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4.03.12. 새벽예배 -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사순절 2)


2. 시2201to06-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pdf


20140312D (#1).mp3.zip





성경본문 : 시편 22편 1-6절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오늘 본문인 시편 22편의 첫절 말씀은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운명하시기 직전에 하셨던 일곱 마디 말씀 중에서 네번째로  하신 말씀과 똑같습니다. 그러나, 원래 이 말씀은 다윗이 극심한 고난 가운데서 하나님께 탄원하며 드린 기도의 일부였습니다. 다윗이 이 시를 쓸 때, 그가 어떤 고통과 고난 가운데 있었는지 우리가 정확하게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시편 22편을 여는 첫 마디가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절규였다는 것을 통해서 그가 지금 견디기 힘든 어려움 가운데 있으며 그 어려움은 그가 저지른 잘못 때문이 아니라 억울하게 당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억울한 고통 가운데 다윗은 계속해서 부르짖습니다. “어찌하여 나를 멀리 하여 돕지 아니 하시오며 내 신음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 다윗은 하나님이 의도적으로 자신을 멀리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신음소리를 일부러 듣지 않으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인간입니다. 좋은 믿음을 가지고 있어도 때로는 하나님께 대해서 이런 생각을 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고난이나 고통이 자기 잘못 때문이 아닌데도 그 고난이 길어지기만 하고 또 감해지지도 않을 때는 더더욱 그럴 수가 있습니다. 


