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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4.12.11. 새벽예배 - 내게 예물을 가져오라 하고(출애굽기 93)






본   문 : 출애굽기 25장 1-9절




오늘 하나님을 믿는 현대인들은 사랑의 하나님에게 익숙해져 있습니다. 항상 사람들을 부드럽게 대해 주시고 선하게 대해 주시며, 사람들 때문에 항상 속상해 하시고 또 눈물 흘리시는, 그러면서도 항상 위로와 격려만 해 주시는 그런 하나님이 현대인들이 마음 속에 그리고 있는 하나님의 상입니다. 물론 하나님은 그렇게 해 주십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하나님께는 우리가 썩 반기지 않는 그런 성품과 모습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대면하며 또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섬기려면 우리는 그런 모습들 또한 하나니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우리에게 맞추려고 할 것이 아니라 그런 하나님께 우리를 맞춰가야 합니다. 때로는 그 이유를 다 헤아릴 수 없어도 일단은 그런 하나님께 순종해야 하며, 그 다음에 그런 하나님을 이해하려고 해야 합니다. 또 결국 그런 하나님을 다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그것이 내가 섬기는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바꾸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40일 동안 산 위에 머물게 하시면서 처음으로 주신 말씀이 바로 오늘 말씀입니다. 그런 말씀치고는 굉장히 독특한데요.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내게 예물을 가져오라 하고 기쁜 마음으로 내는 자가 내게 바치는 모든 것을 너희는 받을 지어다.” 물론 하나님께서 이렇게 요구하신 예물을 창고에 쌓아놓으시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으로 성막을 짓게 하시려고 그 재료가 되는 것들을 요구하신 것이지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예물을 가져오라고 요구하셨다는 것만큼은 틀림 없습니다. 재물이나 돈이 사람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것은 이전에 미리 생각해 보았으니까 오늘은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요점만 말씀드리면 우리가 물질이라고 부르는 ‘돈’이나 ‘재물’은 사람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 중의 하나이고 또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예물을 가져오도록 시키신 것은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가장 가치있게 여기며, 자신의 힘으로 여기는 그것을 달라고 하셔서, 그들이 하나님께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헌신하게 하셨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막연하게 마음 속으로만 하나님을 섬기는 것을 결코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사람들이 이런 경우에 자꾸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는 분이라고 하지 않으셨느냐고 말하지만 그것은 이미 헌신하는 사람들에게 적용해야 할 말씀이지 헌신하지 않는 사람들의 핑계거리가 될 수는 없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눈치나 보면서 할 말씀 하지 못하시는 하나님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분명하게 구체적인 헌신을 요구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그 헌신을 통해서 그 사람의 믿음의 진위를 판단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런 점에서 물질적인 부분에서의 헌신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둘째로 하나님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내는 것을 받으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예물을 바치라고 하셨던 하나님의 진짜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됩니다. 물론 신앙생활이라는 것이 항상 기쁨과 자원하는 마음으로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앞에서의 우리의 신앙과 헌신이 기쁘고 즐거운 것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리와 하나님 사이의 관계가 온전해야 하고 또 우리가 하나님을 진실로 사랑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께 물질적인 헌신을 할 때, 그것이 아깝거나 혹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물질적인 헌신은 우리 신앙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하나의 평가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 헌신이 그저 형식적이거나 아니면 인색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면 그런 만큼 우리 신앙은 본궤도에서 멀어져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세번째,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이 예물로 가져와야 할 항목도 다 정해주셨습니다. “청색 자색 홍색 실과 가는 베 실과 염소 털과 붉은 물 들인 숫양의 가죽과 해달의 가죽과 조각목과 등유와 관유에 드는 향유와 분향할 향을 만들 향품과 호마노며 에봇과 흉패에 물릴 보석이니라” 분명히 물질적인 헌신을 해야 합니다. 그것도 기쁜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거기다가 아무 것이나 가져가면 안됩니다. 하나님께서 꼭 필요하다고 하시는 그것만 가져가야 합니다. 그것도 아주 귀한 것들을 말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물질적인 헌신을 요구하시면서 제시하신 조건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제대로 섬기려면 우리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이런 것들을 요구하실 수 있는 분이시며 또 동시에 그런 것들을 요구하실만한 자격이 충분하신 분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하고, 또 그런 요구에 대해서 절대로 기분 나빠 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요구들에게 기쁘게 순종하고 헌신할 수 있을 때, 그 때 우리는 비로소 진실로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고 섬기는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신앙이란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한 분 밖에 없는 만유의 주인이시며 또 우리의 왕이기도 하시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시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신 다음에 이렇게 덧붙이십니다. “내가 그들 중에 거할 성소를 그들이 나를 위하여 짓되 무릇 내가 네게 보이는 모양대로 장막을 짓고 기구들도 그 모양을 따라 지을지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헌신과 순종입니다. 기쁜 마음에서 나온 헌신과 하나님의 말씀대로 따르는 순종! 그것을 기뻐하시며 그것으로 세워진 성소 가운데 거하시기를 기뻐하십니다. 그 옛날 광야의 성소가 하나님의 거처이었듯이 오늘 교회가 하나님의 거처임을 생각해 본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가 어떻게 세워져 가기를 원하시는 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가 우리들의 기쁘고 구체적인 헌신과 하나님의 말씀대로 따르는 기쁜 순종 위에, 우리의 손으로 세워져 가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우리 교회를 우리의 기쁜 헌신과 순종 위에 힘을 다해 세워갈 때,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우리 교회 안에 거하시기를 기뻐하실 것이며, 그렇게 거하시면서 우리에게 풍성한 은혜와 능력을 허락해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항상 기쁘게 헌신할 수 있는 마음과 말씀대로 순종할 수 있는 믿음을 주셔서 우리교회가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임재로 충만한 그런 교회로 세워져 가게 해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