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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2.10.18. 새벽예배 - 사람에게서 영광을 취하지 아니하니라(요한복음 34)


요0541to47 - 나는 사람에게 영광을 취하지 아니하노라.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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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요한복음 5장 41-47절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에서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으면 불안합니다. 반대로 알아주면 마음이 편안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으려고 애씁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사람의 욕구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그것을 채우며 사는 것을 자연스럽고 건강한 삶으로 이해하고 가르칩니다. 심리학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의 통념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믿는 사람들까지도 어느 정도는 그런 욕구가 있어야 그래도 사람이 다른 사람도 생각하면서 재대로 살지 그렇지 않으면 제 맘대로 사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런 욕구를 따라 사는 삶을 어느 정도는 필요한 것이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성경은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행동하는 것을 그리 건강한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타락한 결과 인간에게 생겨난 비정상적인 욕구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이런 욕구에 대한 세속적인 관점과 성경적인 관점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합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이러 저러하게 보이도록 행동하는 것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들 사이에서 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면서 그 사람들이 사는 방식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성경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 문제가 왜 신앙인들에게 중요한지를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믿음이 생겨날 때도 그렇지만, 신앙인으로 살아가고 성장하는데 있어서도 남의 좋은 평가를 받으려는 것, 오늘 본문 표현대로 하면 “서로 영광을 취하려는” 것은 건강한 신앙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위험한 일임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예수님과 논쟁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많이 노하시고 가슴아파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최고의 신앙인이라고 믿었던 그들 속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비극입니까? 스스로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믿는 사람들 속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없다니 말입니다. 주님은 무엇을 보고 그들을 그렇게 판단하셨을까요? 무엇이 그들 스스로를 착각하게 하고, 무엇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대신 그 자리를 차지해 버렸을까요? 바로 “서로 영광을 취하려는 마음”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서로 영광을 취하려는 마음은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서로 경쟁적으로 자신의 영광을 챙기려는 것과 두번째는 내가 너를 인정해 줄 테니, 너는 나를 인정해 주어라는 식으로 서로 영광을 거래하는 것을 말합니다. 주님께서는 이러한 마음과 모습들이 사람들 속에 있는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빼앗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얼핏보면 내가 칭찬을 받으려는 욕구와 그 욕구대로 하는 행동은 오히려 교만과 상관있는 것 같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가 서로 영광을 취하려는 것과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함께 할 수 없는 두 가지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신앙이라고 말씀해 주셨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결국 우리가 영광을 취하려 할 때는 참된 믿음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원래 율법은 단순한 법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하나님을 섬기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피조물로서 창조주를 사랑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 너무 추상적이어서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게 됩니다. 그래서 주신 것이 율법이었습니다. 율법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섬김으로써 사랑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신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도 처음에는 그렇게 율법을 이해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주신 가장 큰 명령이 “거룩하라”는 것이었고, 율법이 그 거룩한 삶을 유지하는 방법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율법을 거룩의 도구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자기만 그렇게 이해하고 자기에게만 적용했으면 괜챦았을텐데, 그들은 율법을 지키는 모습으로 서로를 비교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이러 저러한 일을 하고 있으니까 더 거룩하고, 저 사람은 내가 지키는 이러 저러한 것들을 지키지 않고 있으니 덜 거룩하고 그래서 나는 더 의롭고, 저 사람은 덜 의롭고, 그러니까 내가 더 잘났고, 저 사람은 나보다 못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입니다. 또 그런 율법을 비슷하게 지키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종교적인 상류사회를 만들고 그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칭찬하고 인정해 주는 채 하여 서로에게 만족을 주면서도 동시에 서로를 질투하는 그런 삶을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마다 율법을 통한 자신의 영광에만 집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그들은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족, 그것도 죄악스런 자기만족을 추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들은 그것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그 옛날 이스라엘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예수를 믿는 사람들 속에 있어왔고, 또 지금도 존재하는 고질적인 질병입니다. 특별히 우리들처럼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더 걸리기 쉬운 영적인 질병이기도 합니다. 보수적일수록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의식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우리를 죄에서, 율법의 잘못된 속박에서 자유케 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그 자유를 지켜나가려면 우리에게는 해야 될 것들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성경에도 그런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이런 것들은 사실 믿는 사람이 믿는 사람답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표지판과도 같습니다. 그리로 가야만 목적지에 도착하는 그런 표지판 말입니다. 그러니까 율법이 그랬듯이 이러한 것들은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으로 생존하려면 꼭 필요한 것들을 기록해 놓은 것입니다. 그것을 지키면서 내가 더 낫느니, 저 사람이 더 못하느니 하는 것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하라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말씀이 공동체에게 주어진 것이라면 함께 협력하여 이루어가면 되고, 개개인에게 주신 것이라면 나는 내 삶만 그 기준에 비추어 보며 내 삶의 방향에만 신경쓰면 됩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하나님 과 그 사람의 일입니다.


사람은 선천적으로 비교의식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어느 순간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비교하지 않는다는 것, 그저 하나님 앞에 선 나 자신만을 생각한다는 것이 분명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 삶에서 이런 모습을 처리하지 못하면, 우리는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도 나 자신의 교만함을 만족시키려 하고,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일그러진 자기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신앙생활은 열심히 하면 할수록 오히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는 이상한 모습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이 비교의식에 빠질 때 사람은 본질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본래의 길에서 이탈하게 됩니다. 비교의식에 빠지면 신앙생활이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나 자신의 영광을 추구하는 것이 되어버립니다.


    또 서로가 칭찬과 인정을 주고 받으면서 그것으로 만족하려고 하면, 하나님의 영광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입으로 아무리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다고 많이 말한다고 해도 그것은 말 그대로 공염불로 끝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교회에서 성도들이 서로 칭찬하는 것은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 칭찬도 주의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실도 아닌데 듣기 좋으라고 하는 칭찬, 작은 것을 크게 부풀리는 칭찬은 위험합니다. 칭찬은 좋은 것입니다. 그렇지만, 과장되지 않고 진실된 것이어야 합니다. 또 될 수 있는 대로 듣지 않는 곳에서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해 주는 칭찬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도에 지나친 칭찬은, 특히 그 사람 앞에서 하는 지나친 칭찬은 사람을 착각에 빠지게 하고 교만하게 하기 때문에 그 사람으로 하여금 영적으로 큰 위험에 빠지게 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을 할 때, 우리는 자기 자신에 민감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왜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신앙생활의 동기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로부터 나와야 합니다. 교회를 섬기는 모든 일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방편이 되어야 합니다.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그 분이 사랑하시는 교회를 섬기는 일로 나타나야 합니다. 결코 비교하지 마십시오. 무엇을 하고 안 하고는 두번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것을 하면서 자기 의를 쌓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야 말로 가장 큰 교만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서로가 서로에게 영광의 공급자가 되어주려는 암묵적인 거래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빈 말이나 부풀린 칭찬은 영혼의 독이 됩니다. 


    항상 하나님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 앞에 나 자신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을 향한 거룩한 사랑을 품고 최선을 다해서 선택하며 살아갈 때 우리의 신앙생활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신앙생활이 될 것이고, 우리는 그 속에서 참된 하늘의 만족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이런 신앙생활 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