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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3.12.05.새벽예배 -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창세기 94)



창2612to22 -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창94).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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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문 : 창세기 26장 12-22절



우리는 종종 하나님을 믿고 나서 복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참 부러운 이야기들이죠. 그래서 어떤 분들은 이런 이야기를 듣고서 왜 하나님은 저 사람은 저렇게 복을 주시면서 나에게는 복을 주시지 않는가 하는 원망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저는 실제로 어떤 장로님이 자신은 하나님께 물질의 복은 받지 못했다고 하시면서 약간의 원망 섞인 이야기를 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 장로님이 가난하신 분은 절대로 아닙니다. 자녀들도 잘 키워 놓으셨고 실제로 작지만 3층짜리 다세대 주택도 하나 가지고 계신 분이십니다. 성품도 아주 좋으신 분이시구요. 그런데 그런 분이 그런 말씀을 해서 저는 참 놀랐습니다. 이야기인 즉, 복을 정말 많이 받으신 다른 장로님들 만큼은 그렇지 못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복은 분명히 하나님께서 주시는 좋은 선물입니다. 그렇지만 복을 목적으로 삼고, 그것 자체가 어떤 평가의 기준이 되어지면 그 때는 그 복이 이런 부작용을 만들어 냅니다. 제가 보기에는 좋은 것이기 때문에 더 그렇게 되기가 쉽습니다. 복은 목적이 아닙니다. 여러가지 목적과 이유가 있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시청각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자체가 우리에게 너무 좋게 여겨지니까 그 복을 통해 얻어야 할 더 좋은 것을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삭은 계속해서 그랄에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복을 그야 말로 왕창 주셨습니다. “이삭이 그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백 배나 얻었고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그 사람이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어 양과 소가 떼를 이루고 종이 심히 많으므로…” 아버지 아브라함도 부자였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재산도 엄청났을 텐데 하나님께서는 그 위에 더 큰 복을 부어 주셨습니다. ‘거부’가 되었습니다. 아마 그 당시의 기준으로 하면 재벌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삭은 그 지역의 굴러들어온 돌이었습니다. 흉년 때문에 먹고 살 것이 없어서 그 땅으로 들어온 이주민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 되니, 주인보다 더 잘되니 원래 주인은 배가 아플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비멜렉은 이삭에게로 찾아와서 그 지역을 떠나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아브라함 때에 아브라함이 잘 되는 것을 보자 찾아와 조약을 맺자고 했던 선대의 아비멜렉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선대의 왕은 아브라함의 복을 나누어 가지려고 했는데, 이번 아비멜렉은 그렇게 하는 대신 이삭을 자기 경내에서 내쫓았습니다. 그래서 이삭은 그랄 평지에서 산지로 이사를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이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아비멜렉이 말한 것처럼 이삭은 아비멜렉의 다스림을 받았던 그랄 사람들보다 훨씬 강성해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묵묵히 그 곳을 떠났습니다. 


그랄 골짜기로 와서 이삭이 맨 처음 한 일은 아버지 아브라함이 우물을 팠던 그 자리를 다시 파서 물을 얻는 일이었습니다. 물이 귀한 지역에서 물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은 그의 생활에 있어서 무척이나 유리한 조건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우물을 파 놓으면 그랄의 목자들이 와서 이삭의 목자들을 괴롭히고, 또 다른 곳에 가서 우물을 파면 거기까지 쫓아와서 그렇게 하고, 그렇게 세 번이나 옮겨서 다시 우물을 파야만 했습니다. 사실 이삭이 처음 그랄 평야지역을 떠나올 때처럼 이번에도 그렇게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정당하게 권리를 주장할 수도 있고, 또 싸워서 그 우물을 지켜낼 충분한 능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삭은 이번에도 그냥 모두 다 양보합니다. 그냥 내 줍니다. 왜 그랬을까요?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요? 이삭의 이러한 여유는 과연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앞서서 이삭이 경험했던 일들은 굉장히 이례적인 것들이었습니다. 아내를 동생으로 속여도 오히려 속였던 아비멜렉이 나서서 자기 아내를 지켜주고, 또 식량 구하러 들어간 땅에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복을 받았습니다. 이런 일인 쉽게 일어날 수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해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삭을 시기해서 내쫓을 정도로 신비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삭은 이런 일들을 통해서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언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삶은 하나님께서 약속대로 복을 주신다는 것이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런 복들이 상황에 상관없이 주어졌던 것입니다. 당연히 이삭은 그 모든 일들이 아버지로 부터 물려받은 약속, 그리고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약속들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요. 결국 그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복을 통해서 언약 속에서 자신의 삶을 복되게 하시고 또 책임져 주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굳건해져 갔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이고 또 자녀이기 때문에, 그리고 하나님의 약속 안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누릴 복이 따로 정해져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크든 작든 하나님께서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누릴 복과는 상관없이 나의 복을 따로 떼어 놓았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모든 것들은 하나님께 달려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면, 쓸데없이 믿지 않는 사람들과 다투며 살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조금 손해 보더라도 금새 잊어버릴 수 있고 툴툴 털어버릴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더 좋은 것들도 얻을 수 있습니다. 내가 믿는 하나님은 만유의 주인이신 나의 아버지이신데, 그리고 나에게는 그런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약속이 있는데 무슨 떨쳐저리지 못할 조급함과 집착이 있겠습니까? 


