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05.12.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아모스 7-9장)

20160512D (#1).mp3.zip





설교일 : 2016년 5월 12일 목요일




아모스 7장부터 9장까지는 하나님께서 아모스에게 보여주신 다섯 개의 환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섯 개의 환상은 메뚜기 환상, 불의 환상, 다림줄 환상, 여름 과일 광주리 환상,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성전 기둥을 쳐서 무너뜨리는 환상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환상들을 보여주시면서 앞 쪽의 네번째 환상 까지는 아모스와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맨 앞의 두번째 환상까지는 그 징벌이 너무 무거워 이스라엘이 견디지 못할테니까 그 징벌을 사해 달라는 아모스의 청을 듣고 실제로 그 청을 받아들여 그 징벌들을 사해 주십니다. 세번째, 네번째 환상을 보여주시고 나서는 아모스와 대화를 하시기는 하지만 그런 과정이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번째 환상에서 아모스는 그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징계를 하시려고 뜻을 정하실 때, 어느날 갑자기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예언서들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수차례 경고하십니다. 마치 ‘이번이 마지막이야.’라는 경고를 하고 또 하고 또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백성들이 전혀 그 경고를 듣지 않고 오히려 계속해서 더 심각한 죄를 지어 이제는 더 이상 그냥 내버려둘 수 없는 그런 상태가 되었을 때, 그 때 하나님께서는 그동안 말씀하신 것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십니다. 


저는 오늘날도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교회를 향해서 그렇게 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옛날 이스라엘처럼 하나님께서 누군가에게 직접 그 운명을 말씀해 주시고, 보여주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미 우리 손에는 우리의 행위를 영적인 상태를 비춰볼 수 있는 성경책이 들려 있으니까요. 성도들이나 목회자들 중에서 그래도 바른 양심과 영적인 분별력이 있는 사람들은 오늘 하나님의 교회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제대로 보고 또 분별하고 있을 것입니다. 다른 분들도 그런 분들이 많지만 기독교 철학자이신 손봉호 교수님이나 기독교 역사학자 이만열 교수님, 그리고 신학자이신 김세윤 교수님같은 분들은 성경과 기독교 역사를 근거로 해서 현재 한국 교회가 기독교 역사상 그 어떤 교회보다도 거의 모든 면에서 최고로 타락되어 있고 무너져 있다고 진단하고 있는데, 저는 이분들의 평가가 그리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목회자들이나 평신도들 중에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분들이 아주 많을 것입니다. 오늘날은 성령님이 모든 성도들과 함께 계시기 때문에 따로 선지자들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선지자와 같은 마음으로 자신이 사는 나라와 또 교회를 바라볼 줄 아는 사람들이 선지자들이겠지요. 


아마도 하나님께서는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 중에서 이런 사람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고 계실 것입니다. 그저 자기 믿음 하나 지키는 것이 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조국교회를 아픈 마음으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 그리고 그 아픈 마음으로 나라와 교회를 위해서 기도할 줄 아는 사람들 말입니다. 저는 지금 한국교회가 이렇게 무너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무너져 내리지 않고 있는 이유는 그래도 아직은 이런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기도가 하나님의 진노와 징계를 막아주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조국교회의 병들고 무너진 모습을 볼 줄 아는 사람들은 그런 교회를 향해 쓴 소리를 뱉아내고 비판을 하는 일도 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그런 눈과 마음으로 한국교회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모스처럼 그래도 한 번만 불쌍히 여겨 달라고, 용서해 달라고 말이지요.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그런 사람들의 기도를 기뻐하실 것이고, 그 기도를 들어 주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모스서에서 보게 되는 것처럼 언젠가는 아모스와 같은 사람들의 기도가 소용없어지는 순간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저 통보만 하시고, 통보하신 대로 교회를 향해서 정말 아픈 매를 드실 때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 때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하나님께서 더 이상 내버려 두실 수 없는 그런 지경이 되면 그런 순간은 올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흔히 우리 자신의 신앙생활만 생각합니다. 나만 잘 믿으면 된다고 생각하지요. 물론 이해는 갑니다. 내 믿음 하나 지키는 것도 쉽지 않고 또 사실 내가 속해 있는 한국교회에 대해서 어두운 생각을 하는 것이 그다지 즐거운 일은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우리는 절대로 혼자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나 홀로 독야청청할 수가 없습니다. 나는 몸된 교회의 지체입니다. 광현교회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일부분이고, 또 조국교회의 작은 지체입니다. 그것은 교회의 어떠함이 곧 내 신앙의 어떠함과 그대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악한 영향력은 훨씬 더 빨리 그리고 강하게 전해진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우리는 항상 나 자신을 살피는 동시에 내가 속해 있는 지역교회와 한국교회 전체를 살피며 그를 위해서 기도해야만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진짜로 아픈 매를 드시는 때가 오지 않도록 말이지요. 그리고 내가 오늘의 아모스가 되고, 오늘의 의인이 되는 일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그래도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만큼은 바르게 서 있고, 또 바르게 믿으려고 발버둥치는 그런 사람으로 남아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께서 그런 우리들을 보시고 드셨던 매를 거두실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언제나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결코 하나님의 교회를 징계하시고 싶어하지 않으십니다. 누군가가 나서서 그 일을 막아주시기를 원하십니다. 절대로 나 하나 쯤이야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서 무너진 곳을 다시 세우는 일을 하는 것이니까요. 우리 모두가 이 땅의 교회의 아프고 병든 곳을 위해서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삶과 신앙의 자리를 잘 지켜내는 오늘의 아모스로 살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