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2.05.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출애굽기 36-38장)



20150205D.mp3.zip





설교일 : 2015년 2월 5일 목요일




오늘 함께 읽은 본문은 드디어 모든 폭풍이 가라앉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막을 세우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함께 읽으시면서 무엇을 느끼셨습니까? 앞에서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알려주신 성막의 설계도가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셨을 겁니다. 그래서, 지루하고 별로 필요 없다고 느끼셨을 지도 모르구요. 그렇지만 이 부분은 우리에게 들려주는 분명한 메세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성막이 결국 하나님의 뜻대로 그대로 지어졌다는 것입니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만드실 때, ‘있으라’고 하시면 ‘그대로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보시고 하나님께서는 ‘좋다’고 하셨습니다. 


성경은 성막 또한 처음 세상이 만들어진 것과 똑같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성막은 하나님의 뜻 그대로 지어졌습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그 대로 세워졌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보시고 어떠셨을까요? 분명히 좋아하셨을 것입니다. 기뻐하셨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대로 되어질 때, 그것을 가장 기뻐하십니다. 단지 하나님의 마음대로 되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생각도 감정도 완전하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것은 결국 가장 선하고 아름다우며, 가장 유익하다는 뜻입니다. 그게 이 세상이든 성막이든 말입니다. 저는 성막이 지어지는 과정을 읽으면서 이것은 비단 성막에만 해당되는 말씀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자신의 인생이나 혹은 이 세상이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모양으로 이루어져 가기를 원하시고, 그렇게 되었을 때 가장 기뻐하십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을 때, 그 모든 것들은 가장 선하고 아름다우며 가장 유익한 형태가 됩니다. 바로 여기에 우리가 우리 삶과 우리에게 맡겨진 모든 것들을 하나님의 뜻대로 세워가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하나님이 기뻐하실 때, 그것이 우리들에게도 가장 유익한 일이 되니까요. 


그런데 성막은 단지 외형적으로 볼 때만 하나님의 뜻대로 된 것이 아닙니다. 오늘 함께 읽은 본문의 첫 장인 36장 앞 부분을 보면, 성막에 들어간 재료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모이게 되었는지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정말 너무나도 아름다운 헌신입니다. 아마도 성경에 나오는 가장 흐뭇한 광경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성막을 지을 재료가 발표되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저마다 자기에게 있는 성막 재료들을 하나님께로 가져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 번 가져오고 만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가져오고 가져오고 또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재료가 성막을 짓고 남을만큼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백성들의 자원하는 마음이 컸던 것입니다. 이 일 때문에 성막을 만들던 사람들이 일을 멈추고 이 상황을 모세에게 알리러 왔습니다. 참 놀랍지 않습니까? 부족해서가 아니라 남아서 하던 일을 멈춰야 했다니 말입니다. 모세는 또 어떻게 했습니까? 이제는 더 필요가 없으니 이 이상은 더 가지고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교회도 이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성도와 목회자가 물질을 대하는 태도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한국 교회는 이 모습을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의 교회들은 대개 교회 쪽에서는 더 많은 물질적인 헌신을 하기를 원하고 성도들은 그런 것을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고 또 점점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둘 다 정상이 아닙니다. 정상적인 경우에는 이래야 할 것입니다. 교회가 교회의 필요를 말하면, 성도들이 기쁜 마음으로 물질적인 헌신을 합니다. 그러면, 그게 차고 넘칩니다. 그래서 오히려 교회는 이제 되었으니 그만 하셔도 된다고 말합니다. 한국교회 안에 이런 풍경이 많아진다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하겠으며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기뻐하시겠습니까? 저는 다른 교회는 몰라도 우리 교회라도 이런 방식으로 재정적인 부분이 세워져 가기를 소원합니다. 교회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성도들은 인색하지 않은 그런 모습, 그래서 그 예민한 물질의 문제조차도 아무런 거리낌이나 불편암이 없는 그런 모습이 된다면 정말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 교회의 물질생활이 그렇게 되도록, 그리고 여러분 자신의 물질적인 헌신이 하나님 앞에 그렇게 향기롭고 넉넉한 것이 되도록 항상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성막이 정말 아름다웠던 이유는 그 설계가 훌륭했기 때문만도 아니었고, 거기 들어간 재료들이 귀하기 때문만도 아니었습니다. 성막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나님께서 능력을 주신 사람들의 재능적인 헌신과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진심과 기쁨에서 나온 물질적인 헌신을 통해, 심지어는 물질적인 탐욕을 배제한 상태에서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성막과 하나님의 거처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면, 성막이 세워지는 이치나 교회가 세워지는 이치가 같아야 할 것입니다. 우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교회를 이루는 지체들이 하나님의 뜻대로 교회를 세워가야 합니다. 그러려고 애쓰고 헌신해야 합니다. 그리고, 재능과 능력이 있는 사람들도 자기 재능과 능력대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하나님의 뜻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도구로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회는 성도들의 구체적이고 자발적인 헌신으로 세워져 가야 합니다. 저는 오늘 본문에서 아주 재미있는 구절을 발견했습니다. 38장 8절인데요. 거기를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가 놋으로 물두멍을 만들고 그 받침도 만들었으니 곧 회막에서 수종드는 여인들의 거울로 만들었더라.” 아마 회막에서 수종드는 여인들이 서로 모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성막을 위해서 특별한 헌신을 좀 하자고 했겠지요. 그런데, 가진 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마다 손 거울을 내어 놓았습니다. 그 당시 거울은 놋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물두멍과 받침을 만들기에 적합했고 그래서 여인들의 손거울은 물두멍으로 변해 성막을 이루는 일부분이 되었던 것입니다. 참 행복하고 흐뭇한 광경이 아닙니까? 이것이 바로 성도가 교회를 위해서 해야 할 헌신의 모범일 것입니다. 꼭 귀한 것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소박하고 작아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에게는 귀한 것이어야 합니다. 꼭 옛 여인의 놋 거울 처럼 말이지요. 


교회는 하나님의 거처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이고, 성령의 전입니다. 그래서, 하나님보시기에 가장 아름답고 훌륭하게 지어져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백성들의 자발적이고 구체적인 헌신을 통해서, 그리고 욕심부리지 않고 겸손하게 순종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세워져 가야 합니다. 우리 광현교회가 앞으로 계속해서 이렇게 세워져 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하나님이 정말 좋아하시고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거처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오늘은 교회를 위해서, 그리고 교회를 위한 나 자신의 헌신을 위해서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절대로 탐욕이 세우고 인간의 능력이 세우는 교회가 아니라 겸손하고 자발적인 헌신, 성도들의 구체적인 헌신을 통해 하나님께서 세워가시는 그런 교회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고, 나의 작은 헌신들이 성막을 위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헌신처럼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를 하나님을 지극히 사랑하는 기쁜 헌신자들이 되게 하셔서, 우리 교회를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거처로 세워지게 해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