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속에서

"모르니까 그러는 거다"

우리 가족은 제 직장(교회)관계로 서울에서 이곳 대구로 3년 전에 이사왔습니다.
처음 와서는 아이들의 언어가 이곳 사투리로 바뀌어 가는 게 신경쓰였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오히려 즐기는 편입니다.
제 말의 억양이나 단어에도 이곳의 흔적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제가 거의 하루 종일 듣는 말이 대구 사투리니......


암튼....
큰 아이 친구가 태권도를 좀 하는데...
이번에 대회에 나가서 4등을 한 것 같습니다.

"엄마 이번에 누구 누구가 태권도 대회에 나가서 4등 했어."
"그래, 정말 잘 했네."
"근데.... 4등이면 잘 하는거지?"
"그럼 잘 하는 거지."
이 때 올해 다섯 살짜리 둘째가 끼어들었습니다.

"그럼 4단이면 얼마나 잘하는 건데."
첫째가 반박했습니다.
"4단이 아니라 4등이다."
그러자 둘째가 질세라 이야기 합니다.
"모르니까 그르는 거다."(아주 강한 여기 사투리로 크게)

아내와 저는 허허 웃었습니다.
어찌 모르는 것이 그렇게 당당한지.......
한참을 웃었습니다.

저희가 잘 키우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자아상이 건강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뻔뻔해서 그러는 건지.....

키우면서도 사태를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