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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2.11.15. 새벽예배 - 나는 생명의 빛이니(요한복음 54)


요0812to20 - 나는 세상의 빛이니.pdf


20121115D (#1).mp3.zip


      

      본문 : 요한복음 8장 12-20절


예수님은 세상의 빛으로 오셨습니다. 어둠에 속해 있는 사람들을 비추어서 그들에게 영생을 위한 진리를 알려주고 그들을 어둠에서 나오게 하는 것, 그리고 그 빛을 통해서 하나님을 보게 해 주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분은 그 역할을 온전히 하셨습니다. 어둠 속에 있던 니고데모를 꾸짖어 참으로 진리를 알고 그 진리에 순종하기 위해 살아가는 빛의 사람이 되게 하셨고, 모두가 다 정죄하고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여겼던 간음현장에서 잡혀온 여인을 용서하시고 그 어둠에서 건져 빛으로 나오게 해 주셨습니다. 죄의 어둠 뿐만이 아닙니다. 이런 저런 질병에 사로잡혀서, 또 귀신에 들려서 어둠 속에 있던 자들을 빛으로 나오게 해 주셨습니다. 심지어는 예수님을 잡으러 왔던 성전경찰까지도 빛으로 인도해 내셨습니다. 이런 모든 일들은 예수님의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라는 말씀을 증명해 보이는 일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의 빛으로 오셨고 그래서 그 빛을 보고 빛으로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어둠에 다니지 않을 수 있는 생명의 빛을 얻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도무지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일의 유익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예수님 때문에 자신을 더욱 더 짙은 어둠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바로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었습니다. 심지어는 성전 경찰들마저도 예수님의 가르치심 속에 들어있는 영광스러운 빛을 보았지만, 이들은 그 빛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스스로를 생명의 빛이라고 말씀하셨을 때, 곧바로 예수님을 비난합니다. “네가 너를 위하여 증언하니 네 증언은 참되지 아니하도다” 스스로가 생명의 빛이라는 증언은 자신이 자신에 대해서 하는 것이니 유효한 주장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궁색한 트집이며 억지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해서 그것이 다 효력이 없는, 그래서 신빙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에 대해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나를 위하여 증언하여도 내 증언이 참되니 나는 내가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 것을 알거니와 너희는 내가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 것을 알지 못하느니라” 이 말은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보다는 아는 사람이 하는 말이 더 정확한 법이어서 내 말이 너희들의 말보다 더 정확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저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보고서, 예수님이 나사렛 출신이라는 사실만을 보고서 예수님을 평가하고 있지만, 예수님은 스스로를 너무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러니 예수님 자신의 말씀은 그들이 예수님에 대해서 하는 말보다 더 정확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 말씀 끝에 주님은 이런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 “너희는 육체를 따라 판단하나 나는 아무도 판단하지 아니하노라” 이 말씀은 굉장히 뜬금없는 말씀같지만 실은 굉장한 의미를 담고 있는 말씀이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이 나사렛 출신이시고 또 거지같은 몰골을 하고 계신다는 사실만으로 예수님을 결코 신뢰할 수 없는 죄인으로 평가했지만, 예수님은 간음현장에서 잡혀온 여인까지도 보이는 대로 판단하지 않으셨습니다. 잘잘못에 대한 평가는 분명히 하셨지만, 그래서 낙인을 찍거나 그래서 징벌을 선포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대신 그녀를 놓아보내시며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빛으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이것은 바리새인들의 잘못을 정확하게 꼬집는 말씀이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이 자신에 대해서 착각하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재판관으로 여겼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부수적인 임무이지 그들의 본연의 임무는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맡기셨습니다. 그것은 판단하고 정죄하라고 그러신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서 빛으로 인도해 내라고 그렇게 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임무는 뒤로 한 채, 그 말씀을 잣대로 삼아서 사람들을 평가하고 정죄하는 일에만 몰두했습니다. 마치 그것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본연의 권리인양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그렇게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 조차도 함부로 하지 않으셨던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했던 것입니다. 


저 자신도 그런 경향이 있지만,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결국 어떤 기준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그 기준을 사람들을 재고 자르는 일에 사용하게 됩니다. 꼭 그래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그래야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그렇게 하게 되기가 쉽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저는 이런 말씀을 읽을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뜨끔한지 모릅니다. 내 속에서 꿈틀대는 바리새인의 영혼을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얼마나 주제넘는 일인지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들 중 누구도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다른 이들을 재고 자르는 일로 부름받지 않았습니다. 물론 분별은 해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을 아주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합니다. 우선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거울로 사용하고, 또 거기에 삶을 맞추어 가는 내 영혼을 위한 거푸집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내가 아는 말씀이 나를 분별을 넘어 다른 이들을 향한 판단과 정죄로 몰아가는 일을 많이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도, 진리이시며, 율법의 완성자이셨던 예수님께서도 죄인들을 함부로 정죄하지 않았고 그대신 그들을 빛으로 인도하려고 애쓰셨던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신 말씀을 할 수 있는 대로 그런 목적을 위해서 사용하려고 애써야 합니다.  


물론 예수님의 말씀처럼 예수님께서 판단하셨다고 해도 그 판단은 정당한 것이고 정확한 것일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분의 판단은 곧 하나님의 판단과 일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그 분은 판단하지 않으셨습니다. 판단이 아니라 구원이 그 분의 목적임을 한 순간도 잊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판단과 정죄를 받아서 변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 사람은 정말 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 그런 사람은 그냥 놓아두어도 스스로 깨닫고 돌이키게 될 것입니다.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것은 판단과 정죄가 아니라 은혜와 사랑입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목적이 그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변화시키고 구원시키는데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비록 어쩔 수 없이 평가하고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더라도 주님께서 죄인인 우리를 향해서 품으셨던 마음, 우리를 정죄하려 하기 보다는 용서하시고, 기다려 주셨던 은혜의 마음, 그리고 어떻게든 빛으로 인도해 내려고 하셨던 그 분의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그렇게 해야 합니다.  완전한 판단기준과 권한을 가지고 계셨던 예수님께서도 그것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으셨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올바른 기준을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사용하여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은 우선 우리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그것을 통해 더 밝은 빛으로 나아가고 또 빛에 거하게 해 주시기 위해서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은 또한 다른 이들을 위한 것입니다. 아직도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든 빛으로 인도해 내고 그들 또한 그 빛을 통해 하나님을 보게 하라고 우리에게 맡기신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위해 말씀을 사용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을 가장 잘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이렇게 제대로 사용할 때, 사람들은 우리를 통해 예수님을 보게 될 것이고, 또 하나님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또한 바리새인들과 닮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저 자신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있기에 다른 이들은 그 잣대로 재고 자르면서도 결코 그 잣대를 자신에게 가져다 대지 않는 그런 어리석은 교만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성도 여러분, 주님은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빛을 안다고, 그 빛에 거한다고 우리가 빛이 아닙니다. 주님이 빛이십니다. 우리는 섣불리 빛 노릇을 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도 겸손히 그 분의 비춰주심을 받으며 그 분이 비추시는 길을 따라 인도받아야 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삶을 비춰주어야 할 그 때가 되어도 우리에게는 여전히 이 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 진리를 소유한 자로서 겸손합시다. 계속해서 그 분이 빛되어주심을 기대하고 소망하며, 우리에게 있는 이 빛을 따르며 이 빛을 소중하고 겸손하게 사용합시다. 그러면 그 빛은 언제나 우리를 유익하게 해 줄 것이고, 더 밝은 생명의 빛으로 인도해 줄 것입니다. 함께 기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