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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4.04.01. 새벽예배 - 나는 세상의 빛이니(사순절 5-2)


 

13. 요0812to20 - 나는 세상의 빛이니.pdf


20140401D (#1).mp3.zip





성경본문 : 요한복음 08장 12-20절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는 생명의 떡이다”, “나는 참 포도나무다”, “나는 양의 문이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이 말씀들은 예수님께서 요한복음에서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말씀하시기 위해서 주신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들이 나오는 본문 하나 하나를 가만히 묵상해 보면 이 말씀들은 그저 예수님께서 누구이신가, 어떤 분이신가를 설명해 주시기 위해서 사용하신 말들이 아니라 오히려 예수님을 만나고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또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을 위한 예수님의 역할을 알려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말씀들이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나를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나의 길이고, 나의 진리이고, 나의 생명이 되게 해야 하며, 굶주린 나의 영혼을 만족시키기 위한 나의 생명의 떡으로, 나를 열매맺게 해 주시는 나의 포도나무로, 나의 영혼과 삶을 어둠으로부터 빠져 나오게 하며, 계속해서 빛 가운데 거하게 하는 나의 빛이 되게 해야 합니다. 가끔 신앙을 일방적이고 자동적인 것으로 오해하게 계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성경에 나와 있는 복되고 위로가 되는 말씀들이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다 자동적이고 일방적으로 나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얼마나 큰 오해인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신앙’이라고 부르는 것은 본질적으로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 ‘신앙’입니다. 모든 관계가 그렇듯이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관계도 일방적이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가 처음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백성이 될 때는 일방적입니다. 그 때는 죄로 죽어있던 우리를 되살리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니까요. 이것은 마치 우리의 심장이 멎었을 때 인공호흡을 받고,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수혈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일단은 살려놓아야 살린  사람하고 관계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 순간만큼은 철저히 일방적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나님께서 우리를 살려놓으신 다음,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되면 그 때부터 그 관계는 절대로 일방적이지 않습니다. 자동적이지도 않습니다. 하나님과 우리들 사이를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할 때, 우선은 그런 말씀들을 옳은 것으로 인정해야 하며, 그 다음에는 그것을 믿어야 하며, 그것이 정말 현실적으로도 나에게 그렇게 되도록 그 말씀에 우리 자신을 맞추어 가야 하고 순종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우리가 믿는 진리들은 우리에게 진짜 힘이 되고 능력이 됩니다. 


