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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금요기도회

2016.12.09. 금요기도회 -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시편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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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6년 12월 9일 금요일

설교분문 : 시편 23편




 우리는 지난 주 금요일에 하나님께서 목자가 되어 주시는 인생이 누리는 복과 은혜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 인생이 누리는 복은 한 마디로 표현해서 ‘부족함이 없는 인생, 더 이상 원이 없는 인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가끔은 이런 고백을 합니마만, 우리는 대개 지나온 과거를 돌아보면서 이런 고백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돌아보면 주님 덕분에 부족함이 없는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고 말이지요. 그런데 다윗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지금 이 복을 누리고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이와 똑같은 복을 누릴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습니다. 같이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참 부럽지 않습니까? 사람이 이렇게 변함 없는 만족을 누리고 확신하며 살아갈 수 있다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떤 특별한 사람에게만 허락되어 있는 은혜가 아닙니다. 하나님을 믿는 성도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그런 은혜입니다. 


오늘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너무 욕심이 없습니다. 이런 엄청난 은혜와 복을 얻을 수 있는 길이 눈 앞에 열려 있는데도 좀처럼 그리로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 내가 알고 있고 누리고 있는 것으로만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물질적인 것에 욕심을 부려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 영혼에 부어주시는 은혜에는 욕심을 내야 합니다. 성경이 말하고 있는 은혜와 소망, 그리고 믿음의 능력 중에서 내가 모르는 것과 나에게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얻기 위해서 간절히 기도하고 쫓아가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지금은 꽁꽁 닫혀 있는 그 문이 내 앞에 활짝 열려 그 안에 있는 보화를 나에게 내어줄 때까지 열심히 구하고 쫓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시편 23편은 만족에 대한 노래입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목자이시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시편 23편의 중간에서 어떻게 보면 그런 자신의 고백을 반대로 뒤집는 듯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성도 여러분, 어떤 사람이 여러분에게 ‘나는 정말 부족한 것이 없어. 그리고 앞으로도 주욱 그럴거야!’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실 것 같으십니까? 우선 건강해야하겠지요. 근심할 것도 걱정할 것도 없어야 할 것입니다. 돈도 많아서 쓸 것이 부족하지 않아야 할 것이구요. 물론 자식들도 절대로 속을 썩이면 안됩니다. 지금도 부족함이 없고, 앞으로도 부족함이 없는 삶, 그것은 분명히 이렇게 모든 것이 갖춰져 있고 또 모든 것이 보장되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상식이니까요.  


그런데, 다윗은 그렇게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분며히 말하고 나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가 어떤 곳입니까? 언제나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는 곳입니다. 한 발만 잘못 내딛으면 끝을 알 수 없는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는 곳, 그리고 사방에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위협들이 도사리고 있는 그런 곳입니다. 적당히 위험한 곳이 아니라 정말 언제 죽을지 모를 그런 곳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런 곳에 부족한 것이 없을 수 있을까요? 과연 이런 곳에 있으면서도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다고, 나는 완전히 만족한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사실 하나님이 우리의 목자가 되어주신다고 한다면,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아시고,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분이시니까, 게다가 우리를 너무 사랑하시는 분이시니까 우리의 삶에는 탄탄대로만 열려야 합니다. 내 앞에는 잔잔한 물가와 푸른 초장만 기다리고 있어야 합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그런 건 아얘 없어야 합니다. 있어서는 안되지요. 어떻게 하나님이, 나의 목자이신 그 하나님이 나를 그런 곳으로 인도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다윗은 하나님이 자신을 그런 곳으로 인도하신다고 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 때 거기서도 나는 여전히 만족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다윗은 4절에서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요. 두려움은, 사실 그것이 무엇이든 충분하지 못한 것이 있어서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감정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면 그 사람은 절대로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현재에 대한 두려움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마찬가지입니다. 충분하지 못한 것이 있을 때, 특히 그것이 더 중요한 것일수록, 더 많이 부족할 수록 우리는 더 큰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지금은 만족스럽지만 혹시 앞으로 그런 조건이 깨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때, 우리는 그런 가능성 때문에도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런 점에서 두려움은 아주 깊고 큰 불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시면 금방 그렇구나 하실 것입니다. 우리의 수입이 우리가 넉넉하게 사는데 약간 부족합니다. 그럴 때 우리가 두려워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저 불만스러워합니다. 아, 내 수입이 딱 30만원만 더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이 6개월 뒤에는 회사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통보가 옵니다. 그러면 이 불만이 갑자기 두려움으로 바뀝니다.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로 돈인데, 그 돈이 부족한 정도가 달라지니 불만이 두려움으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모든 부족함이 다 그렇습니다. 그 부족함들은 그 종류가 무엇이건 조금 부족할 때는 불만이었던 것이 많이, 그리고 충분히 부족해 져서, 내가 이 정도면 그래도 괜찮다라고 정해놓은 선을 넘어가는 순간 두려움이 됩니다.


