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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01.15. 새벽기도 - 성경읽기와 묵상(이사야 6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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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6년 1월 15일 금요일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있고, ‘인과응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일은 바른 곳으로 되돌아 가게 되어 있고, 원인과 결과는 결국 일치하게 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두 말 모두 일맥상통하는 말인데요. 이 두 말 모두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설명하는 말인 동시에, 그 이치를 ‘정의’에 두는 그런 말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실제로 이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이 세상은 이 두 개의 법칙과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지는데도,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이 세상의 이치에 대한 그런 믿음이 있고 또 기대가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이 세상을 짧은 기간만 놓고 본다면 이 법칙들이 깨질 때가 더 많지만 긴 세월을 놓고 보면 완전하게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법칙들이 가장 큰 틀에서 세상의 이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이미 이 법칙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요즘 우리나라나 이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그 어느 시대보다도 참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그 어느 시대보다도 번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망가져 가는 곳은 너무 심하게 망가져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많은 곳에서 사람들의 악하고 이기적인 본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고, 또 그것 때문에 한 나라가,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며 절망 속에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저는 이 세상이 하나님 손에 만들어 졌고 그래서 하나님의 세상이라고 믿는 성도라면 힘들고 아파도 이 세상의 이런 모습들을 똑바로 바라보고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틈틈히 이 세상의 이른 모습들을 찾아보려고 애쓰는 편인데요. 그럴 때마다 때로는 마음에서 눈물이 흐르고, 때로는 분노로 마음이 떨리게 되고, 안타까움에 가슴이 아파올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완전히 절망하거나 그런 세상을 눈을 뜨고 바라보는 일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또 다시 소망을 가지고 부족하지만 나라도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살아가자라고 다짐하곤 합니다.  


제가 이 세상의 모습, 그 안에서 살아가는 망가져 가는 하나님의 형상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여전히 소망을 손에서 놓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하나님께서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세상이라도 여전히 하나님께서 다스리고 계시며, 언젠가 하나님께서 이 모든 일들을 바로 잡으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제가 믿는 하나님은 ‘정의’의 하나님이시니까요. 


