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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02.23.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예레미야 4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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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6년 2월 23일 화요일





계속 똑같은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바로 하나님께서 유다 뿐만 아니라 유다의 주변에 있는 모든 나라들을 심판하실 것이라는 이야기인데요. 그 목록 속에는 나라의 크고 작음이나 강하고 약함의 구별이 없이 모든 나라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주욱 읽다가 문득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왜 그 믿음은 그토록 하나님을 온전히 인정하고 신뢰하는 믿음이 되기 어려운가 하는 문제에 대한 하나의 답을 발견했습니다. 성도들이 하나님을 믿기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드물게 교회는 다녀도 하나님을 정말로 신뢰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싫어하시는 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분들은 아주 예외적인 분들이고, 거의 대부분의 성도들은 자기 믿음이 정말 든든하고 흔들림 없는 믿음, 정말 하나님만을 꼭 붙드는 그런 믿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그런 믿음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왜 우리는 그런 신앙에 그토록 이르기가 쉽지 않은 것일까요? 오늘은 그 이유들 중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이유 하나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대개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에 대한 아주 크고 대단한 설명은 잘 받아들이고 의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만드셨고, 또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알고 계시고, 모든 것을 하실 수 있고, 온 우주를 주관하신다는 말들을 들으면 그저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나님에 대한 그보다 훨씬 작고 별 것 아닌 이야기를 들으면 그것은 그렇게 쉽게 믿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 하나님이 나의 인생을 주관하시고 책임지신다는 이야기나 나의 삶을 완전하게 인도해 주신다는 이야기들 말이지요. 


참 이상합니다. 왜 더 크고 놀랍고 더 불가능해 보이는 그런 이야기는 쉽게 받아들이면서 그보다 훨씬 더 평범하고 작고 별 것 아닌 이야기들은 그리도 믿기 어려워 하는지 말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그렇게 어마 어마한 이야기들, 너무 커서 그 크기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이야기들은 사실 나와 직접 관계가 없습니다. 그것을 믿든 믿지 않든 나에게 별다른 영향이 없고, 게다가 그것을 믿는다고 해도 내가 해야할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그것을 믿는지 믿지 않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믿는다고 속단하기가 쉽지요. 그러나 작은 이야기들, 세밀하고 실제적인 이야기들은 나의 현실과 직접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영향이 아주 직접적이고 구체적입니다. 그래서 내가 이 사실을 진짜로 믿는지 그렇지 않은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또 정말로 이 것을 믿으면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온 세상을 주관하신다는 사실은 믿는다고 확신하면서도 그 하나님이 이 세상보다 훨씬 더 작고 간단한 자신의 삶을 다스리신다는 사실은 믿기 힘들어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이 온 우주와 이 세상 전체를 다스리신다는 것은 믿으면서도 그 하나님이 나의 인생을 주관하신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것은 정말 앞뒤가 맞지 않는 일입니다. 사실 상황이 이렇다면 그 사람은 하나님께서 자기 삶을 주관하신다는 것을 믿지 못할 뿐 아니라 실은 하나님이 온 세상을 다스리신다는 것도 믿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하나님께서 이 세상 전체를 움직여 가시고 다스리신다는 것을 믿는다면 우리는 그 하나님께서 우리 개인의 삶도 똑같이 움직여 간다고 믿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개인의 삶을 그렇게 움직여 가신다는 것을 실제로 믿는다면 우리는 그 하나님께서 이 세상 전체를 다스려 가신다는 것도 똑같이 믿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두 가지는 두 가지가 아니라 한 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역사란 사람들 개개인의 역사가 모여서 만들어 지는 것이고 또 개인의 삶들이 온 세상의 역사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들의 믿음이 힘이 없는 많은 이유들 중의 중요한 이유 하나는 바로 이렇게 우리의 신앙이 조각 조각 나눠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나눠진 부분 부분별로 어떤 부분에서는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의 신앙이 정말 힘있고 능력이 있어지려면, 그리고 그 믿음 때문에 견고하고 흔들림 없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이렇게 나눠놓은 모든 부분들을 하나로 합치고 나서 내가 이 모든 영역에서 모두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며 믿고 있는가,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그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을 인정하고 의지하고 있는가 그런 것들을 점검하고 챙기면서 신앙을 세워가야 합니다. 그것이 아얘 신앙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일이 되더라도 말입니다. 


우리 모두가 모든 부분에서, 그리고 하나로 합쳐진 전체에서 전부 다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며 사는 정말 온전하고 능력있는 믿음의 소유자들이 되어서 자신의 삶을 바라보든, 이 세상을 바라보든 흔들림 없이 하나님 인정하는 참 믿음의 사람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