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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7.31.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열왕기상 1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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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교일 : 2015년 7월 31일 금요일




    바로 앞 장인 열왕기상 10장에는 승승장구하며 영광을 얻는 솔로몬 왕국에 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솔로몬의 지혜와 부, 권력 등 그가 이룬 업적과 그가 얻은 명성들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그런 것들이 중심적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9장 내용과 연관지어 보면, 이것은 분명히 솔로몬이 하나님을 마음을 다해 섬겼으며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했기 때문에 주어진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주셨고 또 솔로몬에게 주셨던 약속 속에 그대로 들어 있으니까요. 그런데, 여러분은 어떠셨는지 몰라도 저는 그 10장을 읽으면서도 내내 무언가 불안했습니다. 10장이 소개하는 솔로몬의 주변이 너무 지나치리만치 화려하고 풍성했으며, 솔로몬은 그런 복들을 거의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워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10장에서 아주 밝은 빛도 보았지만 그만큼 어두운 그림자도 보았습니다. 사실 주신 복에 대한 솔로몬의 태도가 불안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갑자기 주어지는 그런 엄청난 부와 명성, 그리고 권력을 감당해 낼 능력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1장으로 넘어오면서 그 불길한 예감이 그대로 적중했습니다. 11장 1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솔로몬 왕이 바로의 딸 외에 이방의 많은 여인을 사랑하였으니 곧 모압과 암몬과 에옴과 시돈과 헷 여인이라”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랑일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그저 아름다운 여인에 대한 본능적인 욕정입니다. 그는 그것을 절제하거나 다스리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솔로몬은 ‘왕은 후궁이 700명이요 첩이 백 명’인 대단한 업적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여인들이 모두 이방이들이었고, 그래서 솔로몬의 마음을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젊었을 때야 그 주도권이 솔로몬에게 있었겠지만 솔로몬도 사람이니 나이가 듭니다. 나이가 들면서 관계의 주도권이 여인들에게로 넘어가고 그 다음에는 결국 그 여인들이 섬기는 신을 함께 섬기게 되었습니다. 


    사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탈선해 가는 솔로몬에게 두 번씩이나 나타나셔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경고하셨지만, 그 말씀들은 고집불통이 된 솔로몬에게는 소 귀에 경읽기와 같았고, 그래서 결국 그의 마음은 완전히 하나님을 떠나고 맙니다. 그 도가 너무 지나쳐서 하나님은 그대로 내버려 두실 수가 없었고, 그래서 결국 솔로몬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대단한 나라를 만드는 업적을 이루었지만 그 업적을 단 한 세대 뒤로도 전해주지 못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그에게 주셨던 왕권을 빼앗아 버리기로 작정하셨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의 마음이 하나님으로 부터 완전히 돌아서자 하나님께서도 그를 보호해 주셨던 모든 방패를 거두어 들이셨습니다. 그 때부터 사방의 대적들이 들고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원수로 알던 에돔사람 하닷에게 힘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엘리아다의 아들 르손을 일으키셔서 시리아의 왕이 되게 하셨습니다. 이 두 사람은  솔로몬 말년에 나라 바깥에서 옆구리의 가시노릇을 했습니다. 또 한 사람은 솔로몬의 신하 느밧이라는 사람의 아들 여로보함이었는데, 이 사람은 나라 안에서 솔로몬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애굽으로 도망쳤지만 결국 나중에 이스라엘을 반쪽나게 하는데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복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우리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고 하나님을 잘 섬겼기 때문에 주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이유를 알 수 없이 주어지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 선물이 분명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은혜 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이 눈에 보이는 복들만큼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위험한 유혹거리는 없습니다. 돈, 명성, 그리고 힘…. 이런 것들은 참 좋은 것들이지만, 좋은 것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더 위험한 것들입니다. 사람은 거의 누구나 그렇습니다. 자기가 의지할 것이 없을 때는 겸손합니다. 그런데, 자기에게 무언가 의지하고 자랑할 것이 생기면 그 때부터 태도가 달라집니다. 그런 것들에 의지해서 자기 뜻대로 하려고 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람의 이런 성향은 성도들에게 훨씬 더 위험합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야 그저 그렇게 태도가 변하는 것이지만, 성도들은 그런 것들을 손에 쥐게 되면 거기 의지하고 그것을 힘으로 삼아 살아가느라고 하나님을 떠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래서 비교적 많이 배우고 또 가진 것 넉넉한 사람들 중에서 신실하고 겸손하게 하나님만 의지하며 살아가려는 사람은 정말 정말 찾아보기 힘듭니다. 


    41절 이하 세 절을 보면 결국 솔로몬도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여러분, 솔로몬이 죽고 난 후, 그의 운명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가 하나님 나라나 제대로 들어갈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가 죽고난 후 그 영광스러운 다윗왕국, 하나님의 나라인 이스라엘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야 말로 풍비박산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솔로몬의 영광이 다 무슨 소용이 있고, 그 왕국의 강대함이 다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그 모든 것이 오히려 솔로몬 자신을 망쳐 놓았고, 오히려 그 나라를 그렇게 망가뜨려 버렸다면 그 모든 것들은 정말 복이 아니라 독이 된 셈입니다. 


    성도를 무너뜨리는 것은 사실 아픔이나 슬픔, 그리고 부족함이 아닙니다. 그런 것들은 오히려 우리를 하나님께로 가까이 다가가게 만듭니다.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은 오히려 좋은 것들입니다. 먹고 살 것에 부족함이 없고, 몸이 건강하며, 나아가서 쌓아놓을 수 있는 것이 있고 자랑할 것이 있을 때,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것을 막으려면 우리는 솔로몬처럼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시는 것들로 자기 왕국을 만들려는 시도들을 포기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내 자랑거리로 삼고, 그것을 겹겹이 둘려쳐서 내 안전을 보장해 주는 것으로 사용하려고 하면 우리는 그런 좋은 것들 때문에 스스로를 망가뜨리게 될 것입니다. 


    그대신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그 부르심에 충실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저 복을 누리라고 부름받은 사람들이 아닙니다. 복이 되라고, 세상을 위하고 이웃을 위한 복이 되라고 부름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것들을 나 중심으로가 아니라 하나님 중심으로, 그리고 이웃들 중심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우리 자신의 소명에 충실할 수 있고 또 그 좋은 것들로 부터 우리를 지켜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좋은 것을 주실 때, 걱정하지 않으실만한 그런 영적인 실력을 지닌 사람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좋은 것들이 나나 나의 가정, 그리고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귀한 선물로 쓰여지게 하는 참으로 복된 인생을 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