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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10.07.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느헤미야 1-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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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10월 7일 수요일



에스라가 무너진 예루살렘 성전을 다시 짓는 일에 부름을 받고 헌신한 사람이었다면 느헤미야는 무너진 예루살렘 성을 다시 짓는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한 이스라엘 공동체는 이 두 사람의 손에 의해서 어엿한 모습으로 회복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거처와 성전을 동시에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 시피 성전과 성벽은 그렇게 쉽게 세워지지 않았습니다. 비록 왕의 명령이 있었지만 주변 이방인들의 방해로  인해서 많은 차질과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끝까지 그 어려움을 정면돌파하면서 백성들의 마음과 힘을 하나로 모았고, 결국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맡기신 그 소명을 완수했습니다. 


하나님 나라가 세워지고, 또 교회가 아름답게 세워지는 일은 물론 하나님께서 허락하시고 함께 하셔야만 가능한 일이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뜻에 마음과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헌신과 수고가 있어야 합니다. 이 일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오늘날 조국교회 성도들은 저마다 좋은 교회에 다니고 싶어하기는 하지만 자신이 속한 교회를 좋은 교회로 만들어 보려는 깊은 헌신이 부족합니다. 마치 열매는 따 먹고 싶어하지만 나무를 심고 가꾸지 않으려 하는 것과 비슷하지요. 문제는 이렇게 하는 것이 큰 흐름이 되어 있어서 이런 태도에 대해서 별다른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으로 가서 성벽을 재건하기 전에 그는 아닥사스다 왕의 최측근이었습니다. 그는 왕의 술을 담당하는 관원이었는데, 때로 이 직책은 국무총리를 겸임한 적이 있을 정도로 왕의 신임을 두텁게 받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자리였고 그만큼 주어지는 권력도 엄청난 그런 자리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고향에 다녀온 동생 하나니로 부터 예루살렘 성벽이 무너져 있고 성문은 불에 탄 채로 방치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마음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왕 앞에서 조차 얼굴에 있는 근심을 숨기지 못할 정도로 예루살렘과 그곳에 사는 동포들을 걱정하는 마음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저는 참 부끄러웠습니다. 문득 오늘 조국 교회가 예루살렘처럼 되어 가고 있는데, 저에게는 느헤미야와 같은 간절함과 슬픔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 연유를 묻는 아닥사스다 왕에게 정직하게 그 이유를 말하고 예루살렘으로 가서 성벽을 재건하라는 허락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온 느헤미야는 사흘정도 사전 준비를 한 후에 밤중에 전체 성벽을 돌아보았습니다. 어디가 어떻게 무너져 있고 어디는 어떤 상태인지, 이 성벽을 다시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였지요. 그렇게 상황파악을 끝낸 느헤미야는 드디어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을 설득합니다. 그래서 성벽을 재건하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려고 하였지만 그 악명높은 호론 사람 산발랏과 종이었던 암몬 사람 도비야 그리고 아라비아 사람 게셈이 비웃으면서 그 일을 방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성벽이 세워지면 예루살렘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이 약해질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방해가 있었기 때문에 성벽을 다시 세우는 일은 느긋하게 진행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느헤미야는 모든 성벽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각각의 집안이 자기가 사는 지역의 성벽을 책임지고 다시 건설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지혜로운 방법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집 앞 성벽을 짓는다면 그 일에는 최선을 다할 것이고, 성심성의껏 일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하나님의 일이 진행되어지고 교회가 교회답게 세워지는 일에는 언제나 방해와 장애가 있습니다.  물리적인 방해물도 있지만 사람이라는 장애물이 가장 심각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일을 할 때는 이런 사람들의 존재도 생각해 두어야 하고 또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까 하는 방법도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도 가장 열심히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는 마음 상태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래서 성도들과 교회는 믿음과 열정을 가지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지혜도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예루살렘 성벽은 느헤미야 혼자 다시 세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느헤미야 없이 이스라엘 백성들끼리 세운 것도 아닙니다. 예루살렘 성벽은 느헤미야의 지도력 아래 백성들이 서로 협력하였기 때문에 다시 세워질 수 있었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가 교회답게 세워지려면 목회자도 필요하고 성도들도 필요합니다. 목회자는 정말 하나님의 일에 순전하게 헌신되어 있어야 하고 지혜롭게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생각과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성도들은 목회자들이 교회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려고 할 때, 그 목회자에게 기꺼이 설득되어서 함께 교회를 교회답게 세우는 일에 헌신해야 합니다. 그것을 가로 막는 수많은 안팎의 반대와 장애물이 있어도 힘을 합하여 교회를 교회답게 세우는 일에 함께 헌신해야 합니다. 이러지 않고 세워지는 교회는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그럴 듯 해도 하나님 보시기에 바르고 좋은 교회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 교회도 예루살렘 성벽처럼 세워져야 할 부분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교회입니다. 겉으로나 속으로나 부족한 점이 많지요. 그렇지만,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그런 모습을 인정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교회를 교회답게 다시 세우는 일에 기쁘게 헌신하며 협력한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가 그렇게 세워지는 일에 함께 하시며 우리를 그렇게 회복시켜 주실 것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느헤미야의 모습, 그리고 그와 함께 협력했던 각각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쌓아 올려져 가는 성벽도 한 번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도 우리 교회가 아름답고 든든하게 세워지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협력하며 하나님께 순종하게 해 달라고, 그 꿈을 함께 꾸며 함께 가게 해 달라고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우리들을 느헤미야처럼, 그리고 헌신한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사용해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