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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3.06.27.새벽예배 - 다섯째 날과 여섯째 날(창세기 7)

창0120to25- 다섯째 날과 여섯 째 날(창7).pdf


20130627D (#01).mp3.zip



  문 : 창세기 1장 20-25절



   오늘은 하나님께서 다섯째 날 창조하신 것에 대한 내용과 여섯째 날의 창조 중에서 앞 부분을 묵상해 보겠습니다. 하나님께서 다섯 째 날에 만드신 것은 물에 사는 생물들과 새 종류였습니다. 창세기는 그것을 ‘큰 바다짐승들과 물에서 움직이는 모든 생물들을 그 종류대로, 날개 있는 모든 새를 그 종류대로’ 창조하셨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님께서 여섯째 날에 창조하신 것은 땅에 사는 생물들이었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하나님이 땅의 짐승을 그 종류대로 가축을 그 종류대로, 땅에 기는 모든 것을 그 종류대로’ 만드셨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다섯째 날과 여섯째 날 반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이 세상에서 살아갈 동물들을 만드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 이틀 동안 이 세상을 동물들로 채워가실 때도 세째날 땅에 식물을 만드실 때처럼 똑같은 방법으로 하셨습니다. 다섯째 날에 물을 물고기나 수생동물들로 채우실 때는 ‘물들은 생물을 번성하게 하라’고 하셨고, 여섯째 날에 땅을 육상동물들로 채우실 때는 땅은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내되 가축과 기는 것과 땅의 짐승을 종류대로 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생물들을 직접 만드신 것이 아니라 땅과 물이 거기서 살아갈 생물들을 내놓아서 번성하게 하셨던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하나님의 창조사역에 하나님께서 만드신 피조물들이 동참하게 하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끔씩 스스로의 부족함을 발견할 때면, 농담 반 진담 반 하나님께 이런 넋두리를 늘어놓을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 이 부족한 사람을 왜 부르셔서 하나님도 고생하시고 저도 고생하게 하십니까?”하고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부르시고 사용하시는 것은 그 일을 하나님께서 직접 하실 수가 없어서 그렇게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전능하신 하나님,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신 하나님께서는 모든 일을 하실 수 있으십니다. 제 생각에는 오히려 우리들을 통해서 무언가를 하시는 것이 더 불편하고 제약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많은 일들을 마치 물과 땅에 거기서 살아갈 생물들을 내게 하고 또 번성하게 하라고 명하시고 그 일에 참여시키시는 것처럼 우리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하나님의 일에 참여시키시십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가 하나님의 뜻과 행하심에 함께 하며 순종하는 것을 좋아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효율만 생각하신다면, 더 잘하는 것만 생각하신다면 하나님의 중요한 일들을 우리에게 맡기실 필요가 없으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우리가 하나님의 일에 최선을 다해서 헌신하고 순종하는 것, 그렇게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일이 이루어져 가는 것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우리들을 하나님의 일에 끼워주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족합니다. 능력도 없고 재능도 없습니다. 성품도 그렇구요.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런 우리에게 하나님의 일을 맡기십니다. 그것을 기뻐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무언가를 맡기실 때에 하나님의 이런 마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하나님의 일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시면서 기뻐하실 하나님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마음에 그러한 하나님의 기쁨이 전해져 올 때, 우리들 또한 그 일을 기쁘게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부족하고 연약해도, 또 그 일들이 작고 빛이 나지 않는 일들이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물에게 물에서 사는 동물들을 내라고 하셨고, 땅에게는 땅에서 사는 동물들을 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21절과 25절을 보면 “하나님이 모든 것을 종류대로 만드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직접적으로는 그 모든 동물들을 물과 땅이 낸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구절은 그 모든 것들을 하나님이 만드셨고 그것도 각기 종류대로 만드셨다고 말합니다. 얼핏보면 두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성경이 하나님이 하시는 일과 우리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시각이고 또 조화시키는 방법입니다. 


    사실 하나님께서 하신다는 것과 내가 한다는 것을 조화시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성도들과 목회자들이 헤깔려할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오늘 말씀을 보면 이 두 가지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또 우리가 우리의 역할을 하면서도 하나님께서 일하시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선 우리가 이해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란 그렇게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하시는 것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구요. 마치 물과 땅이 하나님께서 주신 생산능력으로,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 모든 생명체들을 냈고 또 살아가게 했던 것처럼 우리들도 하나님께서 주신 능력으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일들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일은 하나님의 일이고 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되어야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도 자꾸 크고 효율적인 결과를 내려고 애쓰지만 그것은 적어도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닙니다. 성경이 우리에게 일관되게 가르쳐 주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결과와 열매는 우리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것은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며, 그것도 하나님의 뜻 안에서, 그 뜻에 순종하여서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나오는 결과는 우리가 생각하던 것이 아니고 심지어는 우리에게 실망스러울지도 모르지만 하나님이 원하시는 열매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믿음으로 고백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하는 일 속에서 하나님은 영광을 받지 못하십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결과물을 얻지 못하십니다. 그리고 우리들 또한 스트레스와 조급함에 시달리게 됩니다. 


    또 한 가지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모든 것들을 ‘각기 종류대로’ 만드셨고 그것을 보시기 좋다고 하셨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하나님은 ‘각기 종류대로’ 만드셨습니다. 이것은 다른 것들을 다 다르게 만드셨다는 의미이고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선하고 아름답게 보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지으신 세상이 한 가지로 가득 차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것들로 가득 차는 것을 기뻐하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릅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를 다 다르게 만드셨기 때문이니다. 그렇게 다른 것이 그릇된 것이거나 혹은 악한 것이 아니라면 다른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모두 다른 각도로 다듬어진 다이아몬드의 다른 면들처럼 우리는 저마다 다른 각도에서 하나님의 성품을 보여주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 우리의 그런 다양함은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저는 언젠가 어느 강 건너에 있는 언덕을 바라보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다른 것들과는 전혀 다른 색깔과 모양의 나무가 눈에 도드라지게 다른 나무들과 섞여 있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때 저는 다르다는 것, 다양하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런 것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그리고 모든 사람을 다르게 만드신 것은 서로 비교하고 상처를 주고 받거나, 그런 다른 점들 때문에 갈등하게 하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런 다른 것들이 자연처럼 서로 어우러져서 혼자 있을 때보다 더 풍성하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시기 위해서 였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빛나게 하고, 또 다르기 때문에 생겨나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게 하시기 위해서 였습니다. 


    모두가 다 같으면 섬김도 필요없고 도움을 주고 받을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서로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도움을 받아야 하고 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조화와 협력을 좋아하시는 것입니다. 부족함을 더 아름다운 온전함으로 바꾸는 것이 바로 조화와 협력이니까요. 하나님께서 교회에서 보기를 원하시는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부족함이 없는 사람을 보기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부족하기 때문에 서로 섬기고 도와서 훨씬 더 풍성하고 온전한 모습을 가진 우리들을 보는 것.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이 땅에 부족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교회를 두시는 목적 중의 하나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는 것을 기뻐하십니다. 부족하고 연약해도 우리가 하나님께서 주신 능력으로, 또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면서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을 위해서 기여하는 것을 기뻐하십니다. 또 하나님께서는 서로 다르고 다양한 우리들이 서로 협력하며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는 것을 기뻐하시며 특히 하나님의 자녀들로 이루어진 교회 안에서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을 굉장히 기뻐하십니다. 


    우리 모두가 다 다르지만 서로 섬기고 협력하여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녀 감당함으로써 하나님의 기쁨이 되고, 또 하나님의 기쁨을 누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