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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4.12.23. 새벽예배 - 에봇과 판결흉패(출애굽기 99)





본   문 : 출애굽기 28장 06–30절





언젠가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목회를 하면서 자주 자주 느끼게 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목사는 성도들과 하나님 사이에 끼어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엄밀하게 보면 목사는 결국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지만 그 일을 성도들을 돌보고 가르치는 일을 통해서 수행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것이 생각보다 굉장히 까다롭고 예민할 때가 많습니다. 성도들만 생각하면 그저 친절하고 부르럽게 목회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을 생각하면 바르고 엄격하게 하는 일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조화시키고 때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얼마든지 이해하고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목사라는 공인의 입장, 또 교회를 바르게 목회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항상 그럴 수가 없습니다. 때로 이 두 가지가 서로 부딛히는 상황이 되면 저는 정말 목사의 일을 하는 것이 싫어질 때도 많습니다. 제가 예민하고 딱딱하게 여러분을 대한다고 느껴지실 때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면 제가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끼어있는 역할을 하려고 끙끙대고 있을 때니까 그것 때문에 상처받지 마시고 제가 왜 그러는지 그 이유를 한 번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계속해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하나님 사이에서 아주 예민하고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제사장의 옷에 대해서 묵상을 하다보니 제사장의 옷에서도 제사장들의 쉽지 않았던 위치와 역할이 보여져서, 그리고 그것이 제가 하고 있는 일과 겹쳐져 보여서 잠시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도 계속해서 제사장의 옷을 생각해 보겠는데요. 오늘 함께 살필 부분은 에봇과 판결흉패, 그리고 거기 관련되어 있는 내용입니다. 이 두 가지는 제사장의 옷 중에서 가장 바깥 부분에 입는 옷들인데요. 에봇은 우리 복식으로 치면 앞치마처럼 겉옷을 덮는 형태로 되어 있고 판결흉패는 옷이라기 보다는 그 위에 덧붙이는 장식품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우선 에봇은 아주 화려한 색실로 짜여져 있었는데, 이는 제사장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하는 동시에 하나님을 섬기는 종이라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야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에봇의 어깨부분에는 어깨받이가 달려 있었는데, 이것은 에봇을 옷 모양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에봇에 다는 판결흉패를 에봇과 연결시키는 역할도 했습니다. 어깨받이에는 두 개의 호마노라는 보석이 넓적한 형태로 덧붙여지게 되어 있었습니다. 하나 하나는 금으로 태를 물리고 그 위에 각각 이스라엘 여섯지파의 이름을 새기게 되어 있었는데요. 여기에 고리를 달아서 에봇에 고정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이 두 개의 호마노를 기념보석이라고 부르시면서 ‘아론이 여호와 앞에서 그들의 이름을 그 두 어깨에 메워서 기념이 되게 할지며…’라고 하셨습니다. 


우선 보석과 보석에 새겨진 이름, 그리고 그 주위를 둘러싼 금은 하나님께 하나님의 백성들이 얼마나 중요한 사람들인지를 알게 해 줍니다. 하나님께 하나님의 백성은 보석과 같은 존재들입니다. 아주 귀하고 중요한 존재입니다. 금으로 둘러싸서 보호하실 정도로 그렇게 귀한 존재들입니다. 금이 하나님을 상징하는 금속이라면 이 기념보석은 우리에게 하나님께서는 항상 하나님의 백성들을 직접 보호하시고 또 붙들어 주고 계심을 나타내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 두 개의 보석에 각각 여섯 지파의 이름을 새겨 넣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제사장이 자기들 앞에 설 때마다 제사장의 어깨에서 함께 새겨져 있는 자신들의 이름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것을 통해서 무엇을 반복해서 기억하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 앞에서 하나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살다 보면 자기 지파, 자기 가족, 또 개인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사가 드려지는 날이면 그 모든 사람들은 한 제사장을 바라보며 그 제사장에 어깨에 함께 쓰여있는 자신들의 이름을 보게 됩니다. 그렇게 할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이 개인이나 가족, 그리고 지파만 고집해서는 안되는 사람들이며 항상 하나님 앞에서는 하나인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또 그 하나됨을 회복했을 것입니다. 


