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12.23. 새벽기도 - 성경읽기와 묵상(누가복음 7장)



20151223D (#1).mp3.zip





설교일 : 2015년 12월 23일 수요일




오늘 본문에 나오는 밭의 비유는 성도라면 주의 깊게, 그리고 경각심을 가지고 귀기울여야 할 그런 말씀입니다. 특히 오늘날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더더욱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비유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일들 중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타까운 일들이 가장 흔하게, 그리고 어찌 보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 것이 오늘 이 시대의 교회 안이기 때문입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우리가 항상 생각하고 있어야 할 것은 이 모든 말씀이 이미 믿는 사람들, 적어도 믿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말씀들이라는 것입니다. 성경의 가장 직접적인 청중은 이스라엘 백성들이었고 또한 이미 교회 안에 들어와 있는 성도들이었으니까요. 아얘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일이 스스로를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내면과 삶 속에서 일어날 때는 굉장히 심각한 일이 되고 맙니다. 이것이 우리가 이 비유를 조금은 심각한 눈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첫번째 이유라면 두번째 이유는 이 비유에 나오는 밭에 뿌려지는 씨앗이 다름 아닌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처럼 많은 말씀들이 들려지지만 동시에 오늘날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무시되던 시대는 일찌기 없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예배 때마다 하나님의 말씀이 설교라는 형태로 선포되니까요. 그렇지만 이제는 신앙의 중심에 하나님의 말씀이 자리하고 있지 않습니다. 첫째로 그 설교들을 들어보면 압니다. 많은 경우 설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설교하지 않습니다. 듣기는 좋은데, 주제는 성경에서 가지고 온 것이 맞는데 그 내용이 성경적이지 않습니다. 말씀 자체의 참된 의미를 밝히기 보다는 성도들에게 은혜를 끼치고 감동을 주려고 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제 많은 교회들에서는 더 이상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이런 저런 활동들이나 프로그램들, 여러가지 강좌들이 목회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성도들이 이런 교회의 문화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왔기 때문에 이제 성도들 또한 자기 신앙의 중심에 하나님의 말씀을 두지 않습니다. 평생 하나님의 말씀다운 말씀을 듣지 않아도 너무나 잘 지냅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설교하고 가르치려고 하면 지루해 하고 따분해 합니다. 그런 거 말고 다른 것을 달라고 하는 태도와 표정이 역력합니다. 그러면서도 그 자리에서 빠져 나오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 영적인 상태를 정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하나님의 말씀의 뜻을 있는 그대로 밝혀서 들려주는 것을 듣고 기뻐하고 만족하는 성도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세상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달라질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또한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습니다. 신앙 속에도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달라질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그러면 안되는 것, 그럴 수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씨앗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의 마음과 인생은 그 씨앗을 받아들여서 많은 열매를 맺어야 하는 밭이라는 것. 이것은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어도 절대로 바뀔 수 없는 것들입니다. 하나님은 농부이시고 우리의 인생과 마음이라는 밭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알곡을 얻기 위해서 말씀이라는 씨앗을 뿌리고 계신다는 사실은 절대로 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오늘날 한국교회는 어떤 상황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하나님의 말씀과 비슷한 다른 씨앗이 뿌려지는 길가 같은 밭과 가장 많이 닮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 교회는 무엇보다도 잃어버린 씨앗들, 버려둔 씨앗들, 그렇지만 참된 씨앗들을 되찾아 다시 씨뿌려야 합니다. 이 일을 위해서 씨 뿌리는 사람들, 그러니까 설교자들이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당장 사람들이 좋아하고 쉽게 받아들이는 씨앗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뿌리라고 주신 씨앗,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씨앗을 다른 것으로 바꾸지 말고 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다른 것들을 다 내려놓고 정직하게 헌신해야 합니다. 성도들 또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 삶과 마음 밭이 어떤 상태이든 간에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씨앗이 뿌려지기에 적합한 땅, 그 씨앗이 뿌려졌을 때 잘 받아들여서 풍성한 열매를 맺기에 합당한 땅으로 바꾸어 내는 일입니다. 그런 땅만이 농부이신 하나님께는 의미있는 땅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밭의 비유를 마치신 후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숨은 것이 장차 드러나지 아니할 것이 없고 감추인 것이 장차 알려지고 나타나지 않을 것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너희가 어떻게 듣는가 삼가라 누구든지 있는 자는 받겠고 없는 자는 그 있는 줄로 아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그리고 예수님의 가족들이 예수님을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내 어머니와 내 동생들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이 사람들이라” 


그 땅이 어떤 땅인지 그리고 그 땅이 지금 뿌려진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씨앗을 그 안에서 키워가고 있는지 어떤지 그것이 당장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그 모든 것이 드러날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씨앗이 열매로 드러나게 하시기 위해서 심으시기 때문입니다. 말씀에 무관심한 것은 물론이고 하나님께서는 잠시 기뻐하는 것이나, 혹은 조금 자라다 마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그 땅이 많은 열매를 맺는 것을 기뻐하십니다. 하나님은 농부이기 때문에 절대로 취미삼아 관상용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뿌리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열매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듣고 순종하는 것’입니다. 일단 주님의 말씀을 달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순종하기 위해서 계속 애써야 하며, 순종의 열매를 하나 하나 맺어가야 합니다. 열매가 없다면 나중에는 있다고 생각했던 그것까지 빼앗겨 버리는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 위의 제자들과 예수님의 이야기, 거라사의 광인 이야기, 야이로의 딸과 혈루증 앓던 여인의 이야기. 땅과 씨앗, 그리고 열매에 대한 이야기 뒤에 믿음에 관한 이런 이야기들이 주욱 이어지는 것은 절대로 우연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참 믿음이 있을 때, 우리 삶에는 분명히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또 그런 믿음이 있을 때 순종의 열매는 반드시 맺혀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이 없으면 두려워 하느라고 받은 씨앗을 잘 키워 열매로 맺지 못합니다. 순종이라는 열매도 맺을 수 없고, 구원과 삶이 회복되는 열매도 맺을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 영혼과 삶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씨앗을 뿌리고 계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열매가 없는 것이 그저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아니라는 것 또한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 씨앗에 합당한 열매를 들고 마지막 날에 우리 주님 앞에 서게 될 것이니까요. 


우리는 복음이라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씨앗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복음이라는 씨앗을 우리 인생과 영혼이라는 밭에 뿌리셨습니다. 그것은 믿음을 통해서 순종이라는 열매, 구원얻은 백성다운 참된 삶이라는 열매를 거둬들이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다른 것은 다 하나님께서 책임지셔도 우리 마음이 좋은 밭이 되는 것, 옥토가 되고 또 계속 옥토로 남아있게 하는 것은 바로 우리 몫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뿌려질 때, 그 말씀을 달게 받아 인내하여 주님 원하시는 믿음과 순종의 열매를 맺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