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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11.27.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이사야 24-2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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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11월 27일 금요일





보통 교회에서는 예언서들이 잘 설교되지 않습니다. 중간 중간에 회복이나 희망, 인간의 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인간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본문들을 뽑아서 설교하기는 하지만 전체를 모두 설교하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것은 예언서들은 분명히 하나님의 구원과 은혜로 인한 희망을 이야기하기는 하지만 그 이전에 사람들의 죄를 아주 정직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또 그 죄에 대한 심판을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란 신앙생활을 한 이후에도 죄에 대한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를 듣기 싫어하고, 특히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지적받는 일은 더더욱 싫어하니까요. 그렇지만, 실은 그런 이야기들을 싫어한다는 것이야 말로 우리 자신이 얼마나 뿌리깊은 죄를 가지고 있는지를 더 명확하게 드러내 줍니다. 사람이 자신의 죄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싫어하는 이유는 그저 죄를 지적받기 때문이 아니라, 실은 그렇게 지적받고 있는 죄로부터 유익을 얻고 즐거움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죄를 지적받고 그 죄를 인정하게 되면 그 유익을 버리고 즐거움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믿은 이후의 성도들까지도 성경을 통해서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구체적인 죄들을 지적받는 일에 대해서 반감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선지자들을 핍박하고 죽인 이유, 나아가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그릇되어서가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이 옳다는 것을 인정하면 결국 자신이 죄로 부터 얻는 유익과 만족, 그리고 기쁨을 다 내려놓고 포기해야 했으니까요. 


회개는 단 한 번 처음 예수 믿을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회개는 계속해서 필요합니다. 신앙이 성숙해 감에 따라서 이전에는 죄라고 여겨지지 않았던 것이 죄로 여겨지게 되고, 그렇게 새롭게 깨달아진 죄악들도 하나 하나 회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식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게 죄입니다.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죄가 될 수 있고, 전혀 죄일 수 없다고 생각되었던 것들도 죄였음이 드러납니다. 정상적으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모두 이런 경험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하나님을 믿는 과정이 그저 유쾌할수만은 없는 것이고 때로는 불편하고 껄끄럽기도 한 것입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더욱 더 거룩해져 가며 죄와 싸워서 이기는 삶을 살아가려면 이런 불편함과 껄끄러움은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꼭 그 불편함과 껄끄러움을 넘어서야 합니다. 


24장 5절과 6절을 보면 어떤 ‘땅’이 사람이 살기 힘들어 지는 이유는 그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죄 때문이라고 말씀합니다. ‘보라 여호와께서 땅을 공허하게 하시며 황폐하게 하시며 지면을 뒤집어 엎으시고 그 주민을 흩으시리니… 이는 그들이 율법을 범하며 율례를 어기며 영원하 언약을 깨뜨렸음이라 그러므로 저주가 땅을 삼켰고 그 중에 사는 자들이 정죄함을 당하였고 땅의 주민이 불타서 남은 자가 적도다’ 이 말씀은 약속의 땅인 가나안과 그 땅의 백성들인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말씀, 그러니까 하나님의 백성들의 죄를 지적하고 그 죄로 말미암은 심판을 선포하는 그런 말씀입니다. 