그 다음에 판결흉패에 대한 말씀이 이어집니다. 판결흉패는 이 중으로 짜여지게 되어 있는데, 그 중간에 우림과 둠밈이라는 물건이 들어갑니다. 이 두 가지는 하나님의 뜻을 묻고 분별하는데 사용하는 물건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 판결이라는 말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판결흉패 위에는 우리가 함께 읽은 대로 열 두 개의 보석이 옆으로 세 줄 아래로 내 줄로 장식됩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이스라엘 열 두 지파의 이름이 각각 새겨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흉패는 금 고리로 어깨받이와 연결되게 되어 있었습니다. 


판결흉패 위의 열 두 개의 보석 역시 이스라엘 백성들을 상징하는 것들이었는데요. 이 또한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얼마나 귀하게 보고  계시는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그렇지만 이 판결흉패가 어깨받이와 다른 점은 이 위에는 열 두 개의 보석이 올라가고 하나 하나마다 그 위에 각 지파의 이름이 새겨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어깨받이와 흉패는 같으면서도 다른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이스라엘은 어떻게 사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첫째, 이스라엘은 무엇보다도 구분 없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온전히 연합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안에 그 어떤 차이점이나 다양성도 없는 그런 방식의 연합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또 어떤 것은 귀하고 어떤 것은 천하게 여겨지는 그런 방식의 연합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각기 다르지만 하나를 이루어서 각기 자기 역할을 감당하는 일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섬기고, 그것을 통해서 서로를 더욱 풍성하고 온전하게 하는 그런 연합이어야 합니다. 마치 한 사람의 몸처럼 말이죠. 몸 안의 지체는 서로가 모양도 역할도 구조도 다 다릅니다. 그렇지만 몸 안에서는 하나로 완전히 연합되어 있고 그 안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면서 서로를 섬기고 세웁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그런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제사장은 그 판결흉패 뒤에 하나님의 뜻을 묻고 또 분별하는데 사용하는 우림과 둠밈이라는 물건을 넣고서 항상 하나님 앞에 서야 했습니다. 이것은 제사장에게는 제사를 드리는 역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묻고 분별하는 역할도 맡겨져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우리는 제사장이 항상 가슴에 열 둘이면서 하나인 이스라엘 전체를 담고  그 일을 했다는 것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이란 항상 하나님의 뜻을 묻고 분별해야 하며, 그렇게 해서 찾아진 뜻대로 순종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배우게 됩니다 


제사장의 옷 앞쪽에 위치하는 에봇과 어깨받침 그리고 판결흉배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귀한 사람들인지, 그리고 또 그런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어떤 사람들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너무나 잘 보여줍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께 별 것 아닌 사람들이 절대로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금테로 둘러쌓인 보석처럼 귀한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누가 뭐래도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의 기준으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세상적으로 어떤 모양이건 하나님께는 우리가 가장 귀한 보석입니다. 믿어지지 않으십니까? 그러면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보십시오. 그 위에서 예수님이 흘리신 보혈이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얻기 위해서 지불하신 값입니다. 그 피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안다면, 우리는 결코 무엇이 있고 없음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세속적인 가치 평가기준에 우리 스스로를 내맡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항상 그렇게 값진 존재로 서 있으려면 우리는 하나로 연합하여 서로 다른 일을 통해서 서로 서로를 섬기며 다른 지체들을 더 유익하게 하고 풍성하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묻고 분별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언제나 제사장의 가슴에 달린 열 두개의 보석들처럼 서로 다른 빛을 발하면서도 하나를 이루어 사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 항상 그 일을 위해서 하나님의 뜻을 묻고 분별하며 사는 우리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항상 하나님 눈 앞에 있는 제사장 옷에 달린 보석처럼 가치있고 빛나는 삶을 살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