤 사람의 천편일률적인 사고방식이 되고 선택의 기준이 될 때, 그 때는 문제가 아주 커집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정말로 지켜야 할 것들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것들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가치와 미덕’이라고 부르는 것들입니다. 사랑, 배려, 인간됨, 법, 전통, 자유, 평등… 이런 것들은 분명히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지만 눈에 보이는 그 어떤 것들보다 커다란 가치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 이 곳 저 곳이 무너져 내리고 또 마음 놓고 편안하게 살아가기가 점점 더 힘들어 지는 것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것을 지키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눈에 보이는 것을 더 크게 만들고 또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지키지 않거나 혹은 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치들은 일반적인 영역에서도 꼬 지켜야 하지만 신앙 안에서는 더더욱 지켜야 합니다. 왜냐하면 신앙적인 가치는 세상이 무너질 때, 그렇게 무너지는 세상을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신앙을 지킨다는 말의 의미는 바로 그런 가치들을 지켜나가는 것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신앙적으로 볼 때, 성도들인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단 하나의 가치를 고른다면 그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천국’ 그러니까 하나님 나라입니다. 천국을 지켜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면 우리가 무슨 천국을 지키는가? 천국은 나중에 죽어서 가는 저 하늘에 있는 세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지만, 천국은 그런 천국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히 마지막 날에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포함한 온 우주가 하나님 나라가 되면, 그 때는 하늘나라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공간과 영역이 되겠지만, 원래 하나님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소나 영토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왕이 되셔서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다스리심 그 자체입니다. 하나님의 다스리심이 이루어진다면 그 곳은 어디나 하늘나라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아무리 천국같은 곳일지라도 거기 왕되신 하나님의 다스리심이 없다면 그곳은 절대로 하나님 나라라고 부를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커다란 은혜 가운데 있을 때, 우리는 정말 지옥같은 상황 속에서도 하늘나라를 맛 볼 수 있는데, 그 때는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의 마음 속에 이루어 졌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다른 말로 내 마음 속을 하나님께서 다스리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완벽한 상황 속에서도 비참함과 허무함,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그 가운데 하나님의 다스리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천국, 그러니까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니라” “천국은 마치 여자가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으니라” 이 세상에 온전하게 이루어지기 전까지의 하나님 나라는 겉으로 보기에 대단한 나라가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는 마치 어떤 사람이 가져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습니다. 또 어떤 여인이 가루 서 말 속에 가져다 놓은 누룩 같습니다. 겨자씨와 누룩. 이 두 가지의 공통점은 아주 아주 작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것이 있는지 없는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두 가지 겨자씨와 누룩을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깁니다. 주님이 이 말씀을 하신 것은 사람들이 이미 이 세상 속에 들어와 있는 하나님 나라, 그러니까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너무도 무시하기 때문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믿는 사람들도 그렇습니다. 나중에 죽어서 가는 하늘나라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지만 이 세상에서 나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다스리심에 순종하며 그 가운데서 살아가는 일, 그러니까 내 삶을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하나님 나라가 되게 만드는 일에는 커다란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의 삶은 전혀 하나님 나라와 상관없는 모양으로 살아갑니다. 신앙생활이나 공적인 생활이 신앙과 따로 따로 입니다. 


이미 겨자씨는 땅에 심겨 졌습니다. 그리고 누룩은 가루 서말 속에 섞여 있습니다. 이미 하나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과 더불이 이 세상에 들어와 있습니다. 이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다스리심은 이미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땅에 심겨진 겨자씨처럼, 가루  속에 섞어 놓은 누룩처럼 너무 작고 미미하게만 여겨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래서 성도들 까지도 이러한 하나님 나라의 다스리심에 대해서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겨자씨는 자라면 엄청나게 커다란 나무가 됩니다. 새들이 와서 집을 짓고 살아갈 정도의 큰 나무가 됩니다. 누룩은 시간이 지나면 그 양이 아무리 작아도 결국 반죽 전체를 자기 세상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무엇을 말합니까? 우리가 이미 이 세상에 심겨진 하늘나라, 이 세상에 들어와 있는 하나님 나라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이 결국 하나님 나라는 점점 더 크게 자라날 것이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공중권세 잡은 자들의 세상처럼 보이는 이 세상이 결국에는 하나님의 완전한 다스리심을 받는 하나님 나라가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이 이기고 또 하나님 나라가 이기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때로 이 세상을 포기하고 싶은 감정이 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세상이 이런데 나 혼자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려고 바둥거릴 필요가 있을까 하는 회의에 빠질 때도 있습니다. 아마도 거룩하게 살아가 보려고 애써 본 사람들이 이런 좌절과 절망이 더 클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하나님 나라는, 이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다스리심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그 나라는 이 세상 속에 이미 들어와 있습니다. 그 가장 큰 증거가 바로 십자가입니다. 십자가는 사탄의 가장 위험하고 치명적인 무기인 죽음을 끝장내 버렸습니다. 이것은 이 세상을 다스리던 죽음의 통치가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생명의 통치로 바뀌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가 그런 회의와 절망이 들 때마다 믿고 붙들어야 할 사실이 바로 이것입니다. 결국에는 하나님 나라가 이깁니다. 결국 이 세상에 속속들이 스며들어 있는 사탄의 다스림은 끝장이 나고 하나님의 완전한 다스리심이 이 세상에 가득 차게 될 때가 올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성도입니다. 성도란 이 세상에 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입니다. 하나님 나라가 이미 이 세상 속에 들어와 있으며 결국 이 세상을 하나님 나라로 만들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 믿음으로 하나님의 다스리심 아래에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살아가려고 애쓰는 사람들입니다. 결국 하나님 나라는 하늘에서 땅으로 임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전까지 우리에게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자리를 하나님의 다스리심이 충만한 하나님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의무가 주어져 있습니다. 그 의무는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기 때문에 당연히 생겨날 수 밖에 없는 의무입니다. 이 의무에 따라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나님 나라로 만들어 가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우리가 사는 삶의 자리를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통치가 충만한 곳으로 만들어 간다면 그 때는 우리의 삶이 바로 하나님 나라가 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 속에 임하는 하나님의 임재와 영광을 느끼게 될 것이고, 나아가서 그 나라의 흔들리지 않는 평안과 빼앗기지 않는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다스리심은, 그리고 그 다스리심에 대한 순종은 성도가 지켜나가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이것을 놓치고 포기하면 성도에게는 이 땅의 나라 밖에 없습니다. 이미 이 세상에  하나님 나라가 들어와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 씨앗이 자라나고 있으며 그 누룩이 온 세상에 스며들어 변화시키고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믿음으로 삶 가운데서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받아들이시고 거기 순종하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그럴 때 우리의 삶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하나님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 기쁨과 능력, 그 평안과 풍성함이 우리의 것이 될 것입니다. 


비록 이 세상에 살아도 하나님의 다스리심 속에 사는 영광스럽고 빛나는 삶을 살며, 내가 선 이 곳을 하나님 나라로 바꾸어 가는 우리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