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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3.11.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민수기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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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3월 11일 수요일




민수기 20장은 그 유명한 므리바 물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백성들이 마실 물이 부족해 지자 또 다시 모세에게 대들었습니다. 그들의 말은 아주 교묘했습니다. 자기들을 ‘여호와의 회중’이라고 부르면서 ‘너희가 어찌하여...’라는 말로 모세와 아론을 비난하고 모함했으니까요.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들과 하나님을 한 편에 묶고 모세와 아론을 그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해를 가하는 가해자로 만든 것입니다. 정말 악하죠? 똑같은 죄가 발전하고 있습니다. 더 교묘해지고 사악해 집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같은 죄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 죄는 더욱 더 깊어지고 악해 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처리되지 못하고 반복되는 죄들의 특징입니다. 죄는 똑같이 반복되는 법이 없습니다. 한 번 한 번 죄가 반복될 때마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마음 속에 그 뿌리를 더욱 더 깊게 내리기 때문에 죄는 심해지고 악해 집니다. 그렇게 하면서 오히려 죄에 대한 사람들의 감각을 더 무뎌지게 만듭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번에는 이스라엘의 죄를 이스라엘을 벌 주는 일로 처리하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이상의 행동을 취한 아론과 모세에게 벌을 내리셨습니다. 우리로서는 참 이상하게 보입니다. 왜 또 다시 반역을 하고 죄를 지은 이스라엘 백성은 그냥 내버려 두시고 그런 이스라엘 때문에 일시적으로 화가 나서 실수를 한 모세와 아론을 그렇게 벌 주셨는지 말이지요. 그런데, 바로 이것이 하나님께서 당신이 세우신 지도자들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시는 지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저도 그리 훌륭하지는 못합니다만 저는 요즘 교계의 지도자들의 행태를 보면서 과연 저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세우신 공인으로서 하나님을 두려워 하면서 저렇게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들은 마치 자신들이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모세와 아론이 하나님께서 세우신 지도자로서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드러내지 못한 것으로 그런 수고를 하고도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 것을 보면 하나님께서 주신 지도력을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일인지 짐작이 갈텐데 말이죠. 다시 한 번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제가 목회를 하다가 오히려 믿음을 따라 행하는데 실패하고 그래서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가리우는 역할을 하지 않도록 꼭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우리가 소위 영적인 지도자라고 부르는 목회자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누구나 교회에서 그리고 세상에서 얼마만큼의 영적인 영향력이나 지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모든 성도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믿음을 따라 행동해야 하며 또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드러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고 애써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영적인 책임과 권위가 크면 클수록 더욱 더 그렇게 해야 합니다. 모세와 아론은 자기의 위치에서 그렇게 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의 영적인 영향력이 그만큼 컸기 때문에 그토롟 소망하던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벌을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조금 혼란스럽고 일관성이 없습니다. 먼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데스에 사는 에돔 왕의 방해로 짧은 거리를 멀리 돌아갈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아론이 광야에서 죽고 대제사장 직분이 그의 아들 엘르아살에게 계승된 이야기, 아랏 왕과 싸워 이긴 호르의 승리 이야기, 그리고 또다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반항하다가 많은 숫자가 하나님께서 보내신 불뱀에 물려 생명을 잃고 또 다시 높이 들린 놋뱀을 바라보는 일을 통해 겨우 고침을 받고 또 건짐을 받은 이야기, 그 다음에 이어지는 광야 여행 이야기와 마지막으로 우리가 잘 아는 아모리왕 시혼, 그리고 바산왕 옥과 싸워서 승리를 거둔 이야기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시간 순서대로 주욱 기록해 놓았으니 이야기가 이런 일관성 없는 모양이 될 수 밖에 없었겠지만, 그래도 참 다양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마도 성도 개인이나 한 교회의 역사를 그냥 시간 순서대로 기록해 놓으면 이렇게 일관성도 통일성도 없는 이야기들이 혼합된 모양이 될 지도 모르겠는데요. 그렇다고 해도 사실 우리 성도들의 이야기, 그리고 성도들로 이루어진 교회의 역사가 이런 모양이 될 필연적인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분명히 이스라엘 백성들의 광야 여행은 약속의 땅인 가나안 땅을 차지하는 일과 연장선상에 있는 일입니다. 이 말은 광야 여행이나 가나안 땅을 차지하는 일이나 똑같은 원리를 지니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믿음으로 순종하면 승리하게 되고 불신앙으로 불순종하면 큰 어려움을 당한다는 원리입니다. 가까운 길도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원리입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이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이스라엘의 역사가 이런 식으로 뒤죽 박죽 혼란스러울 이유가 없습니다. 만약 이스라엘 백성들이 계속해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지키고 또 그 믿음으로 하나님께 순종했다면 그들 앞에는 항상 승리만 있었을 것입니다. 어두움은 없고 빛만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의 역사 는 그들의 반복되는 불신앙과 불순종으로 인해서 얼룩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얼룩 중에서 어두운 무늬에 속하는 곳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고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볼 때, 완전한 믿음이나 완전한 순종으로만 가득 채워지는 그런 개인의 삶이나 교회의 역사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심한 얼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당연하다고 보아서는 안됩니다. 최선을 다해서 어두운 부분이 적어지도록 애쓰고 힘써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믿음으로 순종하고 믿음으로 승리한 이야기가 우리의 삶과 교회의 역사에 더 많이 기록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믿는 사람들의 정상적인 이야기이니까요. 


그러나,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 이런 보기 싫은 얼룩이 보이고 또 사실 밝은 부분보다는 어두운 부분이 더 많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은 그런 그들을 이끌고 계속해서 약속의 땅으로 이끌어 가셨습니다. 포기하지 않으시고 말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영적인 실패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부족함과 범죄함에 대해서 너무 깊게 실망한 나머지 자포자기한 상태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때로 우리의 실패와 범죄함 때문에 하나님을 믿는 우리의 삶에 밝은 곳보다는 어두운 곳이 더 많아 보일 때에라도 하나님은 여전히 약속에 신실하신 분이심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징계를 받고 있는 그 순간에도 말입니다. 그 순간에도 우리를 우리가 가야할 영광의 나라로 인도해 가고 계십니다. 이것이 우리가 언제나 변함 없이 의지하고 또 의지해야할 진리입니다. 


언제나 우리 자신의 삶에 될 수 있는대로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그리고 어두운 부분 보다는 밝은 부분이 많아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일에 실패하더라도 우리는 실망해서는 안됩니다.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의지하고 또 의지하면서 우리의 삶을 하나님의 뜻에 맞춰서 믿음으로 살아가는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하시되 항상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의지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광야를 여행하는 것 같은 우리의 구원의 여정을 하나님을 믿음과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드러내는 흔적들로 채워가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우리의 신앙여정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더 밝은 색깔로 칠해져 가는 아름다운 그림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