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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3.12.03. 새벽예배 - 그 땅에 또 흉년이 들매(창세기 92)

창2601to06 - 그 땅에 또 흉년이 들매(창9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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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문 : 창세기 26장 01-06절


지난 주간에 성경공부를 하는데 그 날 공부한 내용은 기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 내용 중에서 기도는 하나님께 대한 신뢰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일을 기도로 하나님께 맡기면 그 뒤에 근심과 걱정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 나왔습니다. 기도에 대한 너무 은혜롭고 또 동시에 평범한 이야기였죠. 한 참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한 분이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믿음으로 하나님께 맡기면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도 근심과 걱정이 없을 수 있나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먹고 사는 것 같은 절박하고 눈 앞에 닥친 문제도 진짜 하나님께 맡기고 나면 근심도 걱정도 없어질까요? 그런 문제는 그래도 걱정이 되지 않을까요? 아니 그렇게 걱정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먹고 사는 문제인데 걱정도 하지 않는다면 너무 무책임한 것이 아닐까요? 사람들은 근심과 걱정을 마치 자신의 삶에 대한 예의처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런 근심과 걱정이 없으면 자신의 삶에 대해서 너무 무책임한 것이고 또 그렇게 살면 너무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그런데, 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근심과 걱정은 의무가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정말 믿음으로 하나님께 맡긴다면 먹고 사는 문제에서까지 근심과 걱정을 떨쳐 버릴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성경이 야곱과 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이삭 이야기로 되돌아 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것은 그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야곱과 에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숨을 좀 고르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제 긴 숨으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읽어야 하니까 준비를 하라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이야기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 이야기 속에는 언약 속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이었던 이삭이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꼭 한 번 짚고 넘어가야만 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도 여전히 하나님의 언약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아브라함이나 이삭하고 똑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 이삭이 만났던 문제는 곧 우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아버지 아브라함 때처럼 이삭이 살아가던 시대에도 큰 흉년이 찾아왔습니다. 그  흉년은 너무 큰 흉년이어서 이삭의 먹고 사는 문제까지도 위협할만한 그런 흉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삭은 그랄 지방으로 가서 블레셋 왕인 아비멜렉을 찾아갔습니다. 참고적으로 말씀드리지만 이 아비멜렉은 아버지 아브라함이 찾아갔던 그 아비멜렉이 아닙니다. 아비멜렉은 사람 이름이 아니라 왕을 부르는 명칭입니다. 그러니까 이집트에서는 왕을 바로라고 불렀듯이 그 지역에서는 왕을 아비멜렉이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아무튼 이삭은 일단 그랄 지방의 왕인 아비멜렉에게로 가서 거기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그 때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나타나 대뜸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고 내가 네게 지시하는 땅에 거주하라 이 땅에 거류하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고 내가 이 모든 땅을 너와 네 자신에게 주리라 내가 네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맹세한 것을 이루어 네 자손을 하늘의 별과 같이 번성하게 하며 모든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왜 하나님께서 갑자기 나타나셔서 이삭에게 애굽 이야기를 꺼내셨을까요? 그것은 아마도 그냥 내버려 두면 이삭은 식량이 풍부한 애굽으로 내려갈 것이 뻔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하나님께서는 이삭이 그랄까지 온 것도 굉장히 맘에 안드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그랄 땅에 머물라고 하시지 않고 ‘내가 네게 지시하는 땅에 거류하면…’이라고 하신 것을 보면 말입니다. 아무튼 하나님께서는 이삭에게 애굽으로 내려가지 않고 하나님께서 거하라고 하는 땅, 그러니까 약속의 땅에 머물면 하나님께서 이삭과 함께 하시고 아버지인 아브라함과 했던 약속을 지켜서 이삭의 자손을 수없이 많게 만들어 주고 또 이삭에게 그 땅을 이삭의 자손에게 주고 또 그 자손을 통해서 만민이 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주신 약속은 이삭 당대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삭의 후손들에 대한 약속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만약 이삭의 후손들이 번성하려면 당연히 이삭 당대에는 사는 문제에 있어서 문제가 없어야 합니다. 이삭 당대에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면 이삭의 후손들에 대한 약속은 공수표가 되니까요. 만약 하나님의 약속이 아무런 어려움이 없는 상태에서 주어진 약속이라면 그 약속을 믿고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는 것은 별 갈등이나 어려움이 없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흉년이 찾아왔고 이삭은 먹을 것을 찾아 그랄까지 내려온 상태입니다. 이미 먹고 사는 문제가 눈 앞의 현실로 닥친 상태였습니다. 하나님께서 먹을 것이 풍족한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라고 하면서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것은 바로 이런 상황 속에서 였습니다. 이삭은 바로 이런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먹을 것을 따라 애굽으로 내려가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던 것입니다. 


