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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5.12.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여호수아 19-2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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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5월 12일 화요일




오늘 본문은 열 두 지파들에게 분배된 지역과 성읍의 목록이 마감되고 그렇게 분배된 각 지역에 꼭 두어야 할 두 장소, 그러니까 도피성과 레위인의 거주지에 대한 내용 중 도피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어딘지도 모르고 도대체 읽기도 힘든 지명과 성읍들의 이름을 모두 읽고나서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각각의 지파들에게 그 지파들을 위해서 땅을 분배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각각의 지파들에게 할당된 지역은 그 각각의 지파가 책임지고 싸워서 얻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할당된 각각의 지역은 서로 서로 상관 없이 나뉘어져 있는 땅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자신들에게 주어진 모든 땅들을 믿음으로 싸워 얻게되면, 비로소 그 모든 땅들이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나라가 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문득 교회를 생각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오늘날의 교회이니까요. 그리고, 이 땅에 있는 각각의 교회들과 그 교회를 이루는 성도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교회들과 각각의 교회를 이루고 있는 성도들에게 원하시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각각의 교회에는 각자 자기에게 할당된 ‘자리’가 있습니다. 교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일단은 그 자리를 믿음으로 지켜내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다스리는 자리가 되게 하는 것, 그 믿음이 만들어 내는 순종이 다스리는 곳이 되게 하는 것이 교회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이스라엘의 각각의 지파가 자신들에게 분배된 땅을 차지하려면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순종해야만 했듯이 오늘 교회들도 자기 자리에서 그렇게 해야 합니다. 다른 일이 아니라 그 일을 해야 합니다. 자꾸 어떤 수단을 강조하고 방법을 찾기 보다는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는 일을 가장 우선순위에 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 자리를 자기에게 맞는 자리가 되게 할 수 있고, 또 그 자리가 하나님께서 온전히 다스리시는 그런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성도 개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각각의 교회에게 주신 자리가 있듯이 그 교회 안에서 성도들에게도 주어진 자리가 있습니다. 성도 개인의 책임은 그 자리를 정복하는 것입니다. 믿음의 싸움을 싸우고 순종의 싸움을 싸워서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영토가 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각각의 교회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그 자리를 하나님의 영토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한꺼번에 일어나야 합니다. 성도는 개인적으로, 각각의 교회 전체가, 그리고 땅 위의 모든 교회들이 자기 자리에서 믿음과 순종의 싸움을 감당해야 합니다. 물론 성도 개인은 그렇게 하는데, 개교회가 그렇게 하지 않을 때가 많고, 개교회는 그렇게 하는데 다른 교회들은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을 힘들게 하고 그렇게 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의미 없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그 각각에게 맡겨주신 땅을 믿음과 순종의 전쟁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약속의 땅이 되게 해야 한다는 주어진 역할만큼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그 자리게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영광스러운 곳이 된다는 사실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든 우리가 서 있는 그 자리를 믿음과 순종으로 하나님의 영토로 내어드리는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합니다. 


19장을 보면 시므온 지파가 제비를 뽑아 자기들 몫의 분깃을 받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시므온 지파는 다른 지파와는 달리 유다지파가 이미 제비 뽑아 놓은 영토 안에서 다시 자신들의 분깃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왜 제비를 뽑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주시는 땅을 확정짓기 위해서 였지요. 그렇다면 유다가 제비 뽑은 땅은 분명히 유다가 차지하게 될 땅이고, 유다의 분깃이 될 땅입니다. 그런데, 그 땅이 좀 많았습니다. 그래서 시므온 지파는 그 안에서 자기들 몫의 분깃을 얻었습니다. 땅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습니다. 땅이 많다고 그 땅 중의 일부를 다른 지파에게 양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도 유다지파는 그렇게 했습니다. 자기들 몫의 땅이 자기들에게는 과분하다는 것을 인정했고 또 그 중의 일부를 다른 지파를 위해서 양보했습니다. 


