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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9.02.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역대상 20-2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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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9월 2일 수요일




사람은 낮아졌을 때보다 높아졌을 때, 그리고 가난할 때보다 부유할 때, 그리고 실패했을 때보다 성공했을 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기 쉽고, 그렇기 때문에 그럴 때가 훨씬 더 위험한 때입니다. 이것은 영적으로 보면 훨씬 더 그런데요. 성경을 보거나 현실을 보거나 하나님이 사람을 낮추셨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보다는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을 높이셨을 때 문제가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20장에서도 다윗의 승리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석 기록되고 있는데요. 겉으로 보기에는 하나님께서 그저 계속해서 다윗과 이스라엘에게 특별한 은혜를 부어주시는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는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다윗의 모습이 언뜻 언뜻 비춰지고 있습니다. 우선 그 이전까지만 해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다가 20장에 들어와서는 다윗이 이방민족들과의 싸움이 치열할 때도 여전히 예루살렘에 그대로 있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상황적으로 보면 그럴만 하니까 그 싸움들이 다윗까지 나설 필요가 없는 그런 규모의 싸움이니까 그럴 수도 있었겠다 싶지만 이스라엘은 그런 논리에 따라서 움직여 가는 나라가 아닙니다. 왕도 왕이 아니고 그저 진짜 왕이신 하나님의 대리자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느슨하게 풀어져 있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다윗이 랍바와의 전쟁에서 빼앗은 랍바 왕의 왕관을 자기 머리에 썼는데, 그 왕관이 금 한 달란트 무게였고 보석이 박혀 있었다고 말합니다. 이것도 뭐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우리가 18장으로 되돌아가 보면 거기는 다윗이 전쟁에서 전리품을 얻은 모든 금들을 하나님의 성전을 위해서 드렸다는 기록이 오늘 본문의 기록과는 어찌보면 상반되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높여지고 성공할 때, 거의 항상 나타나는 현상이 있습니다. 그것은 나태해지고 게을러지며 또 자기 중심적이 된다는 것입니다. 안 그렇게 되면 좋겠는데 그렇게 변해가지요.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복을 주시고 다윗을 높여 주시자 다윗은 처음에는 더 경성하고 하나님께만 더 큰 영광을 드렸지만, 가면 갈 수록 그런 마음이 적어져서 게을러지고 자기 스스로의 영광에만 마음을 쓰는 상태로 변해갔습니다. 이것은 다윗이 계속해서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하고 섬기는 자리에서 점점 더 자신이 왕이 되는 자리로 옮겨가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되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 게 누구일까요? 그렇습니다. 사탄입니다. 사실 사탄은 우리가 그렇게 될 때까지, 스스로 그런 방향으로 갈 때까지 우리를 지켜보면서 기다립니다. 그리고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 앞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가도록 우리를 유혹합니다. 다윗도 그런 유혹을 받았고 또 그래서 그렇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 선이란 바로 인구조사였습니다. 다윗은 요압의 강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집하고 재촉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숫자를 헤아리게 했고, 그 일 때문에 결국 이스라엘 백성들은 전염병으로 7만명이나 목숨을 잃게 됩니다. 다윗의 잘못된 선택 때문에 왜 백성들이 목숨을 잃어야 하느냐는 질문이 저절로 생기지만 아마도 그 때 이스라엘 백성들 또한 그런 식으로 자신들의 숫자를 확인하고 또 과시하는 일을 즐거워 했던 것 같습니다. 커져가고 강해져 가는 나라의 백성들이 자기 나라의 크기와 부를 숫자로 확인하기를 좋아하는 것 처럼 말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그래서 그 백성들도 왕도 자신의 숫자와 부유함을 자기 자신의 자랑거리와 자신의 크기를 확인하는 도구로 삼아서는 안됩니다. 이스라엘이 오늘날의 교회라고 할 때, 우리는 오늘날 교회와 목회자들이 자기 교회를 숫자와 크기, 그리고 경제적인 부유함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또 그런 것들을 말하고 내세우기를 좋아하고 또 당연한 듯이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위험하고 교만한 일인지 깨닫게 됩니다. 성도 여러분, 교회와 목회자는 교인의 숫자나 건물의 크기,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힘의 크기로 교회의 ‘세’를 확인하고 또 자랑해서는 안됩니다. 그런 것을 기준으로 자신이 섬기고 또 속해 있는 교회가 어떤 교회인지를 평가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물론 다른 교회도 마찬가지이지요.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절대로 선한 일도 당연한 일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전염병으로 7만명이 목숨을 잃게 만드신 이유는 다윗과 백성들이 숫자로 자신들의 크기를 확인하려고 하였기 때문에 숫자를 줄이는 일로 그들을 벌주셨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다행인 것은 그 이후 다윗이 그 일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철저하게 깨닫고 하나님 앞에서 돌이켰다는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 앞에서 잘못을 고백하며 백성이 잘못한 것이 없으니 벌을 주시려거든 자신의 집안에게 벌을 내려 달라고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기도 덕분에 하나님께서는 징계의 칼을 거두어 들이셨습니다. 이게 성도이지요. 이게 하나님 대신 하나님의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의 마땅한 태도이지요. 빨리 이 땅의 목회자들도 지금 저지르고 있는 일들의 잘못됨을 깨닫고 돌이키며 회개하는 날이 왔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이 땅의 교회가, 그리고 교회의 목회자들이 더 이상 숫자 노름으로 자신의 가치와 능력을 증명해 보이려는 시도들을 그만두고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자신을 세우게 되는 그런 변화가 일어나게 해 달라고 계속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이 높아지고 커질 때, 우리가 우리 자신을 과시하고 또 증명해 보이려는 마음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면 그 커짐과 높아짐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치명적인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항상 높아지려고 할 때, 잘 되어진다고 생각할 때 의도적으로 마음과 몸을 낮추어 겸손하게 감사하고 순종하는 자리에 머물러서 그 일로 인해 은혜가 지속되며 하나님의 영광이 더욱 더 빛나게 하는 우리 모두, 그리고 우리 광현교회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