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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1.30.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출애굽기 26-2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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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1월 30일 금요일




오늘 함께 읽은 부분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알려주신 성막의 설계도와 제사장의 옷에 대한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일단 우리가 이 부분을 읽어보면 하나님께서는 그 어느 것 하나 사람들이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성막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곳이었고 제사장은 그 성막에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을 연결시켜 주어서 하나님의 은혜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해지게 하는 역할을 담당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하나님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다는 것이 실은 얼마나 까다롭고 예민한 일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사람은 원래 전혀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할 수 없는 상태에 있습니다. 이미 죄를 지니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사실 하나님의 은혜가 사람들에게 주어진다는 것 자체가 정말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요 또한 그 은혜만이 일으킬 수 있는 기적입니다. 우리가 성막과 제사장들의 옷에 대한 말씀을 읽으면서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그것이 아닌가 합니다. 은혜는 절대로 값싸지 않습니다. 거저 주어지니까 값싸다고 생각하고, 너무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있는데, 하나님께서 은혜를 거저 주시는 이유는 그 은혜를 우리의 힘으로 얻을 수도 없고, 또 값을 주고 살 수는 더더욱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떤 은혜를 받든지, 심지어는 하찮게 여겨지는 은혜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항상 그 사실을 잊어버리면 안됩니다. 그러면, 우리의 신앙은 겸손과 감사가 사라진 매마른 신앙이 되기 쉽습니다.


우리가 성막을 생각할 때, 주로 그 구조와 성물들 하나 하나에 신경 쓰느라고 지나치기 쉬운 것이 있어서 오늘은 그것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첫번째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성전과 성물, 심지어는 제사장의 복장을 만드는 데 들어간 재료는 모두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가지고 나온 것들 중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드린 것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애굽 땅은 거룩한 땅이 아닙니다. 온갖 우상이 들끓었던 곳입니다. 그 당시 보석과 장식품들, 그리고 귀한 것들은 거의가 다 종교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막을 세우기 위해서 드린 것들은 그것 자체로 하나님께 깨끗하거나 귀한 것들을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 습니다. 그런데, 이건 것들 중에서 취해진 것들이 성막과 성전의 성물들의 재료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은 속되고 저것은 거룩하다고 나누는 버릇이 있습니다. 교회 안은 거룩하고 교회 바깥은 속되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삶은 절대로 그렇게 나눌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몸을 담고 살아가는 이 세상 자체는 거룩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속되기도 합니다. 그 모든 곳이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곳이나 거룩하지만 또 이런 저런 죄 때문에 더럽혀져 있기도 하니까요. 물론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어떤 것은 그것 자체로 더럽고 속되다고 하신 것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훈련시키고 교육시키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이지 그것 자체가 본질적으로 더럽고 속되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결국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만드실 때, 애초부터 하나님께 더럽고 속된 것도 만들었다는 뜻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완전하지 않습니다. 완전히 깨끗하지도 않고 완전히 거룩하지도 않습니다. 모든 것이 다 마치 애굽의 보화와 같이 귀하기도 하지만 속되기도 한 이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기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기뻐하십니다. 그것이 죄악된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면,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기뻐하십니다. 그것을 거룩하다고 하시며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의 일을 해 나가십니다. 


또 하나 성막은 이렇게 훌륭한 재료만 있다고 저절로 세워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성막이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지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성령님을 통해 재능을 주신 사람들의 손으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지어지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것들을 하나님께서 직접 만드실 수도 있으셨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마음에 꼭 드셨을 것이고 또 가장 완전하게 만들어 졌겠지요.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일을 하나님께서 재능을 주신 사람들의 손에 맡기셨습니다. 저는 이 속에 하나님의 일을 이루고 하나님의 교회가 세워져 가는 이치가 숨겨져 있다고 믿습니다. 하나님의 일, 그리고 교회가 세워져 가는 일은 분명히 하나님께서 하십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능력과 재능을 통해서 하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또 교회를 세워가려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섬기려는 헌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세상이 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또 우리를 몸을 가진 존재로 만드신 것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고 또 하나님의 영광을 이루어 가시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이 전부다 다 깨끗하지 않고 우리의 가장 순수한 노력까지도 어느 정도는 죄에 오염되어 있을지라도 여전히 하나님께서는 그런 것들을 귀하게 여기시고 또 그런 것들을 필요로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삶에 주어진 것을 최선을 다해서 하나님께 드려야 하며, 우리에게 주신 능력과 재능을 하나님의 일을 이루는데 사용하기 위해서 애써야 합니다. 성막은 백성들이 하나님께 드린 애굽의 보화와 하나님께서 적절한 재능을 주신 사람들의 헌신으로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그 곳이 바로 하나님의 백성들 중에 하나님께서 거하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의 거처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우리의 삶과 교회, 나아가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하나님께서 계시는 곳,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가 부어지는 곳이 되게 하는 원리입니다. 


오늘은 애굽의 보화로 이루어진 것 같은 우리의 삶이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과 헌신을 통해서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거처가 되고 또 은혜의 자리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하나님께 무엇을 드리든 기쁘게 인색하지 않은 마음으로 드리고, 또 나에게 주신 재능이나 힘을 하나님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기 위해서 우리 안에 거하시는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 삶 속에 우리와 온전히 함께 해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