20장을 보면 도피성 이야기가 나옵니다. 도피성은 누군가가 잘못해서 사람을 죽이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이 그렇게 목숨을 잃은 누군가의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 사사롭게 복수를 당하여 목숨을 잃게 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특별하게 마련된 성을 말하는데요. 게데스, 세겜, 헤브론, 베셀, 길르앗 라못, 바산 골란. 이렇게 여섯 개가 도피성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거리가 멀어서 실수로 사람을 죽인 사람이 또 다른 희생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어디서 출발하건 비슷한 거리에 도피성들을 두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약속의 땅이 복수와 서로의 앙갚음으로 얼룩지는 것을 막으려는 하나님의 특별한 배려였습니다. 사람은 이성적이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움직이기가 더 쉽고, 정확하게 일을 판단하고 처리하지 못합니다. 만약에 개인에게 가족과 친지의 복수를 갚는 일이 허용된다면 그 사회는 그야 말로 폭력의 향연장이 될 것입니다. 그런 곳이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곳이 될 수가 없겠지요. 그래서 도피성은 꼭 필요했습니다. 실수한 사람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 그리고 사회를 폭력의 악순환에서 건지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 두 가지는 우리에게 우리가 교회와 우리 삶의 자리를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나님 나라로 만들려고 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모습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우리는 그러려면 자기 것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누가 뭐래도 모든 사람이 자기 것이라면 칼 같이 챙기는 그런 곳에서는 하나님의 다스림이 충만하게 나타날 수 없으니까요. 모두가 다 자기 몫 뿐만이 아니라 남의 것까지 가지려고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분명히 믿습니다. 우리에게 내 몫은 하나님께서 챙겨주실 것이라는 믿음만 있으면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이 믿음이 없기 때문에 자꾸 더 가지려고 하고 더 쌓아놓으려고만 할 뿐 자기 것으로 다른 이들의 부족함을 채워주려는 노력들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해 보십시오. 그렇게 해서 내가 조금 불편하고 내가 조금 부족해져도 그러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십니다. 그 사람들이 행복해 하구요. 또 하늘의 상이 쌓여갑니다. 그러면 내가 움켜쥐고 있는 손을 조금은 다른 이들을 향해서 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우리는 받은 대로 되돌려주면서 살아가서는 안됩니다. 말씀드린 대로 우리는 항상 과한 사람들입니다. 한 대를 맞으면 두 대를 때려주어야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절대로 우리 손으로 원수를 갚으려고 할 때는 그것이 정확한 갚음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내 한은 풀려도 또 다른 사람이 한을 품게 됩니다. 우리는 원수 갚는 일이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그 분이 갚아주셔야 정확하고 그 분이 갚아주셔야 제대로 갚으신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앙갚음을 하면 그것은 또다른 앙갚음으로 이어져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앙갚음으로 채워져 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게 만드는 것은 하나님을 믿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절대로 아니니까요. 쉽지 않습니다만, 우리가 이 일을 멈추려고 하지 않으면 내가, 그리고 우리가 있는 자리,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삶과 신앙의 자리는 절대로 하나님의 아름다운 다스리심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자리, 그게 성도 개인의 자리이든, 개교회의 자리이든 이 땅의 모든 교회들에게 주신 그 모든 자리를 합한 곳이든 우리가 내 것을 움켜쥐고 받은 대로 되돌려 주려는 마음을 내려놓을 때만 그곳은 점점 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으로, 하나님의 온전한 다스리심이 드러나는 그런 곳으로 변해갈 수 있습니다. 성도들은 다른 마음과 다른 원리로 살아가라고 부름받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믿음으로 순종하며, 움켜쥐고 되갚으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살아서 하나님께서 주신 내 삶의 자리, 그리고 우리 신앙의 자리가 하나님께서 온전히 다스리시는 그런 약속의 땅이 되는 복을 누리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