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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4.12.05. 새벽예배 - 그들이 한 목소리로 대답하여 가로되(출애굽기 90)






본   문 : 출애굽기 24장 1-11절




드디어 하나님의 백성이 지켜야 할 율법이 주어지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면 얻게될 복과 특권에 대한 말씀, 그리고 그 특권과 복을 누리기 위해서 주의해야 할 것들에 대한 말씀까지 주어졌습니다. 이제 공식적으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의 언약을 맺는 절차만 남겨 놓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오늘 본문에서는 실제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왕이 되시고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예식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애굽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통을 헤아리셨고 그들을 건지셨으며 또 지금까지 인도해 오셨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미 아브라함 안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택함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절차를 다시 거친다는 것은 참 새삼스러운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요구하셨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절차를 거쳐야만 했습니다. 그것은 비록 그들이 아브라함 안에서 이미 하나님의 백성이었고 그 백성으로서의 복을 누려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꼭 필요했고 그래서 내면적으로도 자신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확인해야 했습니다. 그래야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의 관계가 반쪽 짜리 관계, 이름만 있는 관계가 아닐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구원얻은 하나님의 백성들입니다. 바울의 표현대로 창세 전에 택하심을 받은 순간부터 우리는 이미 하나님의 백성들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스스로 주님 앞에서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하나님과 나 사이의 관계는 그저 이름뿐인 관계인지 아니면 내 삶이 헌신된 그런 관계인지를 거듭거듭 물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질문을 던지고 또 정직하게 대답하는 것은 사실 오래 신앙생활을 해 온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꾹 참고 그렇게 해야 합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실제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의 언약이 맺어지기 까지 모세가 그들에게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주셨던 율법을 두 번씩이나 반복해서 들려주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때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우리가 준행하리이다.”라고 대답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하나님께서 세세한 율법을 주시기 전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똑같은 대답을 한 번 더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한 번의 언약을 공식화 하기 위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겠다는 대답을 자기 입으로 세 번씩이나 해야 했던 것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요. 첫째, 그만큼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데 따르는 특권과 복 뿐만이 아니라 책임도 분명하게 알고 또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복의 뒷면에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요구를 분명히 알고 또 받아들여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둘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따로 떼어서 하나만 받아들이고 하나는 버릴 수가 없는 것이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율법이 이런 역할을 했다면 우리에게는 복음이 이런 역할을 합니다. 복음은 우리에게 가장 복된 소식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해주는 능력이 있는 소식이며, 하나님의 자녀로 살게 하는 복된 소식이니까요. 그렇지만 복음은 동시에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아니라 반드시 하나님을 우리의 왕으로 삼아야 하며, 우리의 영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실제로는 그렇게 사는 것이 가장 복이지만, 복음은 분명히 우리에게 그런 삶의 결단을 요구합니다. 구원과 결단은 따로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이고 한번에 같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공식적으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으시기 전에 너희가 내 백성이 되려면 나의 법을 지키고 순종하는 일이 꼭 필요한데, 그래도 그렇게 하겠느냐고 세 번이나 거듭 거듭 확인하시고 또 확인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우리 스스로에게 반복해서 복음을 들려주어야 합니다. 반복해서 그 복음 앞에 나 자신을 세워야 합니다. 나는 정말 하나님을 왕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는가를 질문하고, 복음을 반쪽만 아니라 통째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질문해야 합니다. 그런 질문을 통해서 하나님을 진짜 나의 왕의 자리에 모시는 일을 끊임없이 하고 또 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같은 질문을 반복하신 두번째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겠느냐고, 그런 댓가를 지불할 수 있겠느냐고 물으시고 그런 계산을 충분히 하고서 내 백성이 되는 결단을 내리라고 말씀하시기 위해서 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무작정 예수님을 따르려는 어떤 사람들에게 누가 망대를 세울 때 자기가 가진 것이 얼마인지도 생각하지 않고서 망대를 세우거나, 전쟁을 해야 하는데 상대방을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도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전쟁에 뛰어들겠느냐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랬다가는 망대를 같은 맥락의 말씀입니다. 분명히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일, 그리고 예수님을 따르는 일에는 엄청난 특권과 복이 있지만 치러야 할 댓가도 전혀 적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에게 잘 생각해 보고 결정하라는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세 번이나 물으셨지만, 세 번 다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공식적으로 하나님의 백성으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세상에 참된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또 참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산다는 것, 그것은 그리 간단하고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분명히 댓가를 지불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 댓가는 이 세상이 줄 수 없는 하늘의 복, 그 평강과 은혜 그리고 풍성한 생명을 사기 위해 지불하는 값이지 그렇게 할 필요가 없는데 억지로 내버리는 쓸데 없는 낭비가 아닙니다. 작게 내놓고 크게 얻는 것이지 절대로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절대로 우리에게 억지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라고 하지 않으십니다. 분명하게 투자해야 할 것과 얻을 수 있는 것을 알려 주시면서 우리가 스스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스스로의 생각과 의지로 결단을 내리라고 하십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의 신앙이 억지춘향이 아니라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인격적인 헌신이 되게 하시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러셨듯이 꼭 때마다 다시 스스로에게 온전한 복음을 들려 주셔서 더욱 더 온전한 하나님의 자녀의 자리로 나아가시고 그래서 더욱 더 풍성한 약속된 복을 누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