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06.23.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마태복음 22장)


20160623D (#1).mp3.zip





설교일 : 2016년 6월 23일 목요일


 


저는 가끔씩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생각하고 묵상할 때가 있습니다. 그 나라가 어떤 나라일까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지만, 더 많은 경우에는 과연 하나님 나라에는 얼마나 되는 사람들이 들어가게 될까하는 생각이 자꾸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요전에도 문득  같은 질문이 떠올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말씀들을 근거로 해서 잠시 생각하다가 하나님 나라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겠지만 또 동시에 생각만큼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은혜로 들어가는 나라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우리가 무슨 노력을 하거나 혹은 공을 세워서 들어가는 나라는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분명히 하나님 나라가 극소수가 들어가는 나라가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성경을 보면 주님께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나라로 들어가는 문은 좁아서 많은 사람들이 그리로 가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말씀하셨고, 물론 하나님 나라는 은혜로 들어가는 나라이지만 또한 그 은혜에 바르게 반응하는 사람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나라라는 사실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게 되겠지만, 또 생각만큼 많은 사람들이 그 나라의 영원한 백성이 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혼인잔치의 비유가 그 점을 분명히 드러내 줍니다. 이 혼인잔치의 비유는 은혜를 강조하면서도 사람들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올바른 반응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줍니다. 아시다시피 여기 혼인잔치는 하나님 나라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잔치에 초청되었다는 것은 바로 하나님 나라로 들어오라는 초대이지요. 그런데, 처음에는 그러마고 대답했던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막상 잔치날 당일이 되자 자기 스케줄이나 볼 일을 핑계로 참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합니다. 심지어는 자신들을 데리러 간 왕의 종들을 잡아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이 일은 실제로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일어났던 일들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제일 먼저, 그리고 자신들만 특별하게 하나님 나라에 들어오라는 초대를 받고서 그렇게 초대하는 하나님의 종들을 핍박하고 죽이기 까지 했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지만 그렇게 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고 그 나라에 들어가는 일에 대해서 무관심하기도 했고 그렇게 적극적으로 무시하고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그랬던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혼인잔치에 가는 일, 그러니까 하나님 나라에 들어오라는 초청을 받아들이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초청을 받아들이려면 그 중요한 일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일들이 정말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일보다 더 중요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고작 그들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오라는 초청을 받아들이는 일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밭에 가고, 자기 사업을 하러 나가는 일이었습니다.  


왕은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군대를 보내서 종을 죽인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그 동네를 불살라 버렸습니다. 심판한 것입니다. 왕은 이번에는 그 잔치 자리에 다른 사람들을 초청했습니다. 첫번째 초청한 사람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이었다면, 두번째 초청받은 사람들은 이방인들이나 유대인이지만 스스로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정말 기쁘고 감사하게 왕의 초청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온 사람들 중에는 예복을 준비하지 않고서 그 자리에 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임금은 이런 사람들을 내쫓았습니다. 비록 왕의 은혜를 입어 올 수 없는 자리까지 왔지만 왕은 예복을 준비하지 않고서 함부로 그 자리에 온 사람까지 용납할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요한계시록을 보면 이 예복이 무엇인지 나옵니다. 예복은 다른 것이 아니라 성도의 성도다운 행위이고 거룩한 삶입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초대를 받았다고 해도 우리가 우리 삶을 통해서 그 나라에 들어갈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그 문 앞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되는 은혜를 받은 사람에게 순종과 거룩한 삶은 이미 그의 공로가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 내세울 행위가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그저 그 은혜를 입은 사람의 당연한 반응입니다. 나에게 그 은혜를 주신 하나님이 거룩하시고, 또 내가 들어가야 할 그 나라가 거룩한 나라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 보이게 되는 당연한 반응이지요. 


항상 내가 받은 과분한 은혜를 기억하시고, 그 과분한 은혜에 걸맞는 삶을 예복으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의 혼인잔치가 벌어지는 날, 부끄러움 없이 쫓겨나지 말고 기쁘고 행복하게 그 나라에 들어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