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6.25.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사무엘상 22-23장)



20150625D (#1).mp3.zip





    설교일 : 2015년 6월 25일 목요일




   라마 나욧에서 빠져 나온 다윗은 놉으로 갔습니다. 그래도 거기 있는 제사장들은 자기를 선대해 줄 줄로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윗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놉의 제사장인 아히멜렉은 다윗을 선대하며 그에게 먹을 것을 나누워 주고 원래 다윗이 골리앗에게세 빼앗았던 칼을 주었습니다. 사실 그 과정에서 다윗은 자기가 왕이 자기에게 맡긴 긴급한 일을 하기 위해서 길을 가는 중이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렇게 도움을 받은 다윗은 그 다음에는 가드 왕 아기스에게로 갔습니다. 처음에는 그들에게 받아들여 지는 듯했지만 결국 신하들에 의해서 망명이 거절되고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되지 다윗은 미친 사람 흉내를 내고서 겨우 그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다윗은 이제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둘람 굴로 갔지요. 평소에 다윗을 좋아했던 사람들, 그리고 다윗의 처지에 동질감을 느낀 사람들이 다윗에게로 모여들었습니다. 그렇게 모여든 사람이 400명 정도가 되었습니다. 단기간 모여든 사람들치고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었는데요. 성경은 그 사람들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환란 당한 모든 자와 빚진 모든 자와 마음이 원통한 자가 다 그에게 모였고...’ 지도자가 형편 없으니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져 갔고 또 힘이 없어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는데, 그 사람들이 다윗의 소문을 듣고 모여든 것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이런 사람들을 나몰라라 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몸 하나도 추스리기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그래도 그들의 목자가 되었습니다. 다윗이 지도자로서 출발한 자리가 여기였다는 것이 참 의미심장합니다. 참된 지도자가 되려면 이 자리부터 시작해야 하고 또 그런 처음 마음을 잘 지켜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다윗의 지도자 수업은 그 출발이 참 바람직했다고 볼 수 있고, 그는 지도자로서 좋은 출발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 다윗은 그 사람들을 이끌고 모압의 미스베로 갔습니다. 모압 왕에게 자기 가족들을 부탁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다행이 모압 왕은 부탁을 들어주었고, 그래서 다윗은 미스베 요세에 머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때 선지자 갓이 찾아왔습니다. 찾아와서 거기 있지 말고 유다 땅으로 돌아가라고 전해 주었고 그래서 다윗은 그 말에 순종하여 다시 유다 땅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는 다윗의 여정을 이렇게 살펴 보다가 물론 그가 느낀 위기감과 두려움은 이해가 되었지만, 그래도 이스라엘의 영웅이며, 또 하나님께서 이미 왕으로 세우신 사람이 그렇게 이방 땅으로 피신과 망명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원래 부터 다윗은 이스라엘 땅에 머물러 있어야 했습니다. 도망을 다녀도 이스라엘 안에서 도망을 다녀야 했지요. 그 상황에서 그가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흔들리지 않았고, 자신이 왕으레 세워진 일에 대해서 결국 하나님께서 자신을 왕으로 삼으실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면 그런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블레셋 사람과 모압사람에게 가서 자신의 안전을 구하는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영적으로도 커다란 실패이지만 나중에 왕이 된 후에 역사가가 다윗에 대한 이런 기록을 남겼다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가 두고 두고 회자되었다는 것은 다윗에게 얼마나 큰 불명예입니까? 특히 아기스 왕, 그러니까 블레셋의 왕 앞에서 미친 사람 흉내를 내고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는 것은 얼마나 수치스러운 과거가 되겠습니까? 


   우리는 다윗에게서 믿음이 흔들린 성도가 결국 취할 수 밖에 없는 삶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보게 됩니다. 성도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하나님의 자녀지요. 이것은 왕이신 하나님께서 아버이지신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시는 사람이 성도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성도란 바로 이 사실을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붙들고 사는 믿음이 있으면 성도의 자존심을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작은 유익이나 고통, 그리고 불편 때문에 가지 말아야 할 곳에 가지 않고, 의지하지 않아야 할 것에 의지하지 않을 수 있고, 항상 자기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믿음이 흔들릴 때, 우리는 더 이상 우리를 지켜낼 힘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유혹이나 죄에 대한 저항력도 잃어버리게 되고, 하나님을 보지 못하고 자신만 보게 되어서 바른 분별력과 믿음의 용기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유다 땅으로 돌아온 다윗은 이제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그일라 땅을 공격하자 이번에는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고 하나님께 묻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일라를 도와주라고 하시자 자기와 함께 한 부하들이 지금은 우리 코가 석 자라고 말하면서 남의 코 풀어줄 때가 아니라고 반대하는데도 사람들을 모으고 결국 블레셋의 손에서 그일라를 구해 줍니다. 자기 목숨 구하려고 블레셋 왕에게로 갔다가 또 유대 땅으로 돌아왔다가 또 모압 땅으로 가고.... 이렇게 두려움에 휘둘려 방황하던 옛 모습과는 정말 많이 달라진 모습입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다윗은 분명히 선지자 갓이 유대 땅으로 가라고 한 말을 하나님의 언약으로 받아들였고 그 언약을 믿는 믿음으로 다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회복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회복된 믿음은 이제 자신도 어려운 형편이지만 그래도 약한 자들,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도울 수 있는 용기와 여유를 가져다 주었을 것입니다. 또 비록 나중에 그일라 사람들이 자신을 배반할 것이라는 소리를 듣고도 그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 성을 떠날 수 있을만큼의 넓은 아량을 가져다 주었구요. 


   그 후로도 다윗의 도망생활은 계속되어지지만 다윗은 이제 그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도망치면서도 현실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서, 믿음을 사용하는 사람이 됩니다. 물론 나중에 뒤에 가면 다윗은 다시 한 번 흔들려서 블레셋 땅으로 피신하는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그 일을 제외하면 다윗은 계속 자신의 자리를 잘 지키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또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믿음이 흔들렸을 때, 그는 영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모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성도의 영광을 빼앗기고 구차한 인생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다시 믿음을 회복했을 때, 그는 다시 영광스러운 성도의 자리로 되돌아 갈 수 있었고 자신을 잘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항상 나의 구원을 완성하실 하나님, 나의 인생을 책임져 주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잘 붙들고 지키시기 바랍니다.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히 여기며 잘 지켜내시기 바랍니다. 성도에게는 그 믿음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그 믿음이 흔들리면 삶 전체가 흔들리게 되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영광마저 땅에 떨어뜨리게 되고 맙니다. 


   항상 내가 신실하시고 변함 없으신 하나님의 언약과 은혜 가운데 살고 있음을 확신하면서 성도의 영광스러운 자리를 잘 지켜나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