이삭은 살던 곳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래서 평지에서 산지로 옮겨야만 했습니다. 상황이 안 좋아 진 것입니다. 거기서도 우물만 파면 갈등이 생겨서 또 우물을 파고, 또 우물을 파야 했습니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문득 이삭은 세 번째 우물을 파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피해다니느라고 깨닫지 못했던 한 가지 은혜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는 세 번째 우물을 파고 이렇게 고백합니다. “이제는 여호와께서 우리를 넓게 하셨으니 우리가 번성하리로다” 쫓겨 나고 피해다닐 때는 몰랐는데 그 모든 과정이 자신을 ‘넓게’하려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넓게 하셨다는 뜻일까요? 저는 여기에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삭이 마음대로 머물 수 있는 땅이 넓어졌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렇게 돌아다니느라고 그랄 지역을 제대로 익혔을 테니까요. 두번째 넓어진 것은 그의 재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쫓겨다니고 피해다니는데도 전혀 재산이 줄어들지 않았으니까요. 세번째로 넓어진 것은 이삭의 마음이었고, 이것이 넓어진 것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어딜가든 하나님과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고 산다면 약속에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자기 몫의 복은 충분하게 부어주실 것이라는 사실을 믿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복은 우리의 삶을 풍성하고 넉넉하게 합니다. 하나님의 복이 주는 이런 혜택도 참 선하고 아름다운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복 자체를 누리라고 복을 주시는 것은 아닙니다. 그 복을 통해서 그 복을 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또 믿으라고 복을 주시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믿음을 더해 주시기 위해서 복을 더해 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을 받으면서 그저 좋아하고 감사하는 것도 좋지만, 거기 머물면 사실 크게 유익이 없습니다. 오히려 가진 것이 많아지고 누리는 것이 많아지면 그것에 집착하기 쉽고 또 교만해지기 쉽습니다. 저는 그런 분들은 많이 보았습니다. 참 좋으신 분이신데, 받은 복에만 집중하니 그것 때문에 교만해지는 분들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복을 주시는 것은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하시기 위한 것도 있지만 그렇게 하심으로써 하나님은 현실의 주인이시기도 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시려는 것입니다. 그러니 현실에서도 하나님을 믿고 살아가라고 말입니다. 이삭은 처음에는 현실 안에서 하나님을 신뢰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통해 하나님을 보았고 또 믿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도 마음이 여유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더 굳건하게 하나님을 신뢰하며 하나님 안에서 사는 사람이 되어 갔습니다. 


우리가 복에 집중하면 둘 중의 하나입니다. 교만해지든지 실망하든지 말입니다. 그러나 복을 주시는 하나님께 집중하면 우리는 믿음을 얻게 되고, 담대함과 평안함, 그리고 자유를 얻게 됩니다. 넓은 마음을 소유하게 됩니다. 복이 아니라 복의 근원을 바라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복이 아니라 복의 근원으로 소유하시고 그 누구보다도 굳건한 믿음과 넓은 마음을 가지고 사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