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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2.10.19. 새벽예배 - 오병이어 기적의 교훈(1)(요한복음 35)


요0601to15 - 오병이어 기적의 교훈(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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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요한복음 6장 1-15절 



예수님께서 행하신 이적들은 다 유명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이적은 바로 오늘 본문의 오병이어의 기적일 것입니다. 정말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이 기적에 대해서는 삼척동자도 다 압니다. 이렇게 잘 알려진 본문으로 설교하는 것만큼 설교자에게 부담되는 것은 없습니다.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사실 새로울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익숙한 본문은 익숙하기 때문에 유익도 있습니다. 이미 성도들께서 여러분 읽고 묵상한 본문이기 때문에 서로 편하게 말씀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좋습니다. 익숙한 말씀을 다시 한 번 함께 묵상해 보면서 참된 이 말씀의 모든 교훈과 은혜가 나의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그래서 오늘 본문의 말씀이 우리 삶의 능력으로 작용되어 지기를 축원합니다. 오늘과 다음 새벽예배 때에는 두 번에 걸쳐서 이 본문을 함께 묵상하겠습니다. 


먼저 5절과 6절로 가 보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굶주린 군중들이 예수님께로 나아오는 것을 보시고, 빌립을 향해서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라고 물으셨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대로 이 말씀은 몰라서 물은 것도, 그리고 걱정이 되어서 물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 질문의 목적은 전혀 다른 데 있었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빌립의 대답을 미리 아시고 계셨지만 빌립의 믿음을 시험하려 하셨던 것입니다. 이 말씀을 통해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사실은 주님도 성도들의 믿음을 시험하신다는 것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시험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유혹으로 불리는 시험과 오늘 본문에 나오는 것처럼 그저 시험이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유혹하지는 않으시지만 우리 믿음을 테스트하기는 하십니다. 오늘 본문도 바로 그런 본문이구요. 예수님은 이미 빌립의 생각을 아셨지만, 빌립을 테스트하셨습니다. 우리는 본문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한 가지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주님은 아시면서, 다 알고 계시면서 우리를 시험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개 주님께서 우리를 시험하시는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의 믿음을 알기 원하셔서 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정말 그럴까요? 하나님께서 모르셔서 알아보시려고 그러시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미 다 알고 계십니다. 그런데 왜 시험하십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바로 우리들을 위해서 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시험하시는 것은 그 시험을 통해서 우리 자신을 확인하고, 또 우리의 약점을 알게 하시기 위해서 입니다. 내가 몇 점이며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알게 하시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물어보면 내 믿음이 적다고 대답하지만 그냥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생각 속에서는 저마다 괜챦은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면 별로 내 신앙에서 큰 문젯거리가 발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사실 마음 속에만 있고 생각 속에만 있는 믿음은 우리가 그 믿음이 어떤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 믿음이 어떤 일이나 외부의 자극에 의해서 증명되어질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믿음의 현주소를 알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 보면 평상시의 평안할 때의 믿음은 내 믿음의 진정한 모습이 아니기가 쉽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테스트 하시는 이유는 하나님이 우리를 아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 자신을 알게 하시기 위한 것입니다. 자신의 믿음의 현주소를 알게 하시려고 우리를 테스트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테스트 하실 때, 억지로 믿음도 없는데, 크게 반응하기 보다는 그냥 그 모습 그대로 반응하는 것이 우리 자신에게는 훨씬 더 유익합니다. 영적으로 성공한 기억은 사람에게 해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영적으로 실패한 경험은 성도에게 유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 하나님께서 빌립을 시험하신 것은 빌립이 자신의 약점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사역을 위한 더 온전한 사람이 되게 하시기 위해서 였습니다. 예수님의 질문에 대해서 빌립은 특유의 숫자감각으로 주판을 굴려서 금방 정답을 내어놓았습니다. 갑자기 광야에서 5천명의 무리를 먹인다는 것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200데나리온의 돈이 필요합니다. 요즘 돈으로 환산하면 최소한 5-600만원은 넘는 돈입니다. 이것은 결국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빌립은 나중에 무엇을 해야하는 사람입니까? 예수님의 뒤를 이어 예수님께서 하셨던 일을 해야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매우 탁월한 숫자감각과 머리를 타고난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내놓은 대답은 결코 틀리지 않습니다. 상황만 보면, 그 상황으로만 판단하면 그것보다 정확한 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가 생각하지 못한 것이 무엇입니까? 자기 옆에 예수님께서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무엇을 신뢰하고 의지해야 하는지를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똑똑하고 지혜로운 것은 좋은 것입니다. 어리석고 아둔한 것 보다는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똑똑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습니다. 그것은 너무 자기 생각과 경험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똑똑하고 지혜로운 사람일수록 자기 안에 갇혀 있기가 쉽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 믿는 사람들이 이럴 때는 문제가 정말 심각해 집니다. 자신의 생각과 경험만을 믿은 나머지 하나님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자기가 무식하고 지혜가 없다고 생각하면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항상 자기 생각을 수정할 준비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그렇다고 생각하면 항상 자기 자신보다는 하나님을 먼저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보다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빌립이 이런 실패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빌립도 자기 자신의 지혜와 계산만 신뢰하는 사람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이 시험에서 자신을 드러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았기 때문에 그는 항상 그러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장점, 자신의 달란트가 오히려 잘못하면 불신과 교만에 빠지게 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가 후에 사역을 함에 있어서 믿음의 도전을 받을 때, 어떤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을 때 이 경험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겠습니까? 


