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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수요일 저녁

2014.12.18. 새벽예배 - 제단, 성전뜰 그리고 등불(출애굽기 97)





본   문 : 출애굽기 27장 1–21절




오늘은 제단과 성막뜰, 그리고 등잔대 위의 등잔불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을 살펴 보겠습니다. 먼저 제단을 살펴 보겠습니다. 제단은 사방이 2미터 50센티미터쯤 되고, 높이는 150센티미터쯤 되는 결코 작지 않은 크기로 만들어 지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 제단에서 황소가 제물로 드려져야 했기 때문에 그만큼 클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제단은 단도 그렇지만 단과 관계되는 모든 것이 다 놋으로 만들어 지게 되어 있었습니다. 놋은 성경에서 크게 두 가지를 상징합니다. 하나는 능력이고 또 하나는 진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제단이 하나님의 능력과 진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성막의 기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사실 그 제단 위의 네 뿔을 보아도 제단이 그 두 가지와 관계가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뿔은 능력과 분노의 상징이었으니까요. 


제단은 무엇보다도 직접 제사가 드려지는 장소입니다. 제물은 제단 위에서 피를 흘리며 불 타 없어져야 합니다. 그 놋 제단 위에서 말입니다. 놋제단 위에서 생명을 잃고 또 불에 살라지는 짐승의 모습을 생각할 때, 우리는 죄인인 우리가 죄에 대해서 진노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원래 어떤 운명이 될 수 밖에 없는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원래 하나님 앞에 선 인간의 운명은 소멸입니다. 하나님의 진노 앞에서 불타 없어지는 것 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런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서, 비록 임시방편이지만, 하나님 앞에서 살 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쏟으셔야 할 진노를 그 놋제단 위에서 짐승에게 쏟으시고 잠시 진로를 거두어 들이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그 제단은 이내 용서의 능력을 쏟아내는 하나님의 능력의 통로가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공격해야 하는 하나님의 뿔이 그들을 용서하시고 그들을 위해 싸우시는 능력이 됩니다. 성도 여러분, 성도의 능력이 어디서 나올까요? 그것은 제단과 그 제단의 뿔에서 나옵니다. 거기서 우리의 죄가 용서되고 또 거기서 우리를 보호하시고 우리를 위해 싸우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흘러 나오니까요. 그래서 그 제단이야 말로 성도가 누리는 모든 은혜와 능력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제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제단은 바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가리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뿔이 달린 놋제단에서 드려지는 제사를 통해 살 길을 얻고 또 하나님의 능력있는 은혜를 공급받았던 것처럼 우리들 또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자신의 몸을 드려 제사드리신 덕분에 살 길을 얻고 하나님의 능력이 우리를 대적하는 능력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능력이 되는 것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항상 십자가의 은혜를 기억하고 또 그 은혜를 붙들고 살아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십자가는 언제나 우리 죄용서를 위한 은혜의 원천이고 하나님의 능력이 우리를 위한 능력이 되게 하는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성막 뜰은 백성들이 들어와서 함께 제사에 참여하도록 되어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백성들은 제물만 가져다 바치면 되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제사장이 제물을 잡아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동안 그 뜰에서 그 모든 것들을 지켜 보아야 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일에는 제사장이라는 중보자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제물을 바치는 사람 자신도 꼭 그 제사에 참여해서 거기서 제물을 통해 자신의 죄가 사해지는 것을 보아야 하고 또 용서가 선포될 때, 그 은혜에 참여하는 일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온전한 중보자가 되어 주셨다고 해서, 우리가 그 분 덕분에 죄 용서를 받았다고 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무 것도 남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날마다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자신이 죄 사함의 은혜를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해야 하며, 또 그 십자가에서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죄 용서의 선포를 듣고 또 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항상 자신을 십자가 앞에 세워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풍성함을 잊지 않을 수 있고, 그 은혜 앞에서 겸손해 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등잔대 위의 등불에 대한 말씀이 이어집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그 등잔대의 등불을 꺼지게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등잔대 자체가 하나님의 임재, 특히 성령님의 임재를 상징한다고 하면, 제사장의 직무는 바로 이스라엘 백성들 중에 항상 하나님의 임재가 머물러 있을 수 있게 애쓰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오늘날의 목회자가 제사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적인 지도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할 때, 교회 안에서 목회자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돌보는 교회 위에 하나님의 임재가 머물러 있도록, 그 교회가 항상 성령충만한 교회가 되도록 하는 일에 헌신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문득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사장들은 저녁부터 아침까지 매일 등잔 위의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그것을 지켜보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 지루함, 그 긴장감… 정말 제사를 드리는 일은 물론이고 제사장의 일이 정말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면서 제가 교회에서 감당해야 할 짐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사장들이 성전의 등불을 밤새 지켜 보아야 했듯이 나도 그 긴장감과 때로는 지루함도 잘 감당하는 파수꾼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이 오신 이후, 모든 믿는 자들에게 성령님이 임하신 이후 이 임무는 분명 모든 성도들에게 주어져 있기도 합니다. 자신이 자신의 제사장이니까 스스로 성령님의 충만하신 임재하심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영적인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하며, 하나님 앞에서 변함 없이 신실하기 위해서 때로는 끝나지 않는 지루함도 잘 감당해 내야 할 것입니다. 


죄 용서의 은혜와 능력도, 그리고 성령충만함의 은혜도 오늘 예수를 믿는 우리들에게는 이미 허락되어 있는 복들입니다. 그렇지만 이 복들의 복됨을 제대로 알고 또 누리려면 우리가 그 은혜를 구하는 자리, 그 은혜가 선포되는 자리로 나아가야 하며, 주신 은혜를 조심스럽게 지켜내려는 신실한 헌신도 분명히 필요합니다. 


항상 은혜를 구하시고 은혜를 지키시기 바랍니다. 제단 뿔에서 나오는 능력있는 죄 용서의 은혜를 구하시고 성령님의 비춰주시는 충만한 은혜 속에 사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교회의 혹은 자기 자신의 제사장으로서 부르심에 충성할 때, 하나님께서는 분명 우리에게 그런 은혜들을 끊임 없이 부어주실 것입니다. 언제나 이 은혜를 놓치지 마시고, 이 은혜가 충만한 가운데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