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1201to14 - 대대로 지킬지니라3(출42).pdf
본 문 : 출애굽기 12장 01-14절
유월절 속에는 성도들의 신앙과 삶에 대한 풍성한 은혜가 들어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유월절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유월절은 그것 말고도 우리에게 우리의 신앙에 대해서 참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 줍니다. 오늘은 간략하게나마 유월절이라는 절기에 담긴 하나님의 은혜와 교훈에 대해서 묵상해 보겠습니다. 우선 하나님께서는 유월절을 한 해의 첫번째 달에 위치시켜 놓으셨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이 한 해를 유월절을 지키고 기념하는 일로 시작하기를 원하셨기 때문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유월절은 이스라엘 역사의 새로운 시작이었고 그들이 애굽에서 해방된 날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해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이 사실을 기억하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오늘 하나님을 믿는 우리에게는 이런 절기가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 다른 때에 예수님을 믿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가 서로 다른 유월절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그게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성도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구원파가 말하듯이 잘못되거나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는 순간은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도 명확하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예수님을 믿는 믿음이 서서히 삶과 존재 속에 스며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것입니다. 내가 예수를 믿는 것이 확실하다면 나는 이미 유월절을 경험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지금도 그 은혜 가운데 사는 것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은 두 번 태어납니다. 한 번은 어머니 뱃속에서 나올 때, 그리고 또 한 번은 진실로 예수를 믿기 시작할 때이지요. 첫번째 태어나는 것도 너무 중요하지만 우리 믿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두번째 날 때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새 생명을 얻어 새 출발을 할 때 입니다. 죽음이 나를 넘어간 그 날, 내가 영생의 은혜를 얻은 그 날, 그 날이 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날입니다. 그 날이 바로 나의 유월절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이미 나의 첫번째 유월절을 지냈고 나에게는 이미 새 생명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그 생명을 누리며 살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께서 그 날 양을 잡아 그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라고 하셨을 뿐 아니라 그 고기를 구워 나눠 먹으라고 하신 이유는 유월절의 은혜가 얼마나 기쁘고 즐겁고 풍성한 것인지를 잊지 않게 하시기 위해서, 그 구원의 은혜를 다시 회복하게 하시기 위해서 였습니다. 이것은 우리 구원받은 성도들의 삶이 항상 풍성한 은혜와 기쁨 가운데 이루어져야 함을 말해 줍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는 새 새명을 얻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정말 잔치를 벌이듯이 살아가기를 원하시며 이미 그런 삶을 허락해 주신 것입니다. 죄를 용서받고 새 생명을 얻고 또 구원받은 성도로 사는 일은 기쁘고 풍성한 일입니다. 유월절 잔치처럼 배부르고 충만한 일입니다. 아직 하나님 나라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지금도 구원얻은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은 하나님의 은혜로 풍성합니다. 그렇다면 왜 많은 성도들이 이런 복된 삶을 살지 못할까요?
저는 그 이유를 이스라엘 백성들이 유월절을 지킬 때, 갖춰 입었던 복장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유월절을 지키라고 하시면서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급히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참 이상하죠. 그 기쁜 날을 기념하는 복장이 왜 곧바로 길을 떠나야 하는 나그네의 복장이며 또 식사는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며 느긋하게 즐기며 먹는 것이 아니라 급하게 먹으라고 하셨을까요? 사실 이 두 가지는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하나님의 백성들이 은혜를 잃어버리지 않고 풍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이 숨겨져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유월절 복장으로 정해주신 것은 분명히 먼길을 떠나야 하는 나그네의 복장입니다. 그것이 그들이 구원을 얻고 생명을 얻은 그 기쁜 날에 갖춰 입어야 할 복장입니다. 그것은 구원얻은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 땅의 영구거주자들이 아니라 임시 거류민, 그러니까 나그네라는 것을 알려주시기 위해서 였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 땅의 나그네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성도의 삶만큼 역설적인 삶이 없습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이 땅에서 복된 삶을 살아가려면 이 땅에 완전히 터를 잡고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비록 100년을 더 살지 못하는 인생이지만 마치 이 세상에 영원히 살 것같이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이 땅에서 사람들이 복되다고 말하는 그런 모양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닙니다. 우리는 사실 믿지 않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살아도 부족한 세상을 나그네로 살아야 합니다. 광야를 여행하는 나그네로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성도는 비로소 참으로 복된 삶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고, 또 하나님 나라를 향해 가는 노정이 안전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을 나그네로 살아가는 사람만이 진실로 하나님과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해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만약 성도가 마치 이 세상에서 영원히 거할 것처럼, 온전히 이 세상에 속한 모양의 삶을 추구한다면 그는 절대로 하나님과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해서 살아가 수가 없고 또 믿음으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첫째로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갈 때 누릴 수 있는 은혜의 풍성함을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둘째로 하나님 나라를 향해 가는 길이 믿음으로 걷는 안전한 길이 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힘들고 괴롭게 하시려고 우리에게 나그네의 삶을 요구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이 세상에 영원히 살 것처럼 살아가는 이런 세상에서는 스스로가 나그네라는 것을 잊고 나그네로 살아가지 않으면 절대로 하나님의 부요하신 은혜와 믿음으로 사는 성도의 삶을 살아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유월절은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그들이 어떤 은혜 가운데 있으며 또 구원받은 사람으로써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그런 절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비록 우리가 유대인들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유월절을 기억하며 유월절의 정신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이 땅의 영구주민이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이 땅의 나그네들입니다. 나그네로 살아야 풍성함을 누리며 살 수 있고, 영광스러운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삶으로 부름받은 이 땅의 나그네들입니다.
당장은 쉽지 않아도 항상 내가 나그네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가 구원을 얻고 새 생명을 얻은 그 순간부터 나는 나그네의 옷을 입고 나그네로 살아갈 때 가장 복되고 영광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부름받았음을 기억하시고 기꺼이 이 땅을 여행해 가는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