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1404to11 - 네가 나를 알지 못하느냐(요한93).pdf
본문 : 요한복음 14장 04-12절
우리는 신약성경 속에서 제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참으로 마음이 답답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고,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3년 동안이나 예수님을 따라 다녔고, 그러면서 그 권세있는 예수님의 말씀을 수없이 들었으며 예수님께서 행하신 수많은 이적들을 보았으면서도 어떻게 해서 예수님이 누구신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할 수가 있고, 또 그 예수님을 제대로 믿지 않는지 말입니다. 제자들의 모습은 너무나 답답하고 때로는 정말 그랬을까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할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을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내가 잠시 너희를 떠났다가 하나님 나라에 너희 거처를 준비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영접하겠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 속에는 예수님께서 왜 어디로 가시는지에 대한 분명한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너희가 아느니라” 이 말씀은 그러니까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근심하지 말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이 말씀조차도 알아듣지 못합니다. 이상하지만 그랬습니다. 아마도 제자들은 아버지 집, 거처 이런 말들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자들 중에서 도마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주께서 어디로 가시는지도 모르는데, 우리가 그 길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예수님은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그래서 다시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이 말씀은 제자들이 길을 모른다고 하니 그 길을 가르쳐 주시기 위해서 주신 말씀입니다.
제가 목회를 시작하면서 저에게는 아주 아주 큰 걱정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제가 사람들의 이름을 잘 못 외운다는 것과 두번째는 제가 거의 길치에 가깝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나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았습니다. 첫번째 문제는 그저 집사인지 권사인지 장로인지 성도인지만 구분해서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는 성이나 이름 부르지 않고 직분으로만 부르는 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지만 심방을 다녀야 하는데 길을 모르는 문제는 정말 정말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그래도 은혜로 그럭 저럭 헤쳐나가는 차에 드디어 저를 위한 기계가 나왔습니다. 바로 네비게이션이었습니다. 유명한 건물이나 주소만 알면 어디든 찾아주니 저같은 사람에게 네비게이션은 거의 구원의 손길과도 같았습니다. 여러분도 네비게이션을 사용해 보셨을테지만 이 기계는 지금 내가 어디있는지 전혀 몰라도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줍니다. 내가 항상 목적지로 가는 길 위에 있게 해 줍니다. 만약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까먹는다고 해도 가야할 곳으로 데려다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바로 하나님께로 인도해 주는 하나 밖에 없는 네비게이션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제자들이 아버지 집이 어디인지 몰라도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거기로 가는 길에서 어디쯤 있는지 몰라도 됩니다. 그저 네비게이션의 인도를 받으면 가야할 곳으로 가게 되어있듯이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하나 밖에 없는 길, 하나 밖에 없는 생명, 하나 밖에 없는 진리이신 예수님을 따라가면 하나님이 계시는 아버지 집으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유일한 구원자이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과 구원을 위한 하나 밖에 없는 진리이십니다. 또 그 분 자신이 생명이십니다. 우리에게 영생을 주는 생명 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는 믿음으로 살기만 하면 하나님께로 인도됩니다. 그 분의 삶을 흉내내면서 살기만하면 아버지 집으로 인도됩니다. 혹시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고 해도 우리가 주님의 뒤를 따라 가기만 하면 하늘나라, 아버지께로 갈 수 있습니다. 부족하고 연약해도 믿음으로, 삶으로 우리 주님만 붙들면 아버지께로 인도받을 수 있습니다.
원래 예수님은 이 땅에 구원자로 오시기도 했지만 예수님의 진짜 중요한 역할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시고 나타내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원래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보고 또 제대로 안 사람들이라면 자동적으로 하나님도 알게 되어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하나님을 보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예수님을 보았지만 하나님을 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을 알았지만 예수님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게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했고, 또 예수님을 제대로 알지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이 이런 상태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너희가 나를 알았더라면 내 아버지도 알았으리로다 이제부터는 너희가 그를 알았고 또 보았느니라”라는 말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빌립은 예수님께 하나님을 보여달라고 그러면 만족하겠다고 졸라댔습니다. 눈 앞에 하나님을 놓고서도 말입니다.
성도 여러분, 예수님은 누구십니까? 삼위 하나님 중에서 성자 하나님이십니다. 성부 하나님의 아들이시지만 그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과 똑같은 마음과 생각, 성품과 능력, 그리고 영광을 지니신 분이십니다. 그런데, 그런 분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사람이 되셔서 사람들 사이에서 사람으로 사셨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제대로 그리고 직접 알려주시기 위해서 였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사람보다 직접적이고 친밀한 존재가 없으니까요. 우리는 성경, 특히 신약의 사복음서 속에서 이런 예수님을 만납니다. 인간이 되신 성자 하나님, 성부 하나님을 그대로 보여주시는 예수님을 만납니다. 그리고 나머지 신약성경을 통해서 그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에 대한 수많은 설명을 만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알기에 이것으로 부족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충분합니다. 우리가 성경의 예수님을 제대로 안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제대로 아는 것이고, 성경에서 예수님을 제대로 본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을 보여달라고 기도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믿음의 눈으로 성경에서 예수님의 행하심을 보고, 믿음의 귀를 열어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 됩니다. 그러면 거기서 하나님을 보게 되고, 또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됩니다. 예수님이 바로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성경을 통해서 우리 예수님에 대해서 묵상하고 배우며 또 알아가는 일이 꼭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예수님만이 우리가 믿는 하나님을 가장 잘 보여주시는 분이고 또 충분하게 보여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참된 믿음이란 예수님을 제대로 보고 제대로 아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믿음만이 우리를 구원에 이르게 하는 믿음이라고 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믿는 자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시는 유일한 길과 진리와 생명으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자신을 통해 하나님을 보고 또 알게 함으로써 우리가 하나님께로 나아가게 하시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주님은 영생은 유일하신 하나님을 아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하나님은 예수님을 통해서 가장 잘, 그리고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가장 명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를 바라보고 누구를 알아야 할까요? 바로 예수님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예수님을 제대로 보고, 예수님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예수님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을 가져야만 합니다. 그 분이 보여주시는 하나님, 그 분이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생각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성경을 통해 그 분을 알아가야만 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이 일은 해야만 합니다. 바로 이 일에 우리의 영생이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3년이나 예수님과 동행하고 또 예수님의 모든 것을 옆에서 지켜보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예수님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을 본적도 없었습니다. 너무 안타깝게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분이 옆에 있었지만 그 분을 통해 하나님께로 단 한 걸음도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도 얼마든지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평생 예수를 믿어도 단 한 번도 예수님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나칠 수가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성경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묵상하는 일에 열심을 내시기 바랍니다. 또 예수님을 더 많이 생각하는 일에 열심을 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을 보고 알게 되어서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가시고, 영생에 이르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