물론 이 말씀은 모든 경우에 100퍼센트 다 가져다 붙일 수 있는 그런 말씀은 아닙니다. 우리가 이사야서를 함께 읽으면서도 재차 확인하고 있는 것처럼 악인이 흥하고 의인이 망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처럼 악한 나라가 잘 되고, 그것보다는 선한 나라가 그 망하는 일도 역사 속에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그러나, 믿는 사람들인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땅이 살기 힘들어질수록 이런 말씀들을 다시 한 번 묵상하면서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우리가 살아가는 땅이 어수선해지고 또 우리의 삶과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과 이 땅의 성도와 교회들이 저지르는 죄악들이 더 깊어지고 늘어나는 일이 일치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만약 이 두 가지가 겹친다면 우리가 ‘조국’이라고 부르는 우리가 살아가는 땅이 망가져 가고 그 위에서 살아가는 국민들의 삶이 거칠어져 가는 원인들 중에는 교회와 성도들이 저지르는 크고 작은 죄악들이 큰 몫을 감당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우리나라처럼 기독교를 자기 종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라면 더더욱 그래야 할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큰 잘못 중의 하나는 자신들이 저지르는 죄에 대해서 둔감하다는 것입니다. 사회가 어려워지고 나라가 힘들어 지면 그저 그 문제만 생각하고 그 문제가 생기게 한 직접적인 행동을 한 사람들만 비난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의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성도들과 교회는 그것을 자기 책임으로 여겨야 합니다. 그리고, 그 죄를 자기 죄로 여기고 회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 거룩해야 하는 우리들이 충분히 죄와 싸우지 못했고 충분히 거룩하지 못했으며, 자신들이 사는 사회와 나라가 그렇게 망가져 가는데도 그저 지켜 보고만 있었으니 말이지요. 


사실 우리 나라의 교회와 성도들은 거의 죄와 싸우지 않습니다. 죄라고 해 봤자 겨우 십일조 안 내는 것, 성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것, 술담배하는 것 쯤만 생각하지요. 그게 성도들이 짓는 죄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어떻습니까? 이런 죄들은 새발의 피입니다. 진짜 큰 죄, 하나님이 죄라고 말씀하시는 진짜 큰 죄들은 따로 있습니다. 편법, 탈법, 사람들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대하는 것, 돈을 벌기 위해서 돈을 버는 것,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는 것,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사람의 상식에 따르는 것 등… 하나님께서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시고 무겁게 생각하시는 죄는 따로 있고, 그 죄에 대해서는 교회에서 거의 말해지지 않습니다. 그 안의 다수의 성도들이 그리고 교회 전체가 그 죄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죄를 회개하지 않습니다. 법이 무서워서라면 모를까, 또 아주 드문 기적이 일어나 자기 양심을 어기는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어서라면 모를까 죄를 회개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못합니다. 죄를 회개하는 일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 하나님께서 자신과 교회, 그리고 조국과 이 세상 전체의 재판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인정하는 사람들만 할 수 있습니다. 


땅이 황폐해 지는 것은 결코 그 땅에 사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죄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나라가 힘들어 질 때, 자기가 살아가는 땅이 신음할 때, 성도와 교회는 세상의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자신의 죄부터 헤아리고 회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하나님의 잣대가 아니라 세상의 잣대로 자신의 죄인됨을 헤아리고 있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죄와 싸우려 들지도 않고 거룩함을 위해서 헌신하지도 않으면서 살아오지는 않았는지를 돌아보아야 하고, 발견되는 죄악들, 하나님이 죄라고 말씀하신 죄악들이 있다면 회개해야 합니다.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며 돌이켜야 합니다. 그렇게 성도들이 돌이킬 때, 하나님께서는 그 땅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실 테니까요. 


성도들은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땅에 대해서 그 어떤 사람들보다도 큰 책임을 지닌 사람들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믿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에 사는 성도들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는 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으며 또한 끊임 없이 죄를 더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 죄를 살피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되고, 그 죄를 고백하며 그 죄에서 돌이키는 일 또한 게을리 하면 안됩니다. 우리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을 위해서, 그 땅 위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큰 일을 하지는 못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이 일만큼은 최선을 다해서 감당해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들이 우리의 죄를 제대로 다루어 내는 만큼 하나님께서 이 땅도 빨리 회복시켜 주실 것이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의 아픔과 거칠음들도 그만큼 빨리 감해 주실테니까요. 


언제나 우리 자신의 죄인됨을 알고 끊임 없이 죄와 싸우고 죄를 처리해 가는 거룩한 주님의 백성들, 그리고 이 땅에 다시 소망을 가져오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