머리 좋은 사람들은 머리부터 돌아갑니다. 이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머리를 전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너무 신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판단은 서지만, 그것은 참고사항에 불과하다는 것, 내 생각과 판단도 충분히 틀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나중에 빌립이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섬기는 일을 할 때, 이러한 경험은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요? 그는 아마도 계속해서 지혜롭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아주 정확한 판단을 내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머리가 돌아가고 어떤 판단이 설 때마다 과거의 실패를 떠올렸을 것입니다. 오병이어로 오천 명을 먹이고도 남았던 그 기적의 현장에서 자신이 겪었던 그 부끄러운 실패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 나는 이게 약점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리고는 이성적으로 판단한 것들을 참고사항을 삼았겠지만, 결정적으로는 항상 믿음을 따라 행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결국 그는 믿음 안에서 지혜롭게 선택하며 사역하고 또 살아갈 수 있게 되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모두 영적으로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런 시험을 주실 때, 우리가 실패할 줄 아셨을까요? 모르셨을까요? 아셨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를 시험하셨을까요? 그 선하신 아버지께서 말입니다. 바로 저와 여러분을 위해서 입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 자신의 믿음의 현주소가 어디인지, 나는 지금 몇 점짜리인지를 깨닫게 하시기 위해서 입니다. 바로 거기서 다시 출발해서 더 견고하고 더 성숙한 믿음으로 나아가게 하시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크고 작은 믿음의 시험을 만나게 될 것이고, 또 그 시험에 실패하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실패를 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 정답만을 내놓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 우리는 그럴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완전하지 못하고, 우리 믿음도 완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도 여러분. 중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틀리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실패를, 그 오답을 우리의 새로운 출발점이요 앞으로의 믿음을 위한 교훈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실패를 가리고 부끄러워하기 보다는 그 경험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또 내 믿음의 현주소가 거기라는 것을 깨닫는 지점, 그리고 나도 모르던 내 약점을 깨닫고 인식하는 지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과거의 실패의 경험에 매달려 있을 필요는 없지만, 그 경험을 선용할 필요는 있습니다. 사람들은 과거는 다 잊어버리라고 말하지만 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경험으로부터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말씀으로 자신을 가다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똑같은 시험에 또 틀린 답을 내놓지 않고 정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자신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험이 올 때, 피하려고만 하지 마시고, 그 시험을 통해서 자신의 현주소와 연약한 점을 깨닫고 다시 출발하는 은혜를 누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계속 교훈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그 실패는 우리를 더욱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으로 성숙하게 하며, 하나님의 일에 합당한 자로 다듬어 갈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우리의 연약함이 오히려 우리를 조심하게 하고 또 더 성숙하게 하는 도구가 되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과거의 믿음의 실패를 통해서 미래에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정답에 더욱 더 가까이 가게 해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