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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5.08.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여호수아 15-1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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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5월 8일 금요일




여호수아 13장부터 21장 까지는 이스라엘 열 두 지파에게 할당된 땅들과 각 지파가 그 땅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15장과 16장도 그 일부분인데요. 여기에는 유다지파와 에브라임과 서쪽 므낫세 지파에게 할당된 곳이 어디 어디인지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일단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렇게 모든 지파에게 골고루 땅을 알맞게 나누어 주신 일을 통해서 하나님 앞에서의 우리의 삶 또한 그렇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우리 자신을 비교하는 일에 굉장히 익숙합니다. 그런 일은 시키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하고 있지요. 그리고 그런 비교를 통해서 저 사람은 나보다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고, 또 나는 저 사람보다는 나은 위치에 있다고 하는 평가를 내립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통해서 열등한 감정과 우월감을 느끼곤 합니다. 감사를 느끼기도 하고 불평과 불만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내가 지금 어느 곳에 있는 것, 그리고 어떤 상황에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거기 나를 두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분명히 내가 그 자리를 선택한 것도 있구요.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가 자신의 땅을 할당 받을 때, 그들은 억지로 배당받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각자가 제비를 뽑았고 그래서 그 땅을 얻게 된 것입니다. 물론 제비뽑기는 하나님의 뜻을 확인하고 확정짓는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말이지요. 


시편 105편을 보면 ‘하나님께서 내게 줄로 재어준 구역은 아름다운 곳에 있음이여!’라는 고백이 나옵니다. 저는 이것이 모든 성도의 고백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비교해 보면 더 아름다운 곳도 있고, 더 비옥한 곳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가진 그런 땅들에 비하면 내가 있는 곳은 정말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겠지요. 불공평한 것처럼 보이구요. 그렇지만 우리는 믿음으로 고백해야 합니다. 지금 내가 있는 그 곳이 적어도 지금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줄로 재어준 나의 구역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 나에게는 가장 적절한 곳이고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믿음의 역할입니다. 우리가 남과 비교하면서 눈에 보이는 대로 평가하고 판단하느라고 정작 그 속에 숨겨져 있는 하나님의 뜻을 놓치고 그 때 꼭 필요한 은혜를 놓치는 것을 방지하게 해 주는 것 말입니다. 왜 이스라엘 백성들이라고 해서 그 당시 할당받은 땅에 대해서 불만이 없었겠습니까? 눈이 있고 생각이 있었는데요. 분명히 서로 서로 할당받은 땅을 비교했을 것이고 그래서 누가 차지한 땅이 더 좋은 땅인지를 판단했을 것입니다. 그런 판단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니까요. 그러나 그들은 거기서 멈춰서지 않았습니다. 비록 그 땅이 다른 지파들이 차지한 땅보다 못한 땅이라는 판단이 섰어도 완전하신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나누어 주신 분깃이 가장 적절한 것이라는 믿음으로 그 불만과 불평을 잠재웠습니다. 


