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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4.07.10. 새벽예배 - 네가 선 곳은 거룩한 곳이니(출애굽기 11)



출030106 - 네가 선 곳은 거룩한 곳이니(출1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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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문 : 출애굽기 3장 1-6절



사람들은 무언가를 나누고 가르기를 좋아하고 편안해 합니다. 무언가 경계가 불분명 한 것을 불안해 하지요. 문제는 이런 모습이 우리 신앙생활 속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인데요. 대표적인 것이 바로 거룩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애초에 구분되어 있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예를 든다면 교회 안과 교회 바깥은 전혀 다른 공간으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교회 바깥에서 교회 안으로 들어왔을 때, 감정을 정돈하고 하나님께 집중하며 먼저 하나님께 기도하는 일은 참 유익한 일입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있어야 할 그 자리로 되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런 행동이 교회 안과 교회 바깥을 나눠 놓고서 교회 안에는 하나님이 계시고 교회 바깥에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것은 신앙적으로 볼 때 바람직한 모습이 아닙니다. 이런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우리의 삶의 자리는 온전한 신앙의 자리가 될 수 없고, 그러면 우리 삶의 구석 구석이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나님 나라가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나타나신 곳은 광야에 우뚝 솟아있는 호렙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호렙이라는 이름의 뜻 자체가 또 황무지라는 뜻입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그 산은 말 그대로 불모의 땅이었습니다. 나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그저 커다란 바위 덩어리에 불과 했습니다.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황량하고 푸석거리는 곳이겠습니까? 정말 생명의 풍성함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곳이 바로 호렙산입니다. 사람들은 광야는 하나님의 땅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버림받고 저주 받은 땅이고 이리와 타조들만이 살 수 있는 그런 곳으로 여겨 졌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바로 거기서 그 사막 한 가운데 우뚝 솟은 바위 산 위에서 모세를 만나셨습니다. 떨기 나무 한 가운데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으로 찾아가셔서 모세를 만나셨습니다. 모세가 그 불꽃으로 다가가려고 하자 하나님은 모세를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모세에게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모세가 서 있는 곳이 거룩한 땅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떨기나무는 하나님이 직접 임하신 곳이니 더 이상 가까이 와서는 안된다고 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다른 곳은 속된 곳이고 호렙산만이 거룩한 곳일까요? 특히 그 떨기나무가 있는 곳은 완전히 거룩한 곳이고 모세가 서 있었던 곳은 덜 거룩한 곳일까요? 하나님께서 그런 뜻으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일까요? 우리는 성경이 무엇을 거룩하다고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성경이 거룩하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을 위해서 구별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을 위해서 구별되지 않으면 세상 없이 깨끗해 보이고 영광스러워 보이는 것도 속된 것이고, 반대로 하나님을 위해서 구별되었다면 그것은 아무리 더럽고 형편없어 보여도 거룩한 것이 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그것 자체로 거룩한 것은 하나님 한 분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임재하시지 않고 떠나 버리시면 그 것은 심지어는 지성소 안의 하나님의 법궤라고 할지라도 전혀 거룩할 수가 없습니다. 


호렙산이 거룩한 이유는 그 곳 자체가 다른 곳보다 거룩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곳이 하나님께서 모세를 만나기 위해서 정하신 곳이었고 그래서 하나님께서 거기 임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호렙산은 거룩한 곳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우리 인생의 어떤 시간도 거룩한 시간이 될 수 있고, 우리 삶의 자리 그 어디도 거룩한 곳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언제 어디서건 우리를 찾아오실 수 있고, 그렇게 우리를 만나시는 시간과 장소는 그 어디건 거룩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호렙산, 거룩한 곳이 되기에 가장 적합하지 않았던 그 곳이 하나님께서 모세를 찾아가 만나셨기에 거룩한 곳이 되었고, 그 산에서도 가장 보잘 것 없는 가시떨기 한 그루가 하나님이 거기 임하셨기 때문에 접근할 수 조차 없는 지극히 거룩한 곳이 되었던 것처럼 하나님이 우리를 찾아오시고 거기 임하시기만 하신다면 우리 삶의 어떤 순간, 그리고 어떤 자리라도 하나님을 위한 가장 거룩한 곳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지성소 말입니다. 


그래서 비록 그렇게 하기가 힘들기는 하지만 우리는 우리 삶의 어떤 순간, 또 어떤 자리라도 함부로 대할 수가 없습니다. 이 시간, 이 장소는 거룩하니까 경건하고 거룩하게 살고 나머지 시간, 나머지 자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내 마음대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하나님께서 성도들에게 성령님을 보내주신 것은 항상 성령님과 더불어 그 분 안에서 살아가게 하시기 위해서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성령님이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우리가 언제 어디서든 하나님을 모시고 하나님 안에서 살아가라고 우리에게 성령님을 주신 것이라는 뜻이 됩니다. 그러니 우리들은 언제 어디서건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사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인생의 모든 순간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장소는 거룩한 곳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 어디서건 우리 발에서 신을 벗고서 살아가야 합니다. 신을 벗는다는 것은 경외심의 표현입니다. 그러니 이 말은 결국 우리는 언제 어디서건 항상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과 태도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사장이 하나님께 제사드리듯이 그렇게 하나님 앞에 서서 하나님을 섬기는 자로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세상에 이것만큼 큰 복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우리와 함께 하시는 분이 다름 아닌 거룩하신 하나님, 호렙산 떨기나무 속에서 나타나셨던 그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우리 발에서 신을 벗고서 살아갈 것을 요구하십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신 임재를 생각하면서 겸손하고 낮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두려워하면서 살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지극히 거룩하시기 때문에 우리 삶에 이런 모습이 없어지면 안됩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임재하심이 사라지든지 아니면 우리가 그 거룩하심의 진노를 맛보게 되든지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이미 신을 벗은 자들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신을 벗어놓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항상 내가 살아가는 모든 곳, 내가 살아가는 모든 시간이 거룩한 곳임을 잊지 마시고 항상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의 태도를 잃어버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언제나 하나님의 능력있고 은혜로운 함께 하심 가운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