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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11.13.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아가 3-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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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11월 13일 금요일





아가서는 그냥 주욱 읽어내려가면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라는 말이 입에서 저절로 흘러 나올 정도로 난해한 곳이 여러 군데 있습니다. 그 난해함은 아가서가 가지고 있는 두 가지 특징 때문인데요. 첫째는 이 아가서가 원래는 시인데 우리말 성경에서는 마치 소설처럼 번역해 놓았기 때문이고, 둘째는 시로 표현된 등장인물들의 말이 도대체 누구의 말인지 구별하기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아가서를 잃다가 아가서가 마치 오페라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등장인물은 크게 셋입니다. 왕과 그 왕이 사랑한 술람미 여인, 그리고 예루살렘의 여인들입니다. 주인공인 왕과 술람미 여인이 서로 번갈아서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그 사이 사이에 예루살렘의 여인들이 합창을 하는 것같은 그런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곡만 붙이면 딱 오페라가 될 것 같습니다. 


왕은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술람미 여인이 보고싶어 여인을 찾았습니다. 그렇지만 보이질 않습니다. 그래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여인을 찾아다녔습니다. 성안을 돌아다니며 수소문 했지만 여인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여인을 찾은 왕은 자신의 어머니가 자기를 잉태한 방으로 여인을 인도해서 지친 여인을 잠들게 합니다. 왕은 그런 일이 또 다시 일어나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여인과 결혼식을 올립니다. 이 내용이 3장 1절부터 5장 1절까지의 내용입니다. 4장 전체는 신부를 바라보면서 부르는 찬가라고 할 수 있구요. 


그러던 어느 날 술람미 여인은 왕후의 성장을 벗고 발을 씻은 후에 침소에 누웠습니다. 그 때 왕이 술람미 여인을 찾아 옵니다. 찾아와서 문을 열어달라고 합니다. 순간 여인은 갈등했습니다. 이렇게 옷을 벗고 잠옷을 입었고 발까지 씻었는데 문을 열어주어야 하는가 하고 말이지요. 그렇게 머뭇거리는 사이에 왕은 자신의 손을 문틈으로 내밀었습니다. 왕비가 된 여인이 자는지 자지 않는지 보려고 그랬었겠지요. 자지 않는다면 그 손을 보고서 문을 열어줄테니까요. 그러나 여인은 곧바로 일어나 왕을 맞이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멈칫 거리는 사이에 왕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립니다. 그래서 너무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남편을 찾아 나섭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남편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한 밤중에 제대로 차려 입지도 않고 벗은 발로 성중을 돌아다니며 왕을 찾으니 순찰자들은 그 여인을 제 정신이 아닌 여인으로 알고 때리고 겉옷을 빼앗아 가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여인은 자신이 잘 아는 예루살렘의 여인들에게 왕을 찾아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왕을 찾아다닙니다. 그것이 5장 2절부터 6장 1절까지의 내용입니다. 


여인은 드디어 남편을 찾았습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왕을 찾았습니다. 왕은 자기 동산 꽃밭에서 백합꽃을 꺾으며 양 떼를 먹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왕을 발견하고 또 왕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술람미 여인은 자신과 자신의 남편이 얼마나 단단하게 서로에게 속한 상태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왕도 왕비를 봅니다. 그리고는 그 아름다운 모습에 취해서 다시 왕비의 아름다움을 노래합니다. 그렇게 해서 6장 12절까지의 내용이 끝이 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약간은 소원해 지는 시기가 있게 마련이고 또한 오해 때문에 서로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서로가 마치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서로 섭섭해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러는 동안 오히려 상대방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더 확실하게 알게 되고 그래서 그 이전보다 더 깊게 상대방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사랑이 깊어지면 서로 헤어지기 싫고 떨어져 있기가 싫어지고 더 책임있는 관계가 되기 원합니다. 그래서 결혼을 하게 되지요. 그렇지만 여전히 남녀간의 사랑이란 작고 사소한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 또한 잠시일 뿐 두 사람은 더 깊고 성숙한 사랑을 하게 되고 그러는 과정에서 서로의 아름다움과 매력들을 확인하게 됩니다. 


아가서는 한 사람의 남자와 한 사람의 여자가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게 된 후, 직후까지의 기간에 겪게 된 사소한 문제들과 애틋한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말씀드렸던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아가서에서 이 시기까지의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 속에 우리와 하나님 사이에 있는 사랑의 관계에 대한 그림을 숨겨 넣으셨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하나님께서 우리와 하나님, 하나님과 우리들 사이의 사랑이 그런 생생하고 애틋한 사랑이 되기를 원하신다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신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우리들과 하나님 사이의 사랑 속에도 이런 저런 작은 문제들이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서로를 아름다워하면서 애틋하게 생각하면서 우리가 하나님께 속해 있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속해 있음을 더 확실하게 확인해 가는 그런 일들이 계속되어지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그런데, 오늘 함께 읽은 본문을 잘 살펴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고 또 오해한 것은 왕이 아니라 술람미 여인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왕은 처음에 그렇게 자신을 떠나 헤매는 술람미 여인을 찾아 어찌 보면 자신에게는 가장 의미가 있는 장소인 어머니의 침소에서 쉬게 하고, 또 그 여인과 결혼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여인은 자신의 남편의 사랑을 의심합니다. 자신이 문을 열어주지 않아서 자신을 떠났다고 생각하고는 한 밤에 남편을 찾아서 온 성안을 헤맵니다. 


성도 여러분, 신랑되시는 우리 주님의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 분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일에 있어서 완전하십니다. 때로 주님을 멀리하는 것은 우리들이고 또 이런 저런 일 때문에 하나님을 오해하는 것 또한 우리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변함 없이 애틋한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시고, 그 분을 멀리했던 우리를 찾아 오셔서 우리에게  안식을 주시고 우리를 주님의 영원한 신부로 삼으셨습니다. 우리는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우리의 불완전함과 어리석음 때문에 때로 하나님을 오해할 때도 있고 또 하나님을 멀리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도 우리가 신랑되신 주님께 속해 있고, 주님은 신부인 우리들에게 속해 있습니다. 그럴 때도 우리 주님은 우리를 변함없이 사랑하십니다. 영원한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 아름다운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철 없는 신부같은 우리들, 가끔은 너무나 자기 중심적이 되는 이기적인 신부인 우리들을 끝없이 사랑하시는 우리 주님의 사랑 속에서 주님을 향한 사랑을 키워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