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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1.08. 신년특별새벽기도회 4. 욥이 입으로 범죄치 아니하니라(특새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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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욥기 2장 1-10절




어제 우리는 욥기의 첫 장, 첫 부분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소명은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데 있다는 것과 우리가 그런 삶을 살아가려고 애쓸 때에만 우리의 삶도 영광스러워질 수 있다는 것을 묵상해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삶에는 영광도 있지만 그늘같아 보이는 부분도 있어서 의인의 고난을 경험하기 쉬운데, 이것은 오히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인증서 같은 역할을 해 준다는 것도 함께 묵상해 보았습니다. 이 두 가지는 우리가 성도로 살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방향지시등 같은 것입니다. 방향을 정할 때는 ‘거룩한 삶’이라는 등불을 따라가야 하고, 그 방향으로 가다가 시험과 어려움이 닥쳐 올 때는 ‘고난은 하나님의 인증서’라는 등불을 켜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시험을 이기고 다시 영광스러운 삶으로 되돌아 갈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어제 살펴보지 못한 부분의 이야기, 그러니까 하나님과 사탄이 욥을 사이에 놓고 벌인 1차전에 대한 결과를 살펴보는 일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사탄은 하나님의 허락을 받아서 욥의 삶의 주변을 쳤습니다. 그렇게 해서 하루 아침에 욥이 인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빼앗아 갔습니다. 그런데, 욥이 그 소식을 전해 듣자 마자 보인 반응은 정말 기가 막힙니다. 그는 일어섰습니다. 그리고는 입고 있던 옷을 찟었습니다. 그리고는 머리털을 밀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그 모습 그대로 땅에 엎드렸습니다.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했을까요? 성경은 그가 ‘예배’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한 후에 욥은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라”라고 고백하며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기쁘고 즐거운 찬양이 아니라 아프고 비통한 찬양이기는 했지만 욥은 그 충격적인 슬픔을 하나님을 향한 찬양으로 바꿔냈습니다. 그의 입술에서는 원망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찬양이 쏟아져 나왔던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1라운드는 하나님의 완승을 거두셨습니다.


그런데, 다시 하나님 앞에 돌아온 사탄에게 하나님은 내가 너의 말대로 했지만 욥은 끝까지 자신의 온전함을 지켜냈다고 자랑을 늘어놓으셨습니다. 한 번 지기는 했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던 사탄은 그러면 이번에는 그의 몸을 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그러면 욥도 하나님을 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번에도 하나님은 그러면 한 번 그렇게 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사탄은 이번에는 욥의 머리부터 머리부터 발끝까지 악성종기가 돋게 했습니다. 이 종기는 그저 아픈 것이 아니라 아픈 데다가 가렵기까지 했습니다. 너무 가려워서 질그릇 조각을 가져다가 온 몸을 긁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의 아내는 그러고 앉아있는 욥이, 그러면서도 화도 내지 않고 불평도 하지 않는 욥이 너무나 답답하고 한심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입을 열어 극단적인 말을 쏟아놓았습니다. “당신이 그래도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느냐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 욥이 벌을 받아 죽을 것이 두려워서 그렇게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비록 그런 지경이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욥은 하나님을 존중하고 사랑했기 때문에 초지일관 자기의 온전함을 지켜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속을 뒤집어 놓는 아내의 독설을 들은 욥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대의 한 말이 한 어리석은 여자의 말 같도다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즉 화도 받지 아니하겠느냐?” 정말 어마 어마한 믿음의 고백입니다. 10절 마지막 부분은 이런 욥을 이렇게 평가합니다. “이 모든 일에 욥이 입술로 범죄치 아니하니라” 


 우리가 거룩하게 살다가, 바르고 아름답게 살다가 당하는 시험을 잘 이겨내려면 이미 말씀드린 대로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거룩한 전쟁터라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틀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일들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애매히 당하는 고난’이 주는 시험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과정을 통과할 때, 항상 주의를 기울어야 하는 중요한 일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입술을 지켜내는 일입니다. 입술을 지켜내지 못하면 다시 그 시험의 무너뜨리는 힘에 붙잡히게 되기 때문입니다. 


