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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3.08.22. 새벽예배 - 족보는 이러하니라(창세기 38)



창1001to32 - 족보는 이러하니라(창38).pdf


20130821D (#01).mp3.zip





  문 : 창세기 10장 01-32절


오늘 본문은 아무리 살펴보아도 사람의 이름 밖에 나오질 않습니다. 게다가 그 중에서 우리가 아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그것은 오늘 본문이 족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이런 부분을 만나면 어떻게 하면 빨리 지나칠 수 있을까를 고심하며 대충 넘어가지만 사실 창세기에서 족보는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족보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뿌리의 중요성을 알려줍니다. 요즘이야 사회가 너무 개인화되어서 족보가 별로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족보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굉장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족보를 중시하는 이런 풍토는 부작용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 족보가 있음으로 해서 과연 ‘나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을 수가 있었고, 그래서 ‘나는 누구여야 하며 또 어디로 가야하는가?’하는 미래의 방향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족보는 곧 역사입니다. 그래서 족보를 안다는 것은 역사를 안다는 것이고, 그래서 그것은 현재의 위치와 미래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우리가 우리나라 교회의 역사나 선교의 역사를 살펴본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이와 똑같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냥 신앙생활을 하게되면 우리는 우리 자신 밖에 생각하지 못합니다. 신앙을 가지고 또 지켜가는 일을 그저 나 개인의 일로만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그렇지만 교회와 선교의 역사를 살펴보면 어떻게 해서 어떤 사람들의 어떤 희생을 통해서 내가 예수를 믿을 수 있게 되었으며, 또 우리나라의 교회의 역사가 어떠했기 때문에 지금 나의 신앙은 어떠해야하는지 이런 것들을 생각할 수 있게 되고, 그래서 나 자신의 영적인 위치와 방향을 제대로 잡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두번째로 본문의 족보는 계속되는 하나님의 선택에 대해서 이야기해 줍니다. 일단 창세기 10장의 족보 자체가 셈의 족보, 그러니까 결국 이스라엘의 족보가 중심이 되어 있습니다. 야벳의 족보가 처음에 기록되어 있는 것은 야벳 계열의 역사가 그만큼 중요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만큼 야벳의 후손들의 역사가 이스라엘의 역사와 별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함의 족보가 중간에 들어와 있는 것은 반대로 함의 후손들의 역사가 이스라엘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족보로 표현되는 노아에서부터 아브라함에 이르는 역사는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셈 계열을 중심으로 기록되어 있는 셈입니다. 셈의 족보 자체만 보아도 다른 족보와는 다르게 되어 있습니다. 21절에서 시작되는 셈의 족보를 보면 “셈은 에벨 온 자손의 조상이요”라고 시작되고 있는데, 이것은 셈이 낳은 두 아들 중에서 에벨이 선택된 것을 보여줍니다. 맨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전체를 내려다 보면 이야기가 이렇게 됩니다. 아담의 후손 중에서는 셋이 선택되었고, 또 셋의 계보에서는 노아가 선택되었습니다. 그리고, 노아의 세 아들 중에서는 셈이, 그리고 셈의 자손 중에서는 에벨이 선택됩니다. 그리고 이 에벨의 계보에서는 결국 아브라함이 선택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온 우주의 역사와 지구상의 모든 나라, 모든 민족, 모든 개인들의 역사를 다 주관하십니다. 그렇지만 그 모든 역사에 똑같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관심은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들의 역사를 중심에 두고, 그 역사에 가장 깊은 관심을 가지고서 이 세상의 역사를 이끌어 가십니다. 때로는 그들이 택하지 않은 자들의 역사보다 훨씬 못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 본문만 보아도 실제로 노아의 저주를 받았던 함의 후손들이 가장 넓은 지역에서 가장 큰 힘을 휘두르며 살았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선택받은 셈의 후손들을 힘들게 하면서 말입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하나님의 백성들을 역사의 중심에 놓으시고 그 백성들에게 깊은 관심을 쏟으시면서 이 세상의 역사를 움직여 가십니다. 


이것이 오늘의 이스라엘인 우리들이 알아야 할 영적인 원리입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아무리 보잘 것 없고 별 볼일 없어 보여도 선택받은 사람들은 선택받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자녀인 선택받은 백성들에게 깊은 관심을 쏟으시며 이 세상을 움직여 가십니다. 우리는 그 하나님을 볼 수 있어야 하고, 그 하나님의 눈으로 우리 자신과 우리의 삶을 보아야 합니다. 선택의 이유는 전혀 우리 자신에게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선택받기 위해서 한 일도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을 선택하셨고, 그렇게 선택하셨기 때문에 우리들에게 지극한 관심을 쏟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선택도 우리에게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은혜입니다. 그런데, 선택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의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며, 하나님이 이끌어 가시는 역사의 중심에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교만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우리를 감사하게 하고 또 당당하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믿는 사람으로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것은 개인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저 우연히 그렇게 된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예수 믿기 위해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성도들이 우리 앞에서 신앙을 지켜갔으며, 또 누군가에게 신앙을 전하고 복음을 전해주었기 때문에 오늘 우리가 이 시대 이 한국 땅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 뒤에는 헤아릴 수 없을만큼 수많은 사람들의 길고 긴 신앙역사가 배경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선택받은 자들의 족보에 포함시켜 주신 하나님의 불가사의한 은혜가 있습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는 결코 혼자 예수를 믿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우리보다 앞선 구름같이 허다한 믿음의 증인들이 있고, 우리를 택하시고 특별하게 바라보고 계시는 우리 아버지 하나님이 계십니다. 항상 우리를 선택하시고 모든 성도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있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이 두 가지를 생각하고 또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우리는 항상 우리가 있어야 할 마땅한 자리를  찾고 거기 머무를 수 있을 것이며, 항상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풍성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항상 선택받은 자의 계보에 속해 있는 자신을 생각하시며 그렇게 해 주신 은혜 가운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