우리가 이렇게 보면 다윗이 왜 자신이 앞으로 정말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골짜기, 낭떠러지 위로 난 위험천만한 길을 갈 때에도 자신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그가 ‘지금’ 하나님의 양으로 살면서 부족함이 없는 만족을 누리는 이유와 똑같습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건널 때에도 여호와 하나님은 여전히 자신의 목자가 되어주실 것이고, 또 자신은 하나님이 거느리시는 양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때도 부족함이 없는 만족스러운 상태가 계속될 것이고, 그래서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너무나 당연하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 단순하지요? 그렇지만 이 단순함이 성경이 말하는 참된 믿음의 본질입니다. 어떤 사람의 믿음이 현실적인 믿음이 되느냐, 그저 머리 속에만 있는 힘없는 믿음이 되느냐 하는 것은 바로 이 단순한 이치에 달려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만족이라는 것을 자신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고 또 그런 마음의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진짜 만족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참 안타까운 것은 성도들까지도 이런 사고방식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하나님께서 성도들에게 주시는 만족도 이런 만족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먹을 것을 충분히 주시고, 입을 것을 충분히 주시고, 필요한 모든 것을 충분히 주실 때에만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지요. 지금은 그런 조건이 충족되어 있기 때문에 만족합니다. 그렇지만 생각을 미래로 가져가게 되면, 불안한 경제상황이나 불투명한 직장을 생각하면 갑자기 그 만족이 깨집니다. 그 만족은 금방 두려움으로 변해 버리고, 근심과 걱정이 됩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수 있는 만족은 그런 만족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말합니다. 다윗은 지금 단순히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서 ‘다 잘 될거야’라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윗은 그 미래를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최악의 상황으로 가정해 놓고서, 그래도 나는 그런 상황이 되어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내 미래에 그런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확실하더라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만큼 흔들리지 않는 만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불만이 커지면 근심과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근심과 걱정이 더 커지면 두려움이 되지요. 그래서 우리가 불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두려움의 문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목자가 되어 주시기 때문에 나에게는 부족함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걷게 될때에도 나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하나님만으로, 하나님께서 나의 목자가 되어 주신다는 그 사실하나 만으로 충분한 그 만족의 비결을 알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불만이라는 감정을 생각할 때, 그것을 항상 외부의 조건과 연결시켜 생각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지요. 내가 부족함을 느낀다는 것은 실제로 부족한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불만의 원인은 외부의 조건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외부에 있는 불만스러운 조건이 있다고 해서 꼭 우리가 불만에 빠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불만과 그 불만을 느끼게 만드는 조건 사이에 일대 일의 대응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실제로 그 불만을 느끼느냐 느끼지 않느냐 하는 것은 철저히 우리 마음에 관계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불만과 만족을 결정짓는 결정권이 우리 생각처럼 어떤 조건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그런 경험을 해 보셨을 겁니다. 똑같은 일을 경험합니다. 아니 이번에는 지난 번보다 더 심한 일을 경험합니다. 그런데, 지난 번에는 그렇게 불안하고 불만스럽고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분명히 엄청나게 큰 일인데 아무렇지가 않습니다. 이런 일은 신앙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일어나지만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더 자주, 그리고 분명하게 경험되는 일입니다. 이런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우리 마음은 사실 무엇으로든 가득 채워져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을 느끼도록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밥으로 배를 채우든 고기로 배를 채우든 충분히 먹기만 하면 배가 부르듯이, 우리 마음과 영혼은 그게 무엇이든 진짜로 자신응ㄹ 가득 채워줄 수 있는 것만 만나면 완전히 만족하도록 그렇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를 불만스럽게 하고 두렵게 만들 수 있는 조건이 있지만 그 때 무언가 다른 것이 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다면 우리는 만족할 수 있고,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과 영혼은 거의 무한하다고 할만큼 엄청나게 큽니다. 그래서 이 세상을 다 준다고 해도 완전한 만족은 얻을 수 없습니다. 그 영혼과 마음이 바로 하나님의 형상이니 어떤 의미로 하나님이 무한하시듯이 우리의 마음도 거의 그 정도로 무한히 크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곧 하나님만이 우리 영혼을 가득 채워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윗이 비록 자신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걷게 되더라도 거기서도 자신은 두려움 없는 만족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한 이유는 다윗은 하나님만 자기 목자가 되어 주시면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영혼의 비결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탄은 항상 우리를 속이려고 듭니다. 너의 만족과 평안은 너의 삶의 조건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끊임없이 속삭입니다. 일단 현실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생기면 우리의 마음이 그렇게 반응하기 쉽기 때문에 사탄의 이런 속삭임은 굉장히 설득력이 있지요. 그러나 아닙니다. 우리가 현실적인 부족함 때문에 느끼는 불만과 불안, 그리고 두려움 같은 감정들은 오히려 그 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입니다. 아직도 그만큼 나의 영혼이 하나님으로 가득 채워져 있지 않다고, 하나님께서 목자 되어 주시는 삶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고, 그러니 얼른 네 영혼을 하나님만으로 채우라고, 하나님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비결을 배우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하나님 안에 모든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만이 영원하시고 하나님만이 무한하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우리의 목자가 되어 주시면 우리에게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다윗은 정말 부족함이 없어서 부족함이 없다고 고백한 것이 아닙니다. 부족하지만, 정말 많이 부족하지만 부족함이 없다고 고백했습니다. 다윗의 영혼은 하나님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그래서 그 부족함이 불만이 되고 두려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 부족하십니까? 앞으로 부족해 질 것 같으십니까? 그래서 근심이 되고 걱정이 되며, 두려워 지십니까? 사실 우리들 모두는 다 그런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금새 그런 시험에 빠질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다윗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에서 배워야 합니다. 하나님의 목자 되어주심 속에서 하나님으로 가득 찬 인생을 사는 비결을 배워야 합니다. 


주님이 여러분의 완전한 만족이 되어주실 때까지 그만큼 주님만 의지해 보십시오.  하나님이 여러분의 영혼을 가득 채워 주시는 그 은혜를 사모하면서 살아 보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진실로 우리의 온전한 만족이 되어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을 목자 삼아 사는 우리의 삶에 내게 부족함이 없다고 외치는 고백이 풍성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