만약 우리의 삶 속에 아무런 현실적인 문제도 없다면,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가 생겨날 염려가 없다면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일은 굉장히 쉬울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삶은 그렇지 못합니다. 항상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고 또 어려움이 찾아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볼 때, 너무 쉽고 빨라 보이는 유혹들이 눈 앞에 놓여 있습니다. 바로 이런 것들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일, 하나님을 믿고 진짜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일이 힘든 것입니다. 


이삭은 둘 중의 하나를 붙들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장 먹고 사는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금하신 방법을 붙들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 것인가 결단을 내려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삭에게 먹고 사는 문제까지도 하나님께 맡길 수 있는 그런 믿음을 요구하셨던 것입니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를 하나님께 맡기는 것, 당장의 현실이 아닌 하나님의 약속을 붙드는 것은 굉장히 쉽지 않은 결단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성도들이 먹고 사는 문제만 나오면 약해져서 믿음의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을 거꾸로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고 또 손해보는 선택인지를 알게 됩니다. 


신앙의 신비 중의 하나는 하나님께서는 꼭 맡기신 만큼만 책임져 주신다는 것입니다. 또 우리가 진실로 믿고 맡긴 만큼만 우리는 근심과 걱정에서 벗어나 평안과 풍성함을 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그 문제를 붙들어야만 평안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영적으로 보면 정반대가 됩니다. 우리가 붙들고 있으면 우리가 근심해야 하고 우리가 걱정해야 하며 우리가 책임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시험거리가 되며 또 죄를 짓게 하는 이유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과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믿음으로 심지어는 먹고 사는 문제까지도 하나님께 맡기면 그 일에 대한 걱정과 책임은 우리의 몫이 아니라 하나님의 몫이 됩니다. 믿고 맡기면 그리고 순종의 길을 가면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시겠다고 하신 분이 하나님이시니까 우리가 그 약속을 믿고 현실대신 약속을 붙드는 순간 그 일은 우리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로 넘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물으십니다. “너는 현실을 믿겠느냐 아니면 내 약속을 믿겠느냐? 네 삶을 네가 걱정하고 내가 책임지면서 살겠느냐 아니면 나에게 맡기고 평안과 은혜 가운데 살겠느냐? 네가 만드는 복으로 살겠느냐 내가 너에게 줄 복으로 살겠느냐?”하고 말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현실이냐 믿음이냐의 기로에 섰을 때, 항상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물으시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그 때 어떻게 대답하고 어떤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그 이후에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평안과 풍성함은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믿음이 능력이 있는 것은 그것이 온 세상을 지으신 하나님의 말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있게 한 하나님의 능력있는 말씀에 대한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의 근거가 바로 그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현실을 더 무겁게 생각하고 그것을 신뢰하는 한 우리는 항상 먹고 사는 문제를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이고, 그것이 올무가 되어 우리를 넘어지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더 무겁게 생각하고 그 말씀을 신뢰하면다면 믿음을 통해서 하나님의 약속은 우리 삶 속에 현실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꼭 한 번은 먹고 사는 문제까지도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는 그런 단계를 넘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그제서야 그 일 때문에 시험에 들지도, 크게 근심하고 걱정하지도 않게 될 것이며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 믿음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지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이 믿음을 위해서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먹고 사는 문제까지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완전히 하나님께 맡기며 항상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과 풍성함 가운데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 믿음을 주셔서 이 믿음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며, 또 이 믿음의 능력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게 해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