우리는 마지막에 우리가 들어가 살게 될 하나님 나라를 생각할 때, 그 곳을 너무 낭만적으로, 그러니까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화려한 보석, 생명나무열매, 눈물과 고통이 없고 죽음이 없는 곳, 영광스러운 곳, 찬양과 예배가 있는 영원한 곳. 기쁨, 평안…. 이런 것들만을 생각하지요. 분명히 그렇습니다. 성도가 들어가게 될 ‘새 하늘과 새 땅’은 분명히 그런 곳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 나라를 그렇게 소망하고 기다리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우리는  온 우주가 완전한 기쁨과 완전한 평화, 그리고 상처와 아픔, 해 됨이 없는 곳, 죽음과 부조리가 없는 곳, 완전한 행복이 있는 그런 곳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그 곳이 바로 ‘하나님의 정의’가 완전히 이루어지는 그런 곳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아주 간단하게 말씀드려서 천국이 천국일 수 있는 것은 지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이사야서의 마지막 장은 그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이사야서는 메시야의 책입니다. 우리의 구원자로 오시는 분이 어떤 분이신지, 그리고 그 분이 결국에는 세우시고 완성하실 하나님 나라는 어떤 나라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을 이사야서보다 더 분명하게 보여주는 책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래서 그런 이사야서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이사야서 66장이 메시야로 인해서 이 땅에 이루어질 그 나라를 보여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사야서 66장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하나님 나라는 너무나 아름답고 완벽한 곳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그 곳이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세우시고 완성하시는 그런 곳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하시는 말씀이 바로 이것입니다. “무릇 마음이 가난하고 심령에 통회하며 내 말을 듣고 떠는 자 그 사람은 내가 돌보려니와…” 하나님 나라가 하나님 나라가 될 수 있는 이유는, 그 나라가 이 세상에서 이 세상의 아프고 고통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가난한 마음이 된 사람들, 통회하는 심령으로 살았던 사람들이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으로 보상을 받는 그런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바로 이 이유 때문에 하나님 나라를 기다립니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하나님 나라를 사랑합니다. 그 나라는 이 세상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자기만 편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갔던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죄인됨과 신음하는 하나님 만드신 세상, 그리고 그 안에서 다른 이들이 저지르는 죄악 때문에 고통당하고 일그러져 가는 하나님의 형상들을 보면서 가난한 마음이 되고 애통하고 통회하는 심령으로 살아갔던 그런 사람들, 그런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겼던 그런 사람들이 위로를 얻고 평강을 얻으며 영광스럽게 살아갈 그런 나라이기 때문에 저는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고 그 나라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우리 주님께서 마지막에 완성하실 하나님 나라는 이렇게 하나님 앞에서 살아갔던 사람들,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으로 살았던 사람들이 상을 얻고 영광을 얻는 그런 나라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에서는 이와 정반대의 일도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떠드는 소리가 성읍에부터 들려오며 목소리가 성전에서부터 들리니 이는 여호와께서 그의 원수에게 보응하시는 목소리로다.” “여호와의 손은 그의 종들에게 나타나겠고 그의 진노는 그의 원수에게 더하리라.” “그들이 나가서 패역한 자들의 시체들을 볼 것이라 그 벌레가 죽지 아니하며 그 불이 꺼지지 아니하여 모든 혈육에게 가증함이 되리라” 이것 또한 하나님 나라의 모습입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하나님 나라가 하나님 나라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모습입니다. 이렇게 ‘정의’가 온전하게 실행되지 않고는, 그래서 하나님 없이 악하고 이기적으로 살았던 사람들이 하나님의 형벌을 받지 않고는, 그렇게 바로 잡혀져야 할 것이 바로 잡혀지지 않고는 하나님 나라는 완전한 하나님 나라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도들도 현실 속에서 살아가다 보면요. 그저 그렇게 되는 대로 살고 싶은 유혹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적당하게 신앙생활하고 싶고 괜히 이 세상이나 다른 사람들 일에 관심을 가져서 마음 아파하며 힘들게 살 것이 아니라 자기 앞가림이나 하면서 이 세상에서의 삶을 그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행복’이나 누리면서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실제로 한국교회 성도들 중에는 이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정말로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지요. 그러나, 여러분. 우리는 이 유혹을 반드시 이겨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영원한 하나님 나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영원히 살아가야 할 그런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서 편안한 것 보다는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한 평화를 누릴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여기서 잠시 행복한 것 보다는 거기서 영원히 복되다고 칭찬받으며 살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을 우리의 소망으로 품고서 여기서는 조금 더 불편하게 조금 더 불편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과 생각을 따라 살아갈 결단을 해야 합니다. 그런 삶을 피하지 말고 말이지요. 


우리가 그렇게 살면서 이 세상에 당하는 어려움은 해산의 고통입니다. 그러니까 끝나게 되어 있는 고통이고 그 고통이 끝나고 나면 아기를 얻은 것과 같은 기쁨과 영광이 기다리고 있는 그런 고통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서 그런 고통을 마다하지 않은 신실한 성도들, 하나님의 사람들을 나몰라라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분명히, 분명히 ‘새 하늘과 새 땅’에서 그들을 가장 복되다 하시며, 그들을 가장 큰 위로로 위로하실 것입니다. 그들에게 가장 큰 영광을 허락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저 ‘본능’대로 살아가고 싶은 악한 유혹을 이겨내고 하나님 주신 마음과 생각으로 가난하고 애통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삶을 살아서 ‘새 하늘 과 새 땅’에 하나님의 정의가 완전히 이루어지는 그 날, 그 정의를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 하는 영광스러운 성도의 자리에 앉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