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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12.10.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이사야 45-4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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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12월 10일 목요일





이사야서가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심한 징계를 이야기하면서도 계속해서 반복해서 말하고 있는 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그런 이스라엘과 함께 하시며, 그런 이스라엘을 회복시키실 것이고, 또한 그런 이스라엘의 구원자가 되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을 진짜로 믿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징계를 받기 이전이라면 몰라도 징계를 받은 이후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징계하시고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징계를 받는 것은 거의 대부분 이방나라의 침략을 받고 그들의 속국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정치적으로 보면 재기불능의 상태에 빠지는 것입니다. 이미 망해 버린 나라, 이미 백성들이 다른 나라의 포로로 잡혀가 있는 나라가 해방되고 나라를 회복하게 되고, 그것도 강한 나라가 된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 세상에 이스라엘만 있고 또 하나님만 계신다면 이스라엘을 해방시켜 주시고 또 회복시켜 주신다는 말씀은 너무나 당연하게 믿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시고 충분히 그렇게 해 주실 능력이 있는 분이니까요. 그런데, 이 세상에는 이스라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들도 있지요. 전혀 하나님을 모르는, 엄청난 힘을 가진 나라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을 속박하고 또 핍박하고 있는 나라는 바로 이런 나라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회복되고 다시 어엿한 나라로 세워지려면 그런 나라가 망해야 합니다. 그런 나라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놓아주어야 하고 또 나라를 세우도록 내버려 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일어날 것 같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시지 그런 나라들, 그러니까 오늘 본문에 나오는 바벨론과 같은 나라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그리고 그런 나라들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그런 분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나라들은 하나님도 모르고 전혀 하나님과는 상관없는 방법으로 움직여지는 것을 보면 그렇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세상에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과 하나님 밖에 계시지 않다면 하나님의 선한 약속들을 믿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세상에는 전혀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고 대개 이런 사람들이 이 세상의 부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나의 상황, 사회와 나라의 상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요. 과연 거기도 하나님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계실까요? 과연 거기도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곳일까요? 내 주변과 사회, 그리고 그 사회가 움직여 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여전히 여기도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곳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그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역사하신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적습니다. 만약 이 믿음이 있다면 성도들은 아무리 불리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세상의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갈 것이고, 그런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고 절망하지 않을 텐데, 성도들을 보면 대다수가 그 반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절망할 때, 같이 절망합니다. 남들이 낙담할 때 똑같이 낙담하구요. 남들과 똑같은 방식을 따라 살아갑니다. 적당히 거짓말하고 적당히 죄와 타협하면서 그렇게 살아갑니다. 정말 하나님이 온 세상을 통치하고 계신다는 것을 믿는 믿음의 능력을 누리며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 드뭅니다. 


이사야서를 보면 하나님께서는 당신께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실 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나라들의 하나님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좁은 가나안 땅에 사는 작고 약한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온 세상을 호령하는 바벨론이나 그 어떤 나라도 당신께서 주인이시고 왕이시기 때문에 당신 마음대로 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모습은 전혀 그것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래도 뭐라도 붙들어야 하겠기에 붙드는 그런 소망으로가 아니라면 그 말씀들을 믿을 수 있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보이질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께서는 그런 말씀을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말씀도, 그리고 그 말씀을 주시는 하나님도 믿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가 정말 하나님을 믿으려면 하나님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그런 것을 또 하나 발견하게 됩니다. 사실 하나님을 믿으려면 하나님이 이런 분이시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서, 하나님이 그렇게 행동하실 때도 그게 하나님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46장 17절은 하나님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구원자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진실로 주는 스스로 숨어 계시는 하나님이시니이다” 정말 기가 막히는 말씀입니다. 왜 하나님이 힘이 없는 것 같고, 이 세상은 하나님이 다스리지 않으시는 것 같아 보입니까? 왜 우리가 하나님을 믿기 어렵습니까? 놀랍게도 하나님은 ‘스스로 숨어 계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누구나 다 아는 방식으로, 드러나게 움직이지 않으십니다. 온 세상을 움직이고 다스리실 때도 그렇게 하십니다. 결국 하나님의 말씀대로 바벨론은 망했습니다. 이집트도 망하고 앗수르도 망하고 이스라엘 주변의 내로라하는 모든 나라들이 다 망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런 나라들이 누가 보아도 이 나라들은 하나님께서 망하게 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그런 방식으로 망한 것이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그저 주변 나라들과의 경쟁에 져서, 쇄약해 져서 망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바로 하나님께서 하신 것입니다. 그 모든 나라들의 주인이시고 참된 통치자이신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스스로 숨으셔서 말이지요. 


하나님을 믿는 일은 술래잡기와 비슷합니다. 보이지 않게 스스로 숨어 계시지만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완전하고 강력하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일입니다. 그 하나님을 많이 찾아낼수록 우리 믿음은 더 견고해 지고 확실해 지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의 뜻대로 순종하며 그 믿음의 능력 안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하나님은 숨어계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육안으로는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찾아내고 또 그 분이 하시는 일을 알아보는 일은 믿음의 눈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 눈이 바로 우리가 항상 감지 말아야 할 참되고 능력있는 눈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숨어계시면서 일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 분을 믿는 믿음이 흔들리지 않게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더욱 더 밝은 믿음의 눈을 떠서 숨어 계시는 하나님을 더 많이 찾아내는 기쁨을 누리며 사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런 믿음과 기쁨을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