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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9.01.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역대상 17-1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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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9월 1일 화요일




다윗은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 놓았지만 그래도 계속 마음이 편치가 않았습니다. 자신은 화려하고 드넓은 왕궁에 있는데, 법궤는 다윗이 생각하기에 별 볼 일 없는 곳에 놓여져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성전을 짓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처음 법궤를 옮겨올 때처럼 자기 마음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선지자였던 나단과 그 일을 상의했습니다. 상의라고는 하지만 이것은 하나님의 허락을 받으려는 것이었습니다. 나단은 다윗의 말을 듣고 오히려 감동했습니다. 다윗의 중심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왕이 법궤 때문에 마음을 쓰고, 그 법궤를 둘 성전을 지으려고 한다는 것은 너무나 아름다운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는 하나님께서 다윗을 기뻐하신다는 증거들이 굉장히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나단은 “하나님께서 왕과 함께 하시니 마음에 있는 바를 모두 행하소서”라고 너무나 당연하게 그렇게 해도 된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날 밤에 나단을 찾아오신 하나님은 전혀 다른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나님 말씀의 요지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성전을 짓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굉장히 실망스러운 것이었겠지요. 그렇지만 다윗의 중심을 보신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엄청나게 복된 약속들을 주셨습니다. 그의 왕조가 영원히 견고하게 해 주겠다. 너의 아들에게는 내가 아버지가 되어 주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 이것은 사울이 죽고 나서 그 자리를 물려 받아 왕이 되었던 다윗에게 너무도 든든한 황송하기 그지 없는 약속이었습니다. 


분명히 하나님께서는 다윗과 함께 하셨고, 또 다윗을 기뻐하셨습니다. 그 증거들이 너무 많았고 또 나단에게도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이것과 그가 성전을 짓는 일은 전혀 별개의 문제였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을 너무나 사랑하시고 기뻐하셨지만 그가 성전을 짓는 것은 원치 않으셨습니다. 사람은 인정에 끌려서 자기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그저 자신을 위해서 뭔가를 해 준다고 하면 그 마음만 생각하고 허락하기도 하지만 하나님은 다릅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사랑하시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하고 하지 않고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오늘 교회와 성도들이 이 원리를 잘 몰라서 자꾸 하나님 앞에서 실수를 저지릅니다. 그저 하나님의 일에 대한 열심을 가지고 무언가를 하려고만 듭니다. 비전을 세우고 마스터 플랜을 세우고, 자원을 모아서 최선을 다합니다. 그래서 그럴 듯한 결과물을 내놓지만 그 일 자체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은 아닐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하나님의 뜻에 따르는 것을 기뻐하시는데 오늘날의 교회는 무언가 하는 일에만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 다윗은 영적으로 볼 때, 참 상태가 좋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마음을 몰라주고 성전 짓는 것을 금하셨는데도, 그 일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하나님의 약속을 듣고는 하나님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기도들 드립니다. 그 감사 기도 속에는 자신에게 허락하신 은혜로운 약속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서 그 동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변함 없이 베풀어 주신 이해할 수 없는 은혜와 신실하신 사랑에 대한 감사의 고백도 들어 있었습니다. 


18장과 19장은 그 이후 어떻게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주신 약속을 이루어 가셨는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윗이 싸워 승리한 여러 나라와 왕들의 이름이 거기 등장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요약하면 ‘다윗이 어디로 가든지 여호와께서 이기게 하시니라’라는 한 문장이 될 것입니다. 정말 엄청난 복과 은혜이지요. 어디로 가든지 하나님께서 다윗이 이기게 하셨다니 이것보다 더 큰 은혜가 어디있습니까? 그러는 중에 다윗 왕국은 더욱 더 든든히 세워져 갈 수 있었습니다. 


 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을 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런 우리가 하나님의 뜻에 기꺼이 순종하려고 하고 있는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는 것만큼 무엇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윗이 성전을 짓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그 때 다윗과 하나님 사이의 관계야 말로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 사이에 언제나 유지되어야 할 관계의 이상적인 모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심과 진심이 통하고,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진 관계, 서로가 서로를 마음 놓고 기뻐하고 즐거워 할 수 있는 그런 관계 말입니다. 이런 관계 안에 있을 때, 무엇을 하고 하지 않고는 이차적인 것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이 서운하거나 화가 날 일이 없습니다. 우리가 교회 안에서 자꾸 마음이 상하는 일은 바로 이런 관계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하고 하지 않고 보다 내 진심이 하나님을 향해 뜨겁고 진실되게 열려 있는지, 그렇게 하나님과 내가 마음과 마음이 연결된 관계 안에 머물고 있는지 항상 잘 체크하시고 그런 관계를 잘 지켜가시기 바랍니다. 이런 관계가 되어질 때, 우리 삶 속에는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에게 부어주시는 신실한 은혜의 증거들이 풍성해 질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이 언제나 이렇게 풍성하고 깊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이어져 가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