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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3.08.07. 새벽예배 - 노아가 그 방주에 낸 창문을 열고(창세기 33)




창0806to19 - 노아가 그 방주에 낸 창문을 열고(창33).pdf


20130807D (#01).mp3.zip




  문 : 창세기 8장 06-19절



우리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주권에 달려있음을 믿습니다. 하나님은 전지하시고 전능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모든 일을 하나님의 뜻대로 하신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하나님이 이런 하나님이 아니시라면 우리는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고, 신뢰한다고 해도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특히 하나님의 주권과 능력이 절대적이지 않다면 우리는 우리의 구원을 하나님께 맡길 수 없고, 또 맡긴다고 해도 불안함과 두려움을 없앨 수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구원을 확신할 수 있고, 또 그 안에서 평안함을 누릴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이 세상 모든 것들, 또 모든 일들에 대해서 절대적이 주권과 능력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믿음으로 하나님께 순종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구원에 대해서는 전혀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하면 항상 하나님의 주권과 부딛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자유의지입니다. 사람들은 만약 그렇다면 사람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묻습니다. 다 하나님의 뜻이고, 사람들의 선택이란 결국 그 뜻을 이루는 것이라면, 자유의지라는 말 자체가 말이 안되는 말이 될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러나 이것은 사람이 가지는 자유의 한계를 모르기 때문에 하는 질문입니다. 사람의 자유의지는 하나님의 주권이라는 틀 안에서만 허용됩니다. 그것을 넘어가면 자유의지는 죄를 범하는 도구가 되고 하나님께 반역하는 도구가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절대적인 주권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사람들이 하는 선택을 미리 다 정해놓으셨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다 알고는 계십니다. 알고 계시기 때문에 대책을 세워놓고 계시고, 결국 모든 일은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에 의해서 제 자리로 돌아가고 또 때로는 악한 일들까지도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위한 도구가 됩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을 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의 자유에 의한 것이고, 그래서 인간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자유의지를 가진 사람이 하나님의 주권 안에서 살아갈 때 할 수 있고 또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하나님의 뜻 안에서 살아간다고 할 때, 우리가 해야하고 또 할 수 있는 바른 일들은 무엇일까요? 오늘 본문에 나오는 노아의 모습은 우리에게 그것을 가르쳐 줍니다. 많이 연습하고 잘 적용한다면,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며 살아가는데 커다란 지혜와 유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40일 동안 계속 쏟아붓던 비와 펑펑 솟아오르던 물들이 40일이 지나면서 부터 그쳤고 물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홍수가 시작된 해 10월 1일이 되자 산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가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노아는 그 후 40일이 지나자 위쪽으로 난 창문을 열고 까마귀를 날려보냈습니다. 까마귀는 땅이 마를 때까지 그냥  여기 저기 날아다니기만 할 뿐 노아에게 땅에 대한 별다른 정보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노아는 이번에는 비둘기를 날려보냈습니다. 이 비둘기는 땅을 발견하지 못해서 금방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노아는 일주일을 기다리다가 다시 비둘기를 날려보냈습니다. 다행히 비둘기는 다시 돌아왔고 부리에 감람나무 나뭇잎을 물고 왔습니다. 그만큼 물이 빠졌다는 뜻이었습니다. 노아는 다시 방주 안에서 일주일을 보낸 후 또 비둘기를 날려 보냈습니다. 이번에는 비둘기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비둘기가 살아가기에 충분할만큼 땅이 말라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노아가 물이 마르기 시작하면서부터 계속해서 한 일이었습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노아에게 새를 날려보내 바깥의 사정을 확인하라고 하신 적이 없지만 노아는 그렇게 했습니다. 계속해서 그것도 어떻게 보면 굉장히 치밀하게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면 이것은 하나님의 뜻을 어긴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가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할 수 있고 또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혜와 주권, 그리고 순종만을 생각하면 게을러지고 나태해지며 또 무책임해지기 쉽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을 신앙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신앙이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올바른 신앙을 위해서는 기다림의 인내가 필수적이지만 그렇게 기다리는 동안에도 우리는 무언가를 할 수 있고 또 해야 합니다. 


노아는 방주 속의 가족들과 동물들의 지도자요 책임자로서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해야할 일들을 충실해 했습니다. 새들을 내어놓아 방주 바깥의 상황을 계속해서 살핀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는 성급해하고 불안해 하면서 그 일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신중하고 차분하게 그 일을 했습니다. 물이 줄어들기 시작한 지 최소한 180일이 더 지난 후에 산봉우리들이 보였지만 그 때부터 또 40일을 더 기다린 후 처음 까마귀를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첫번째 비둘기를 내보낸 다음에는 일주일 간격으로 내보냈습니다. 이것은 그의 행동이 믿음이 없는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방주의 책임자로서 마땅히 해야할 일에 충실하였던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 안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인도와 섭리라는 큰 틀에서 하나님의 때가 이르고, 하나님께서 움직이실 때까지 나에게 허락하신 환경 안에서, 나에게 허락하신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잘 분별하면서 말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와 주권 안에서 살아가는 성도들이 첫번째로 해야할 일입니다. 


13절은 홍수의 마지막 정리를 이렇게 증언합니다. “육백일 년 첫째 달 곧 그 달 초하룻날에 땅 위에서 물이 걷힌지라 노아가 방주 뚜껑을 제치고 본즉 지면에서 물이 걷혔더니...” 노아는 마지막 비둘기가 나간 후 다시 한 달을 기다린 후에 이제 지면에 물이 충분히 마른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때가 홍수가 시작된지 열 달 하고도 10일이 훨씬 지난 후였고 물이 줄어들기 시작한지 아홉 달이 지난 후였습니다. 얼마나 지루하고 답답했겠습니까? 노아는 비둘기를 통해 물이 마른 것을 확인하였고 다시 한 달을 더 기다려서 자기 눈으로 땅이 충분히 마른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다시 방주의 뚜껑을 닫았고 또 다시 한 달 27일을 기다립니다. 노아는 무엇을 기다렸을까요?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홍수가 난 이듬해 2월 27일이 되자 갑자기 하나님께서 노아에게 이제는 동물들과 방주 바깥으로 나가도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노아가 보기에는 1월 1일날 이 세상은 충분히 말라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 보시기에는 2월 27일이 지나서야 이 세상이 노아와 가족들, 그리고 모든 동물들이 살아가기에 최고로 적당한 상태가 되었던 것입니다. 노아는 열심히 하나님의 때를 찾았습니다. 자신의 지혜와 신중함을 다해서 하나님의 뜻을 헤아렸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그런 노력을 기울였다고 해서 자기 자신의 판단을 믿지 않았습니다. 모든 결정적인 판단은 하나님께 맡겼고 그저 자신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후에 하나님이 말씀을 기다린다는 것은 무슨 점궤를 기다리는 것과는 다릅니다. 내가 할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해서 곧바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거리낌이 없더라도 한 번 더 기다리면서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 일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최선에 이런 믿음의 시간, 이런 기다림의 시간이 더해질 때, 우리는 더 온전한 하나님의 뜻을 헤아릴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고, 하나님의 미세하고 민감한 인도하심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 안에서 살고, 또 행하는 우리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 분의 선하심과 온전하신 주권과 능력을 믿고 나에게 허락된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하면서도 여전히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의지하여서, 하나님의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어우려 졌을 때, 우리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면서도 우리를 위한 가장 좋은 길을 더불어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항상 하나님의 주권 아래서 최선을 다하시고, 겸손하게 하나님께서 정해주시는 타이밍을 기다리셔서 하나님께 영광돌리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최선의 것들을 받아 누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