다윗은 계속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계시는 주여 주는 거룩하시나이다 우리 조상들이 주께 의뢰하고 의뢰하였으므로 그들을 건지셨나이다 그들이 주께 부르짖어 구원을 얻고 주께 의뢰하여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였나이다.” 다윗은 말합니다. 자신의 조상들이 고난 중에 있을 때는 하나님께 의뢰하고 또 의뢰하면 그들을 건져 주셨다고 말합니다. 그 부르짖음을 하나님께 들으시고 그들을 구원하셨기 때문에 그들은 수치를 당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다윗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찬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라고 고백합니다. 거룩한 분이시라고 고백합니다. 거룩한 분이시라는 것은 죄가 없고 흠이 없는 완전하신 분이시라는 뜻입니다. 이는 하나님이 그 분의 백성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흠이 없고 부족함이 없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다윗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신실하신 구원자가 되어 주셨었다는 과거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에들에게 그렇게 흠 없이 신실하셨다면 지금 자신에게도 그렇게 해 주셔야 하지 않겠느냐고 항변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다윗이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 옛날 이스라엘 백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신실하신 구원자가 되어 주셨고 그래서 그들이 커다란 수치를 당하는 것을 막아 주셨는데 왜 지금 자신에게는 자신이 그렇게 부르짖고 또 부르짖어도 마치 일부러 듣지 않으시는 것처럼 가만히 계신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윗은 정말 그렇게 느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자신을 버리셨다고 느꼈을 것이고 멀리하신다고 느꼈을 것이고 일부러 자신의 신음 소리에 귀를 막으셨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항상 동일하게 행하셨던 하나님께서 그렇게 부르짖고  또 부르짖어도 응답하시지 않고 구원해 주시지 않는 것이라고 느꼈을 것입니다. 길어지는 고통의 기간만큼이나 그의 그런 느낌을 부추겼던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의 조롱과 비아냥거림이었습니다. 다윗의 고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가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다윗이 잘못 하나 없이 고난을 당하는데도 그 하나님이라는 분은 묵묵부답입니다. 그러니 그들은 고소해 하며 혀를 차며 “다윗이 하나님께 저렇게 부르짖으니 다윗이 섬기는 하나님이 응답하시고 도와주실껄?”하며 비웃었습니다. 이것은 다윗의 고통을 더 크게 만들었고 더 깊게 만들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하나님을 힘겹게 붙들고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다윗의 감정이나 사람들의 비아냥거림은 다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자신을 버리셨다는 것, 자신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신다는 것, 조상들과는 달리 자신을 차별하신다는 것, 그리고 하나님께서 다윗을 버리셨다는 사람들의 비난 등… 그 모든 것들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부르짖음을 들어주셨고 그의 고난과 고통이 깊었던 만큼 그가 회복되었을 때 누렸던 기쁨은 컸었고 또 그만큼 다윗을 놀리던 사람들의 부끄러움 또한 컸습니다. 다윗이 이 다음 시편인 시편 23편에서 기록하고 있는대로 다윗은 결국 하나님의 목자되어 주심 속에서 부족함이 없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원수의 목전에서 상을 주시고 머리에 기름을 부어 영광스럽게 해 주셨다고 말합니다. 우리 말로 해피엔딩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이 십자가 위에서 이 시편 22편의 1절을 인용해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자신의 고통을 표현하셨을 때, 그것은 그저 주님의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는 정말로 하나님께 버림을 받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버리지는 않으셨지만 예수님은 버리셨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하나님께 버림을 받았다는 것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고통입니다. 우리 주님은 이 세상에 사실 때, 인간으로 사셨습니다. 그렇게 인간으로사셨기 때문에 그 분은 모든 부족과 육체적인 연약함을 경험하셨고, 사람들로 부터 몰이해와 비난을 받을 때는 정신적이고 심정적인 고통도 겪으실 수 밖에 없으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십자가를 향해서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아시면서도 꿋꿋하게 끝까지 하나님께 순종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을 자신의 양식으로 삼고 살아가셨습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서 말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인간으로서 어떻게 그 길을 기쁘게 걸어가실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하나님께서 예수님과 늘 함께 하신다는 확신이었습니다. 그런데, 십자가 위 어떻게 보면 하나님의 도우심과 함께 하심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순간에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버리셨습니다. 버리셨을 뿐 아니라 사실은 예수님께 저주와 진노를 퍼 부으셨습니다. 그 고통이 어떠했을까요? 유일하게 붙들고 살았던 아버지 하나님께서 등을 돌리셨을 뿐 아니라 오히려 저주와 진노를 퍼 부으셨으니 그 고통과 외로움이 얼마나 컸을까요? 게다가 주변 사람들의 비웃음은 적어도 예수님께서 잡히시고 십자가에 달리시고 또 목숨을 잃는 동안에는 사실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버리지 않으셨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정말로 예수님을 버리시고 또 진노와 저주를 그 분위에 퍼 부으셨다는 이야기가 굉장히 생소할 수 있지만 그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온전한 인간으로 홀로 그 모든 고통과 저주를 감당하지 않으셨다면 우리는 절대로 구원을 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을 향해서 절규하시며 부르짖으신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질문의 대답은 무엇일까요? 그 답은 바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이 그만큼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에”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리고 예수님께서 우리를 그렇게 사랑하시지 않으셨다면 결코 그런 댓가를 치르고 우리를 구원하실 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성부 하나님도 그리고 성자 하나님도 우리를 그렇게 사랑하셨기 때문에 성부 하나님께서는 성자 하나님을 버리시고 저주하시는 고통을 감수하셨고, 성자 하나님께서는 성부 하나님께 버림을 받고 저주와 쏟아부어지는 진노를 감당하셨던 것입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사순절 기간은 켤코 즐겁고 기쁜 시간들이 아닙니다. 이 절기 동안은 우리 주님의 고통과 고난, 그리고 죽음을 생각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고통과 고난, 그리고 죽음의 이유가 바로 우리를 향한 성자 하나님과 성부 하나님의 사랑이었기 때문에, 이 사순절은 그 슬픔과 고통의 크기와 깊이만큼 엄청난 사랑의 절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단순히 십자가를 지시는 육체적은 고통을 당하고 죽음을 당할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버림을 받고 저주와 진노를 뒤집어 쓰시고 그렇게 사랑하시는 하나님께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외치실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이 사순절 기간이 이렇게 깊고 풍성하며 우리로서는 다 이해할 수도 없는 주님의 사랑을 많이 묵상하고 알아가며 그 사랑 안에 거하는 귀한 절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들도 그만큼 우리 주님을 더욱 더 사랑하게 되는 복된 절기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