신앙생활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눈 앞에 보이는 현실과 몸으로 경험되는 경험 자체가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런 것들에 대한 나의 반응입니다. 우리도 사람입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것과 몸을 경험되는 것이 믿지 않는 사람들과 다른 것은 아닙니다. 그런 것은 똑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에 대한 성도들의 반응은 달라야 하고 또 달라져 가야 합니다. 성도들은 항상 자신의 삶과 이 세상을 하나님께서 섭리하시고 다스리심을 믿고 고백하는 사람들이니까요. 현실과 경험에 그 믿음과 그 고백이 더해질 때, 그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이루어져 가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내 삶이라는 나에게 주신 이 구역이 얼마나 풍성한 곳인지를 알게 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 나의 자리의 객관적 상황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일이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자리를 어떻게 하나님이 정말로 나에게 주신 곳답게 만들어 가느냐 하는 것입니다. 갈렙과 그 조카인 옷니엘을 보십시오. 갈렙이 할당받은 땅은 좋지 않은 땅이었습니다. 정복하기가 가장 어려운 산지였습니다. 거인들이 사는 땅이었구요. 그렇지만 그들은 그 곳이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주신 아름다운 분깃이라는 것을 믿음으로 고백하며 적극적으로 그 땅을 취했습니다. 옷니엘은 불모지인 네게브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땅으로 취했습니다. 성도는 그래야 합니다. 그렇게 하나님께서 주신 자리라고 한다면 바로 그 곳을 자기 분깃으로 믿고서 그 땅을 약속의 땅으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할 때, 그 일을 방해하는 것은 비단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한 판단 뿐만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것을 믿음으로 받지 못하는 것만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대개가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들에게 할당된 땅을 차지한 이야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흐름을 깨는 아주 작은 기록 두 개가 그 안에 들어 있습니다. 15장 63절과 16장 10절입니다. 15장 63절은 “예루살렘 주민 여부스 족속을 유다자손이 쫓아내지 못하였으므로 여부스 족속이 오늘까지 유다 자손과 함께 예루살렘에 거주하니라”라고 기록하고 있고, 16장 10절은 에브라임 족속의 정복전쟁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들이 게셀에 거주하는 가나안 족속을 쫓아내지 아니하였으므로 가나안 족속이 오늘까지 에브라임 가운데에 거주하며 노역하는 종이 되니라”라고 이야기 합니다. 물론 앞으로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한 번씩 나오겠지만, 여호수아서는 가나안 땅을 분배받은 지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처음부터 이스라엘 백성들의 가나안 정복이 큰 틀에서 보면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완전히 그렇지는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우선 유다족속은 예루살렘에 살던 여부스 족속들을 쫓아내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여호수아서가 기록될 때까지 예루살렘에는 여부스 족속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전쟁이 계속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차차 시간이 지나면서 유다지파는 우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완전히 승리하지 않은 채로 전쟁을 끝냈고 그래서 그 성에서 그들과 함께 어울려 살게 되었을 것입니다. 에브라임 자손은 아주 실리적인 이유에서 자기들에게 주어진 땅에서 가나안 사람들을 쫓아내지 않았습니다. 이미 전쟁에서는 완전히 이겼고 그래서 충분히 쫓아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것은 그렇게 전쟁에 진 가나안 족속들에게 노역을 시키기 위해서 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각 지파에게 나눠주신 땅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완전한 정복을 약속한 땅입니다. 그렇다면, 어찌 되었든지 전쟁을 완전히 끝내고 그 땅을 완전히 차지해야 합니다. 그 때까지는 싸움을 끝내서는 안됩니다. 원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때로는 가나안 거민들의 진멸을 명령하시고, 때로는 그 사람들을 모두 거기서 쫓아내라고 하셨던 것은 단순히 땅을 차지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거기 살던 원주민들에 대한 형벌이었습니다. 그들은 그 땅에 살면서 너무 심하고 무거운 죄로 땅을 더럽혔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일을 대신 맡아서 하는 형집행 대리인들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스라엘은 그 땅을 차지하는 것 뿐 아니라 그들을 그 땅에서 더 이상 살지 못 하게 하는 역할도 해내야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지파들은 적당히 타협했기 때문에 그들을 쫓아내지 못했고 어떤 지파들은 실리적인 이유에서 그들을 쫓아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나님께서 줄로 재어준 구역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드는 일을 하지 못하거나 포기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삶의 자리를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아름다운 분깃으로 만들고 하나님 나라의 일부로 만들려면 일단 우리는 그 곳이 어떤 자리이건 그 곳이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나를 위한 가장 적절한 자리로 받아들일 수 있는 믿음을 가져야 하지만, 그렇게 하고 나면 그 때부터는 끊임 없이 그 자리를 정말 하나님 나라의 일부분이 되게 하기 위해서 싸움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에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고 또 현실적인 유혹도 있겠지만 끝까지 그 싸움을 포기하면 안됩니다. 


성도 여러분,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그 자리, 우리 살아가는 그 삶의 자리가 바로 하나님께서 나에게 줄로 재어준 가장 아름다운 구역입니다. 이제 우리는 내 삶의 자리 전부를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약속의 땅이 되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대장되시는 하나님과 더불어 믿음의 싸움, 거룩을 위한 싸움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러면 내 삶의 자리는 점점 더 하나님 나라를 닮아가게 될 것이고, 또한 정말 아름다운 나의 분깃이 되어 갈 것입니다. 정말 끝까지 싸우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싸워서 우리에게 주신 약속의 땅에 살 수 없는 것들을 끝까지 몰아내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우리 삶 속에서 함께 거할 수 없는 것들이 쫓겨가고 물려가는 것을 보는 권능있는 삶을 사는 성도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