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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3.12.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민수기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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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3월 12일 목요일




이스라엘 자손들은 아직 요단강을 건너서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이었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은혜로 요단 동편의 땅들을 차례로 점령해 갔습니다. 물론 중간에 놋뱀사건이 있었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요단동쪽 땅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입장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선물을 주신 것이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입장에서는 선물을 받은 것이었지만 요단 동쪽에 살았던 민족들 입장에서는 전쟁에 진 것이고 땅을 빼앗긴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그 지역에 살던 모든 백성들은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점점 더 자기들을 향해서 거리를 좁혀 오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면서 맞붙어서 싸워서는 절대로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전혀 다른 전략을 짠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모압 왕 중의 한 명이었던 십볼의 아들 발락이었습니다. 발락은 상황 파악에 굉장히 빨랐던 것 같습니다. 그는 이 싸움은 군사력 면에서만 보아도 자신들이 승산이 없지만  그 전쟁에는 더 중요한 영적인 측면이 있고, 그것이 이 싸움의 결정적인 부분이라는 것을 간파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브올의 아들 발람에게 사신을 보냈습니다. 발람은 아주 독특한 인물입니다. 어떻게 해서 그가 그런 사람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이미 자기 고향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었고 또 선지자였습니다. 발락은 그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여호와라는 신의 선지자이니 결국 그를 통해서 여호와의 이름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저주하면 그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발락이 보낸 사신들은 두둑한 복채를 가지고 발람을 회유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저주해 달라고 말입니다. 이 이야기가 정상적으로 끝나려면 바로 이 지점에서 끝나야 합니다. 발람은 그 사신들에게 어디 와서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느냐고 그들을 꾸짖어 돌려보내면서 다시는 오지 못하게 했어야 했으니까요. 


그러나 발람의 우유부단함은 이 이야기를 그렇게 멋지게 끝내지 못하고 질질 끌고 갑니다. 그는 자기를 찾아온 사신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 밤에 여기서 유숙하라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는 대로 너희에게 대답하게 하리라” 여러분, 이게 물을 필요가 있는 일입니까? 하나님께 하나님의 선지자가 내가 하나님께서 애굽에서부터 여기까지 데리고 오신 하나님의 백성을 저주해도 되겠느냐고 묻는다면 하나님께서 뭐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이것은 묻고 자시고 할 일도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는 사신들을 머물러 놓고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그리고는 하나님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리면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사람이 너무도 분명한 것을 물을 때에는 궁금해서가 아닙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따로 있고 그것이 욕심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르는 척 “그들과 함께 가지고 말고 그 백성을 저주하지도 말라”고 대답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발람은 아침 일찍 일어나 사신들에게 자신은 그들을 따라갈 수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그리고 사신들은 돌아가서 발락에게 그대로 전했지요. 발락은 또 다시 더 높은 신분의 사신들을 보냈습니다. 아무 생각말고 자기에게 오라고 와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저주하기만 하면 아주 존귀하게 높여주겠다고 제안하면서 말입니다. 발람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은금을 내게 줄지라도 내가 능히 여호와 내 하나님의 말씀을 어겨 덜하거나 더하지 못하겠노라”라고 말입니다. 이번에 발람은 한 걸은 더 나갔습니다. 더 높은 사람들을 보내서 너를 존귀하게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하니까 마음이 조금 더 흔들렸습니다.   