1장 10절까지 하나님과 사탄 사이의 전투가 벌어졌음을 알려 준 다음, 욥기가 주목하고 있는 곳은 그 일을 통과해 가고 있는 욥과 욥의 아내의 입술입니다. 이것은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거룩한 삶을 잘 지켜내고 또 마음을 지켜내려면 우리의 입술을 제대로 지켜내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선 욥의 아내의 입술은 하나님 앞에서의 온전함을 스스로 부수고 망가 뜨리는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사랑하는 남편의 영혼까지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욥의 입술은 끝까지 하나님 앞에서의 욥의 온전함을 지켜내는 거룩한 파수꾼의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날의 문화는 마음 속에 있는 것을 다 바깥으로 표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문화입니다.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속에 담아 놓으면 병이 된다고 해서 오히려 바깥으로 표출하는 것을 지혜롭다고 추천하는 문화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그것이 나쁜 것이고 하나님께 죄가 되는 것이라면 절대로 바깥으로 내보내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성경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말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힘 때문인데요. 물론 우리 마음이나 생각 속에 있어도 나쁜 것은 나쁜 것이고, 죄는 죄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아직 우리 속에 담겨 있는 것은 아직 이 세상 바깥으로 나오지 않은 아무런 영향력도 없고 실체도 없는 그런 상태로 남아있게 됩니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의 입술을 통해서 일단 이 세상으로 나온 후에는 그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것이 됩니다. 그러면 말은 소리라는 파장을 통해 확실한 실체를 지니게 되고 엄청난 힘을 지닌 의미를 전달하게 됩니다. 


욥의 아내가 자신이 했던 말과 같은 생각을 그냥 마음에 품을 수는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그런 상황에서는 자동적으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 생각만으로는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할 일도 없습니다. 그저 머리를 흔들어 그런 생각과 감정을 잘 다스리면 됩니다. 그러나, 일단 그 생각이 그의 입을 통해 바깥으로 나오니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 말은 그가 하나님 앞에서 지은 큰 죄가 되었고, 또 다른 사람을 죄 짓도록 만드는 강력한 유혹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반면에 욥의 입술은 정반대의 역할을 했습니다. 아마도 욥의 마음과 머리 속에도 하나님을 향한 온갖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이 자리 잡았을 것입니다. 사람이었다면 그렇지 않을 수가 없었겠지요. 그렇지만 욥은 그런 감정과 생각을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겠지만 오히려 한 번은 하나님을 찬양했고, 또 한 번은 하나님의 주권에 완전히 순종하는 고백을 했습니다. 아내의 치명적인 자극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그런 것들이 죄가 되지 않도록 제어했습니다. 그 결과 그의 입술은 스스로 죄를 짓고 또 남에게 죄를 짓도록 자극하는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 앞에서의 그의 온전함을 더욱 더 단단하게 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다 경험해 보셔서 아실 겁니다. 입술을 지켜내면 나의 온전함, 나의 믿음, 내 마음, 내 생각, 심지어는 하나님 앞에서의 나의 삶까지 입술을 지켜내지 못했을 때 지킬 수 없는 수많은 것들을 함께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입술을 지키지 못하면 지켜내야 할 수많은 것들을 동시에 허물어 뜨릴 수 있습니다. 말은 그만큼 세우는 힘 뿐만 아니라 허무는 힘도 강합니다. 그래서 어려운 일을 겪을 때, 특히 바른 길을 가다가 어려운 일을 겪을 때, 우리가 가장 주의 깊게 잘 살피며 지켜야 할 우리의 지체는 바로 우리의 입술입니다. 부정적인 상황에서의 우리의 입술은 우리 스스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온전함을 깨뜨리고 또 다른 사람들의 온전함을 깨뜨리는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우리 스스로의 온전함을 지켜내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지켜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귀중한 교훈입니다. 


오늘 아침 기도제목을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올 한 해 동안 여러가지 부정적인 상황을 만나더라도 무엇보다 나의 입술을 잘 지키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나의 입술이 나의 온전함이나 다른 사람들의 온전함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세우고 더욱 더 온전하게 하는 거룩한 도구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올 한 해도 우리는 수많은 말을 할 것이고, 서로 서로 수많은 말들을 주고 받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올 한 해도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입술에 파수군을 세우게 하셔서 우리의 입술로 범죄함이 줄어들게 하시고, 또 우리의 입술이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거룩한 도구가 되게 해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