이번 주 한 주간의 사순절 말씀은 모두가 다 “나는… 이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들입니다. 사실 이 말씀들처럼 분명하고 은혜가 넘치며 또 우리에게 커다란 능력이 되는 말씀들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들이 우리와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는 진리가 된다면 적어도 그런 우리에게는 이런 말씀들이 약간의 위로를 줄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 이상의 은혜는 줄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나는 세상의 빛이라”라는 말씀을 함께 묵상하며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요한복음을 보면 예수님은 이제까지 세상의 빛이라는 이 말씀을 스스로 증명하면서 사셨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빛으로 오셨고 또 빛으로 사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계속해서 어둠에 속해 있는 사람들을 비추어서 그들에게 영생을 위한 진리를 알려주고 그들을 어둠에서 나오게 하셨고 그 빛을 통해서 하나님을 보게 해 주셨습니다. 어둠 속에 있던 니고데모를 꾸짖어 참으로 진리를 알고 그 진리에 순종하기 위해 살아가는 빛의 사람이 되게 하셨고, 모두가 다 정죄하고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여겼던 간음현장에서 잡혀온 여인을 용서하시고 그 어둠에서 건져 빛으로 나오게 해 주셨습니다. 죄의 어둠 뿐만이 아닙니다. 이런 저런 질병에 사로잡혀서, 또 귀신에 들려서 칠흙같은 어둠 속에 있던 자들을 빛으로 나오게 해 주셨습니다. 심지어는 예수님을 잡으러 왔던 성전경찰까지도 빛으로 인도해 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세상의 빛이셨기 때문에 예수님께로 나온 사람들을 어둠에서 건져내어 다시는 어둠에 다니지 않게 해 주셨고, 생명의 빛 가운데로 다니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러나 도무지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일의 유익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예수님 때문에 자신을 더욱 더 짙은 어둠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바로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스스로를 생명의 빛이라고 말씀하셨을 때, 곧바로 예수님을 비난합니다. “네가 너를 위하여 증언하니 네 증언은 참되지 아니하도다” 스스로가 생명의 빛이라는 증언은 자신이 자신에 대해서 하는 것이니 유효한 주장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궁색한 트집이며 억지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해서 그것이 다 효력이 없는, 그래서 신빙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나를 위하여 증언하여도 내 증언이 참되니 나는 내가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 것을 알거니와 너희는 내가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 것을 알지 못하느니라”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어디서 왔는지 정확하게 알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빛이신 하나님으로부터 오신 빛이셨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예수님에 대해서 전혀 모릅니다. 모르고서 하는 소리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말씀은 틀림없이 정확하지만 그들의 말은 완전히 틀릴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 말씀 끝에 주님은 이런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 “너희는 육체를 따라 판단하나 나는 아무도 판단하지 아니하노라” 이 말씀은 굉장히 뜬금없는 말씀같지만 실은 굉장한 의미를 담고 있는 말씀이었습니다. 원래 어떤 사람의 말의 신빙성을 판단하려면 그 사람의 말과 그 사람의 행동을 비교해 보아야 합니다. 두 가지가 맞아 떨어지면 그 사람은 자기가 주장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일치하지 않으면 가짜이구요. 그런데,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이 나사렛 출신이시고 또 거지같은 몰골을 하고 계신다는 사실만으로 예수님을 거짓말장이 사기꾼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만 예수님을 판단해서 완전히 틀린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간음현장에서 잡혀온 여인까지도 보이는 대로 판단하지 않으셨습니다. 잘잘못에 대한 평가는 분명히 하셨지만, 그래서 낙인을 찍거나 그래서 징벌을 선포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대신 그녀를 놓아보내시며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바리새인들과 예수님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아주 명확하게 보여 줍니다. 바리새인들은 자신들도 어둠 속에 있으면서 다른 이들을 향해서 그들이 어둠 속에 있다고 정죄하고 비난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빛으로 나오도록 인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빛이신 예수님께서는 비록 어떤 사람이 명백한 죄인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을 판단하고 정죄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를 빛 가운데로 인도하셨습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빛이셨기 때문에 빛의 역할을 하셨던 것입니다. 사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여전히 어둠 속에 있었던 바리새인들 또한 예수님을 통해 빛으로 나아와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예수님에 대해 예언하고 있는 구약성경에 정통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도 먼저 예수님을 빛으로 알아보고 빛 가운데로 나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이 빛이시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했고 그래서 빛으로 나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바리새인들은 이렇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스스로를 빛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자신이 빛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그 사람은 절대로 빛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눈 앞에 빛이 있어도 그 빛이 참 빛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그 빛이 빛인지 아닌지 판단하려고 들게 되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참된 빛은 예수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향해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하셨지만 그것은 제자들이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반영하며, 또 예수님을 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지 우리 자체가 참 빛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참 빛은 예수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분명히 예수님께서는 참 빛이십니다. 어둠 가운데 있는 모든 사람들을 밝은 빛 가운데로 인도하는 분이십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모든 사람이 예수님의 빛 되어 주시는 은혜를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 은혜를 누리는 사람들은 스스로가 어둠이라는 것, 어둠 속에 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래서 예수님이 빛이시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이 가리키는 밝은 곳으로 나가서 거기 거하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 자신을 위한 빛의 역할을 맡기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해서 빛되신 예수님과의 관계가 흐려지거나 끊어지지 않게 하는 사람들입니다. 


항상 겸손하게 우리 영혼과 인생을 위한 참 빛이 되어 주시는 예수님의 은혜에 의지해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세상의 참 빛 되시는 예수님께서 찬란히 빛나는 ‘나의 빛이 되시는 은혜를 누리며 그 안에서 하나님 아버지를 보는 참 복을 누리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이미 우리에게 허락된 충만한 영생의 빛 가운데 거할 수 있는 이 커다란 복을 빼앗기고 잃어버리지 마시고 날마다 더 찬란한 빛으로 나아가고 또 거기 머무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