발람은 다시 한 번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하나님께 물었고 하나님께서는 이번에는 계획이 있으셔서 따라 가기는 가되 가서는 내가 너에게 하라는 말만 하라고 그렇게 단서를 붙이셨습니다. 그래서 드디어 발람은 사신들을 따라 나섭니다. 자기가 언제나 타고 다니던 나귀를 타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길을 나서는 발람을 천사를 보내셔서 가로 막으셨습니다. 물론 참 이상하게도 막상 그 사자를 보아야 할 발람은 보지 못하고 발람이 타고 가던 나귀만 그 천사가 칼을 들고 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귀는 앞으로 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발람은 나귀에게 채찍을 댑니다. 하는 수 없이 나귀는 천사를 피해서 옆으로 지나가려고 하다가 밭두렁에 빠집니다. 발람은 또 채찍을 들었습니다. 길로 올라왔지만 천사가 이번에도 그 길을 가로 막았고 그래서 나귀는 결국 그것을 피하려고 하다가 발람의 발을 벽에다 긁고 말았습니다. 발람은 나귀를 더 심하게 두들겨 팼습니다. 천사는 이제는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는 좁은 길로 몰아갔습니다. 나귀는 버티고 섰지요. 그러자 화가 난 발람은 이번에는 나귀를 지팡이로 두들겨 팹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는 나귀의 입을 열어서 말을 하게 하셨습니다. 나귀는 도대체 왜 나에게 이렇게 하느냐고 평생 그런 적이 없다고 이렇게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발람에게 따져 물었습니다. 정말 놀랍지요? 하나님께서는 마음만 먹으시면 나귀가 말을 하게 하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탁월한 논리로 자기 주인과 토론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나귀가 그렇게 말할 때, 발람의 눈이 드디어 열렸고 그래서 자기 앞에 칼을 들고 서 있는 천사를 보게 되었고, 하나님께서는 천사를 통해서 발람이 하나님 앞에서 악하기 때문에 그를 막으려고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보내신 천사를 보지 못했습니다. 끝까지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보다 못한 하나님께서는 너무나 답답한 나머지 나귀의 입을 열어 말을 하게 하셨고, 그 일로 제정신으로 돌아온 발람의 눈에 비로소 칼을 들고 서 있는 무시무시한 천사가 보이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지 모릅니다. 하나님의 선지자, 하나님의 음성까지 듣는 하나님의 선지자가 나귀보다도 영적인 눈이 어두울 수 있다니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께서 천사를 통해 발람에게 하신 말씀 중에서 발람이 그런 지경이 된 이유를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발람에게 가라고 하셨습니다. 가서 내가 시키는 말만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발람은 길을 나선 것이지요.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런 발람을 막아 서셨습니다. 그리고 네가 악하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너를 막으려고 나왔다고 하셨습니다. 이상하지요.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가라고 하셔놓고 이렇게 가로 막고 계시니 말입니다. 그러나, 발람은 지금 가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허가를 받고서 길을 나서기는 했지만 그 마음에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습니다. 많은 재물을 얻을 생각, 그리고 자기를 데리러 온 사람들처럼 높은 지위를 얻고자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것을 악하다고 하신 것이고, 발람은 바로 그런 욕심 때문에 심지어는 자기가 타고 다니는 나귀보다도 영적인 분별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어떤 상황의 옳고 그름에 대해서 남들은 다 아는데 이상하게도 당사자만 모르고 있고 아무런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는 그런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판단력이 없을까 이해할 수가 없을 정도로 생각이 흐려진 사람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할 것 하나도 없습니다. 그게 욕심에 휘둘린 사람의 모습입니다.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고, 그 원하는 것에 대한 욕심에 빠지게 되면 남들은 누구나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 조차도 전혀 판단하지 못하게 됩니다. 오늘날 많은 성직자들이 그렇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지 남들은 다 아는데, 심지어는 믿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다 아는데 정작 자기 자신만 모릅니다. 모를 뿐만이 아니라 당연하게 생각하며, 오히려 그 일의 잘못된 것을 알고 그것일 말리려고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까지도 비난하게 됩니다. 나귀를 때린 발람처럼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발람의 마음을 모두 알고 계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를 통해 하나님의 일을 하시려고 하시지만 그는 지금 다른 생각을 품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 욕심에 빠져서 분별력을 잃어버린 발람을 한 번 경고하시고 또 일깨워 주시려고 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욕심에 빠져서 자기 앞에 칼을 들고 서 있는 천사도 보지 못하고 애꿎은 나귀만 두들겨 패고 있으니 하나님께서는 나귀의 입을 열어 그를 깨닫게 해 주셨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욕심에 빠지면 우리는 모든 분별력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는 뻔한 위험도 보지 못하고 또 하나님의 경고도 듣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내가 무엇을 향해 움직이는 이유가 혹시 욕심 때문은 아닌지, 그리고 그 욕심 때문에 꼭 보고 들어야 할 것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를 잘 살펴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고 귀하게 여기는 것일 수록 나에게는 더 큰 유혹이 될 것이고 또 그만큼 내 눈을 가리기 쉽습니다. 그러면 발람처럼 하나님의 뜻을 따른다고 하면서도 정작 따라가는 것은 자신의 욕심이 되어 가장 위험한 발걸음을 옮기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항상 우리 안에 남이있을 수 밖에 없는 욕심을 잘 파악하시고 또 다스리셔서 영적인 분별력을 잃지 않고, 위험한 유혹을 이기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